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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단독]해외진출 스타트업, 돈도 더 벌고 직원도 더 뽑았다…결국 세계화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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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편집자주] 바야흐로 스타트업 시대다. 지난해 벤처투자액은 역대 최대치인 7조원을 넘어섰고, 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인 유니콘도 두자릿수로 크게 늘었다. 전문가들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제2 벤처붐을 지속하면서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글로벌'에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우물 안 개구리'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 유니콘의 대다수도 내수중심의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기업이다. 아직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화 수준은 낮지만 가능성은 무한하다. 이미 발 빠른 스타트업들은 해외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는 이에 맞춰 [진격의 K스타트업, 세계로!] 연중기획을 진행한다. 해외진출 성공사례를 공유하고, 국가별 유망산업과 공략방법을 집중 취재할 계획이다. 산업계, 학계 전문가들과 함께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화를 위해 풀어야 할 과제와 해결방안도 모색해본다.

[MT리포트·유니콘팩토리 연중기획 - 진격의 K스타트업, 세계로!]

머니투데이

#가상현실(VR)·메타버스 기술 스타트업 쓰리아이는 2015년 창업 당시부터 해외시장을 염두에 두고 해외지사를 운영했다. 여러 국가에서 동시에 사업하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핵심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초기에는 고전을 했지만 점차 제품·서비스가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쓰리아이의 몸집은 순식간에 불어났다. 2019년 34억원이던 매출은 2020년 178억원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고용도 35명에서 69명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280억원의 시리즈A 투자도 유치했다. 쓰리아이는 향후 1~2년 내 사용자를 10억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과 경기침체 속에서도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선 스타트업들이 내수기반 스타트업들보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진출 스타트업들은 실적 성장과 함께 고용을 대폭 늘리는 등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서는 모습이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 스타트업 생태계가 보다 풍성해지고 한국경제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스타트업의 글로벌화를 더욱 가속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외매출 비중 높을수록 매출·고용 증가세도 껑충

16일 머니투데이와 중소벤처기업부가 2021년 벤처기업 정밀실태조사를 분석한 결과, '업력 7년 이하의 스타트업 중 해외매출이 있는 기업'의 평균 매출은 2020년 48억9000만원으로 전년조사(43억3400만원)보다 12.8% 증가했다. 반면 해외매출이 없는 내수기반 스타트업의 매출은 23억6000만원으로 전년(21억8600만원)보다 8.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외매출 비중이 높을수록 매출 증가세가 높았다. 해외매출 비중이 20% 이상인 스타트업의 평균 매출은 58억3700만원으로 전년조사(46억3800만원) 대비 25.9% 증가했다. 내수기반 스타트업의 매출 증가율(8.0%)보다 3배 이상 높았다.

2020년은 코로나19로 글로벌 경기가 침체에 빠졌던 해다. 대기업과 일반중소기업의 평균매출이 -10.5%, -7.2%로 감소하면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국내총생산(GDP)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4대 그룹도 삼성을 제외하면 현대차(-2.2%), SK(-13.0%)가 매출이 줄었고 LG전자도 0.8% 증가에 그쳤다. 전반적인 경기침체 속에서 해외진출 스타트업이 홀로 10%대 고성장을 했다는 평가다.

고용 역시 해외진출 스타트업에서 크게 증가했다. 해외매출이 있는 스타트업의 평균 종사자는 20.1명으로 전년(16.6명)보다 21% 증가했다. 반면 내수기반 스타트업 평균 종사자는 11.8명으로 전년(12.4명)보다 줄었다. 평균 고용에서도 해외매출 비중이 20% 이상인 스타트업이 22.6명으로 규모와 증가율(33.7%, 전년 16.9명) 모두 월등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직 낮은 글로벌화 수준…전문가들 "지원정책 대폭 강화해야"

정부도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스타트업들이 한국경제의 미래성장동력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8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글로벌 4대 벤처강국 도약을 위한 벤처 보완 대책의 첫 번째 전략도 벤처·스타트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였다. 해당 대책에서 중기부는 해외 벤처캐피탈(VC)과의 네트워킹 확대, 현지 액셀러레이터와의 연계 프로그램 강화, 특화보증을 마련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기술협력·합작법인(조인트벤처) 설립을 지원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스타트업의 해외진출 지원정책을 보다 체계화하고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스타트업들의 해외 성과가 늘고있지만 아직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화 수준은 낮은 상태여서다. 글로벌 창업생태계 분석기관 스타트업 지놈이 2017년 기준 도시별 스타트업 생태계의 글로벌 연결·접근성을 분석한 결과 서울은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지난해 OECD국가들을 비교한 보고서에서도 우리나라는 스타트업의 국제화가 투자·신기술·경쟁정도 등 다른 요인보다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기만 중기연 부연구위원은 "아직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화는 취약한 수준"이라며 "스타트업 글로벌화의 중요성이 결과로 드러나고 있는 만큼 과감하게 정책드라이브를 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진출 지원 전담 컨트롤타워를 지정하거나 소수정예 스타트업을 선발·밀착 지원하는 등 파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사도 "스타트업의 해외 정착은 현지의 액셀러레이터들이나 VC 등 해외 스타트업 생태계 구성원들과의 연결에 달려있는 만큼 정부가 스타트업과 현지 생태계 구성원들과의 다리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진출 스타트업의 국내사업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사업화, 연구개발(R&D) 등 백오피스(후선업무) 지원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고석용 기자 gohsy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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