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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원전 감사’ 국장 좌천에 “정권에 충성하라는 무언의 압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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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작년 6월 당시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며 취재진들 질문을 받고 있다. /이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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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5일 “월성 원전 1호기 조기폐쇄의 부당성을 밝혀낸 책임자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현 정권의 행태는, 국가와 국민에 충성하는 공직자가 아닌 정권에 충성하는 공직자가 되라는 무언의 압력”이라고 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 감사를 맡았던 유병호 감사원 공공기관감사국장의 ‘좌천’을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유 국장이 최근 감사 부서에서 배제돼 감사원 감사연구원장으로 인사 조치된 사실은 본지 보도(13일 자 A1·2면)를 통해 알려졌다.

최 전 원장은 현 정권이 월성 원전 조기 폐쇄 과정에서 자료를 은폐해 검찰 수사를 받는 부서를 오히려 격려했다고 비판했다. 최 전 원장은 “(2020년 11월) 월성 원전에 대한 수사 진행 중 국무총리가 직접 산업통상자원부를 찾아가 관련자료를 삭제하는 범죄까지 저지른 해당 부서인 원전산업정책과를 적극 행정 우수부서로 선정해 격려했다”고 했다.

최 전 원장은 “현 정부 하에서 승진과 인사에 불이익을 받을 것을 잘 알면서도 철저히 감사를 수행한 유 국장과 감사관들의 애국심과 사명감은 공직자의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했다. 또 “유 국장을 비롯한 감사관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비과학적이고 이념에 치우쳐 우리 에너지안보와 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준 탈원전 정책의 첫 고리인 월성원전 1호기 조기폐쇄의 부당성을 낱낱이 밝혀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유례없는 감사 저항과 정치권의 압력, 근거 없는 공격과 비난에도 굴하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감사를 수행한 감사팀이 너무나 고맙고 자랑스럽다”며 “인사 소식을 듣고 통화한 저에게 ‘국가를 위해 좋은 감사를 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했다’는 유 국장의 씩씩한 음성이 가슴을 울린다”고 했다.

2020년 당시 최재형 감사원장은 국회 요구로 시작된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 감사가 난항을 겪자 담당 국장을 유 국장으로 전격 교체했다. 유 국장은 그해 10월 산업부 담당 국장 등에 대해 중징계 처분을 요구하고, 일부 산업부 공무원에 대해서는 공문서 삭제 등 증거인멸 혐의 관련 자료를 검찰에 이첩하고 감사를 마무리했다.

[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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