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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로서 가치 상실"···광주 참사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퇴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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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 사과 등 17일 입장 표명 예정

시공능력 의구심...수주 타격 불가피

영업정지 등 강도높은 행정처분 예상

자금조달 기준 ESG등급 하락 가능성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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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이 건설 현장에서 두 차례나 대형 사고를 일으키며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17일 입장을 표명한다.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해 “건설사로서의 가치를 상실했다”는 평가까지 나오면서 일각에서는 정 회장의 퇴진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16일 HDC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번 광주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와 관련해 17일 오전 10시 HDC현대산업개발 용산 사옥 대회의실에서 대국민 사과문 발표 등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사고 이튿날인 지난 12일 광주 현장에 내려가 사고 수습 현장을 지휘했지만 대외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다. 이후 주말인 전날 서울 자택으로 돌아와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 숙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그가 1999년 현대산업개발 회장으로 취임한 지 23년 만에 회사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정 회장의 결단 없이는 이번 사태 수습과 대국민 신뢰 회복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이미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에서 물러나 회사가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지만 HDC그룹 회장으로서 여전히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는 등 사실상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 정 회장의 거취 발표는 이르면 이번주 중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1962년생인 정 회장은 1988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해 1996~1999년 현대차 회장까지 지냈지만 현대차의 경영권이 정몽구 회장에게 넘어가면서 부친인 고 정세영 현대차 명예회장과 함께 1999년 현대산업개발로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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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은 한때 ‘아파트 명가’로 불리기도 했지만 최근 국내 주택 경기 호황에도 불구하고 신규 주택 공급 감소의 영향으로 실적이 부진했다.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6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줄어드는 어닝쇼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작년 6월 광주 학동 재개발 구역 철거 과정에서 대규모 인명사고가 난데 이어 지난 11일 광주 화정아이파크 신축 현장에서 붕괴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향후 공사 및 수주에 막대한 타격이 예상된다. 이미 HDC현대산업개발과 시공 계약을 체결한 전국의 정비사업장에서 계약 해지 요구가 빗발치고 있으며 기존 아파트 주민들은 단지 명에서 아이파크를 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 증권사의 한 건설 담당 애널리스트는 “건물을 짓는 도중에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하다 보니 건설사의 가장 기본인 시공 능력에 대한 의심이 생길 수 밖에 없다”며 “단기간에 해결될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건설사로서의 가치는 거의 없어진 것과 다름 없다"라고 평가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 9위인 HDC현대산업개발이 영업정지 등 강도 높은 행정처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ESG등급도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ESG등급은 기업의 신용평가와 자금조달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낮은 등급을 받으면 투자자 유치에 어려움이 커진다. 한국기업구조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HDC현대산업개발의 ESG 종합등급은 B등급이다. 지난해 광주 학동 재개발 철거 현장 참사 이후 HDC현대산업개발의 ESG 종합등급이 C등급까지 떨어진 전례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이후에도 등급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양지윤 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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