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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전셋값 급등에 '월세'로…서울 월세 거래량 역대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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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전셋값 급등과 전세대출 규제 강화, 보유세 부담 증가 등 영향
서울 월세도 지난해 10% 넘게 올라
노컷뉴스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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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황진환 기자지난해 서울의 월세 거래량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전셋값 급등과 전세대출 규제 강화, 보유세 부담 증가에 따른 다주택자들의 세입자 조세 부담 전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1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월세가 낀 아파트 임대차 거래량은 이날까지 신고된 건수를 기준으로 총 6만8736건이다. 이는 2011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많다.

임대차 계약은 전세·월세·준월세·준전세로 분류된다. 월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치 이하인 임대차 거래, 준월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 치인 거래, 준전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를 초과하는 거래를 뜻한다.

월세·준월세·준전세를 모두 포함한 지난해 전체 월세 거래량은 이미 전년 월세 거래량(6만707건)을 넘어섰다.

월세 거래량은 2011~2012년 2만7천~2만8천건대, 2013년 3만6천건대, 2014년 4만2천건대, 2015년 5만4천건대로 증가세를 보였다. 이후 2016년부터 감소세를 나타내다 2018년에는 4만8천건대로 줄었다. 그러다 2019년 다시 5만건대로 올라섰고, 2020년 6만건을 넘은 데 이어 지난해 또다시 최다치를 경신했다.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정해진 법정 기한 없이 세입자의 확정일자 신고를 토대로 집계되는데 최근 월세 거래 증가 추이를 고려할 때 수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율도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월세가 낀 거래의 임대차 계약 비중은 37.2%였다. 2019년 28.1%, 2020년 31.1%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또 지난달 서울에서 체결된 임대차 계약 중 월세가 낀 거래 비중은 42.0%로 이 역시 역대 월간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은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이후 전셋값 급등세가 지속하면서 이를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월세 시장으로 대거 유입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금융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로 전세자금 대출까지 막히면서 무주택 서민들에게 전세가 더욱 요원한 상황이 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서울에서 평균 아파트값이 가장 낮아 중산층과 서민층이 상대적으로 많은 금천구의 경우 아파트 월세 거래량이 2020년 556건에서 지난해 2117건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금천은 지난해 서울 25개 구 가운데 유일하게 월세 비중(56.6%)이 전세 비중(43.4%)보다 높았다. 직전 해까지는 금천구의 월세 비중이 30%를 넘은 적은 없었다.

지난해 12월 한 달만 보면 서울 월세 계약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중랑구(63.1%)로, 임대차 계약 10건 가운데 6건 이상이 월세 낀 거래였다.

월세 수요 증가로 가격이 치솟으면서 무주택 세입자들의 고통은 가중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 공인 시세 조사 기관인 한국부동산원의 통계에 따르면 서울아파트 월세는 지난해 12월 기준 평균 124만5천원을 기록해 2020년 12월(112만7천원) 대비 10.5% 올랐다.

특히 같은 기간 강남권(한강 이남 11개구) 아파트 월세(130만4천원)가 5.8% 오를 때 강북권(한강 이북 14개구) 아파트 월세(118만3천원)는 18.1%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북권 아파트 월세 상승률이 강남권 상승률의 3배가 넘는 셈이다.

서울 25개 구에서 1년 새 아파트 월세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은 도봉구로, 2020년 12월 41만원에서 지난해 12월 86만7천원으로 두 배 넘게 상승했다.

강남구의 월세(247만7천원)는 전년 대비 34.6% 올라 강남권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또 강남권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평균 월세는 지난달 180만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부담이 커질 대로 커진 다주택자들이 보유 중인 아파트의 전세를 월세로 돌리고, 임대료를 높이는 방식으로 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민간 시세 조사기관인 KB국민은행의 통계로도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 지수는 109.4를 기록해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5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KB 아파트 월세 지수는 전용면적 95.86㎡ 이하 중형 아파트의 월세 추이를 조사해 산출한다.

정부는 일단 올해 월세 세액공제 공제율을 한시적으로 상향하고, 세입자의 임대료 인상률을 2년간 5% 이내로 제한하는 1주택자 '상생 임대인'에 대해서는 양도세 실거주 요건을 인정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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