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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尹, 점쟁이에 국정 물어볼 사람" 다시 거칠어진 이재명,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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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정치인들의 안보 포퓰리즘은 가히 병적인 수준이다. 과거 총풍(銃風) 사건이나 북풍(北風)에서 한 치도 나아진 게 없는 불치병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페이스북에 올린 국민의힘 비판 글이다. 정책과 미래 비전으로 평가받겠다며 한동안 네거티브 공세를 자제하던 과거 기조와는 톤이 사뭇 달라졌다. 이에 대해 캠프 관계자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편 가르기 정치가 도를 넘었기 때문에 대응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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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5일 강원도 춘천시 명동거리를 방문,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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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총 쏴달라’ 제안한 집단” “나라 갈가리 찢으려 하나”



이 후보의 변화는 15일부터 감지됐다. 이날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시즌2 일정으로 찾은 강원 춘천 명동거리에서 이 후보는 마이크도 없이 즉석연설을 했다. 이 후보는 수백명 인파를 향해 “국정을 모르면 점쟁이에게 물어볼 사람한테 이 나라를 맡길 수 없다”고 외쳤다. 지난해 국민의힘 경선 TV 토론회에서 윤 후보가 손에 왕(王)자를 쓰고 나와 무속 논란이 인 것을 겨냥한 말이었다.

윤 후보에 대한 비판은 계속됐다. 윤 후보가 12일 “(북한의 미사일 도발) 조짐이 보일 땐 선제타격밖에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한 데 대해, “처절한 편가르기이자 보수 우익 포퓰리즘”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을 싸잡아 “국민을 편 가르고 불안감을 조성해 표 많이 얻어 부정부패 저지르고 호의호식하는 정치집단”, “북한에 선거 때 필요하다고 ‘총을 쏴 달라’, ‘돈 주겠다’고 제안한 집단”이라고 공격했다.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등 2030 남성을 겨냥한 윤 후보의 선거 전략도 맹비난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가) 남녀 편을 갈라 한쪽 편을 들고 한쪽을 공격하는데, 나라를 갈가리 찢으려고 하는 것인가”라며 “아파하는 청년을 이용해서 한쪽 편을 들고 상처를 더 긁어서 내 이익을 챙기는 건 사람이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청년 남녀의 갈등 원인으로 “불평등ㆍ양극화ㆍ불공정”을 꼽으면서 “(불평등 등은) 이 나라 정치를 책임져 온 보수 야당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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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강원 고성군 통일전망대를 방문해 전망대 주변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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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거티브 자제→강공 왜?…“尹, 국민 분열로 재미 봐”, “정책만으론 차별화 안 돼”



지난해 말 이 후보 측은 윤 후보의 지지율을 앞선 이후론 대내외적으로 네거티브 자제를 표명해왔다. 이달 초 윤 후보가 이마트에서 멸치와 콩을 사며 ‘멸공’ 논란을 확산하자, 이 후보 측근인 정성호 의원이 “국민의힘에서 안간힘을 쓰고 있는 네거티브 초대장을 당당하게 거부하자”라고 페이스북에 쓰기도 했다.

하지만 여가부 폐지, 선제공격 발언 등 윤 후보의 지지층 결집 전략이 계속되고 지지율 상승효과가 나타나자 이 후보의 기조에 변화가 생겼다. 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윤 후보가 지지율을 위해 한반도 갈등, 젠더 갈등 상황 등을 이용해 국민을 갈라치기하고 있어, 엄중한 경고가 필요한 상황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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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서울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2022 증시대동제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이동하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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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최근 민주당 의원들이 모인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등 후보의 공약은 계속 발표됐지만, 정책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렵다”(재선 의원)며 전략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한다. 이 후보와 가까운 수도권 의원은 “윤 후보가 국민 분열로 표를 모으는 상황인데, ‘우리는 고고하게 간다’는 식으로만 가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앞으로도 필요에 따라 강한 메시지를 계속 낼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내부적으론 이 후보의 설화 리스크를 걱정하는 기류도 있다. 또 네거티브 공세를 본격화하는 게 포지티브ㆍ유능ㆍ경제 등의 키워드를 부각하던 기존 홍보 전략과 충돌하는 면도 있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측은 “윤 후보의 분열적 언행을 비판하겠다는 것이지, 우리는 경제 위기와 코로나 위기 속에서 국민 통합을 해내겠다는 기조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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