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강원 찾은 이재명···윤석열 "안보포퓰리즘" 직격하고 '평화' 강조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경향신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6일 강원도 강릉시 중앙시장을 방문해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주말 강원도를 찾았다. 지난 14일부터 재개한 전국 순회 선거 운동인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행보의 일환이다. 이 후보는 15~16일 이틀 동안 홍천·춘천·인제·고성·속초·양양·강릉·삼척·동해를 돌며 지역균형 발전을 강조했다. 최근 안보 문제에 대해 강경 발언을 내놓고 있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향해 “안보 포퓰리즘”이라 밝혔다.

이 후보는 16일 강원 고성군 통일전망대를 찾아 지역 공약을 발표했다. 통일전망대는 강원 최북단 지역이다. 이 후보는 “강원도야말로 분단 70년 남북 대치 상황에서 가장 큰 희생을 한 지역이다.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있어야 마땅하다”며 풍력발전·수소산업 등 그린뉴딜 산업 기반 구축, 관광특구 조성, 교통 인프라 구축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후보는 특히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금강산 관광은 2008년 7월 관광객 박왕자씨가 피살되면서 중단됐다. 2018년 남북 정상은 9·19 평양 공동선언문을 통해 금강산 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하는 문제를 협의해나가기로 했지만 한반도 정세 교착으로 진척되지 않았다. 최근 북한이 연이어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미국은 대북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북한 비핵화 없이도 금강산 관광 재개를 결단할 수 있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원래 개별 관광은 대북 제재와 관련 없고 남북 간에도 관광을 재개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결단하기에 따라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제도나 제재의 문제가 아니라 남북 간의 신뢰와 실천 의지에 관한 문제라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강원을 다니며 북한 ‘선제타격’, ‘주적은 북한’ 등을 발언한 윤 후보를 겨낭했다. 이 후보는 이날 강릉 중앙성남전통시장을 방문한 뒤 즉석연설을 통해 “(윤 후보가) 아는 척하려고 한 소리 같은데 킬체인이란 대량살상무기이나 핵 등 공격이 임박했을 때 타깃을 제거하는 것”이라며 “‘미사일 실험한다’ ‘북한이 기분 나쁘다’고 선제타격하면 전쟁 난다. 전쟁(위기가) 고조되면 (나라가) 더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선거 때만 되면 나오는 보수 정치인들의 안보 포퓰리즘은 가히 병적인 수준”이라며 “국민 여러분께서 가짜 안보세력을 이번에 확실히 심판해달라”고 썼다. 지난 15일 춘천 명동거리에선 “북한에 선거 때 필요하다고 총 쏴달라고 돈 주겠다고 제안한 집단이 누구였나. 그 사람들이 싹 분칠을 다시 해서 전혀 다른 모습인 척하지만 본질이 어디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같은 날 인제에서 예비역 청년들과 만나 “군대 안 갔다 온 인간들이 멸공, 북진통일, 선제공격을 주장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평화를 강조했다. 그는 이날 SNS에 “남북이 갈등과 대결 국면보다 평화와 공존, 협력과 신뢰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곧 우리 경제를 위한 길”이라며 “평화가 곧 경제”라고 밝혔다. 다만 통일을 추구하는 건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고 선을 그었다. 이 후보는 이날 통일전망대에서 “지금은 소통과 교류 협력, 공동 번영에 중점을 두고 확대 발전되면 사실상 통일이나 다름 없는 상태가 되도록 목표를 설정하는 게 맞다는 게 학계와 여러 전문가들의 지적”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일각에서 통일부의 명칭도 남북협력부, 평화협력부 이런 방식으로 상당히 많은 고민이 이뤄지고 있다”며 “그런 부분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매타버스 일정을 재개한 것은 30% 후반대에 정체돼 있는 여론조사 지지율을 설 연휴 전에 돌파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평일에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과 정책 간담회 등을 통해 ‘준비된 대통령’ 이미지를 구축하고, 주말에는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강원 매타버스 일정을 다니는 도중에도 강원 지역 일정을 계속 추가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선거공학적으로 오지를 다니는 게 도움이 되지 않지만 후보가 직접 빠뜨리는 지역이 없는지 체크하고 가자고 말씀하신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민감한 지역 현안인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 문제에 대해서는 “제가 이걸 반대한 사람”(15일 강원도 18개 시·군 번영회장 간담회)이라 말했다가 수습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제가 과거에 오색 삭도를 공식적으로 반대한 건 맞다”며 “그 때 반대한 이유는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안이기도 하고 설악산이 많은 사람들이 아끼는 자연 관광 자산으로 후대들까지 계속 활용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했다. 그는 “지금도 여러 정부 부처 간, 국민 간 논란이 있는데 지역 경제가 살면서도 환경 훼손이 최소화되는 방향의 대안이 제대로 구축되면 충분히 가능한 방안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고성·속초·강릉|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 RPG 게임으로 대선 후보를 고른다고?
▶ [뉴스레터]교양 레터 ‘인스피아’로 영감을 구독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