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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탈레반 “여학생 학교 가길 희망”…국제사회 후원 손내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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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교육 반대 안 해…남녀분리 위한 교실 불충분”

심각한 경제난 속 국제사회 지원 이끌어내려는 듯


한겨레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이 15일 아프간 카불 사무실에서 <에이피>(AP)와 인터뷰하고 있다. 카불/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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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부가 3월 말까지 여학생들이 모두 학교에 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15일(현지시각) 탈레반 정부의 교육부가 새 학기가 시작하는 3월21일에 모든 여성을 위한 교실을 열기를 기대한다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탈레반은 지난해 8월 집권 이후 많은 지역에서 7학년 이상의 여학생이 학교로 돌아오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그들이 모든 여성의 교육과 사회 활동을 금지했던 20년 전 탈레반 집권 시절로 되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었다. 이번 대변인 발언은 이런 우려를 불식해 국제사회로부터 지지와 후원을 얻으려는 의도로 읽힌다.

텔레반 정부의 문화·정보부 차관을 겸하고 있는 무자히디 대변인은 여성 교육에 대해 “우리는 반대하지 않는다“며 “능력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서 남녀 학생은 엄격히 분리되어야 하는데 지금 가장 큰 걸림돌은 여학생들이 학교 다니는 동안 머물 기숙사나 숙박시설을 찾아내거나 새로 짓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구 밀접 지역에서는 남녀 학생을 나눠 수용할 교실이 충분하지 않아 분리된 학교 건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우리는 다음해까지 이들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탈레반의 여성교육 정책은 일관되지 않고 지역마다 다르다. 여학생의 등교는 24개 주에서 금지됐지만, 10개 주에서는 허용되고 있다. 수도 카불의 경우 사립대학과 고등학교에서 여학생의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다만 대부분 규모가 작은 편이고 남녀 학생 분리가 지켜지고 있다.

아직 탈레반 정부는 유엔과 많은 개별 나라들로부터 정식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많은 아프간 주민들은 심각한 경제난으로 고통을 겪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달 초 유엔은 50억달러(5조9천억원) 규모의 아프간 지원을 계획을 발표하고 국제사회의 동참을 호소했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또 국제사회와 경제협력과 무역, “강력한 외교관계”를 맺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탈레반 집권 이후 일터로 복귀한 공무원 80%가 이전 정부의 공무원 출신이며 여성들은 보건과 교육 분야, 카불 국제공항의 통관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지히드 대변인은 아프간을 떠난 주민들에게 귀국을 호소했다. 그는 탈레반 대원들이 아프간 젊은이들을 모욕하고 강제로 머리를 자르는 등 주민들을 괴롭힌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런 범죄는 우리 정부의 정책이 아니다. 범죄에 책임 있는 사람들은 체포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메시지는 분명하다. 우리는 누구와도 다투고 싶지 않고 누구도 반대파로 남아 있거나 고국을 떠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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