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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사태, 왜 지금인가 ···가스관 쥔 러, 에너지 무기화로 美·유럽 분열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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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What] 문답으로 보는 우크라이나 사태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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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가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미러 회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러시아 간 회담에 이어 13일(현지 시간)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회의도 성과 없이 끝나면서 파국 가능성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날 러시아 증시·채권·루블화는 전쟁 위험 고조로 트리플 약세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왜 시작됐고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서울경제가 외신을 종합해 문답 형식으로 우크라이나 사태를 정리했다.

러시아는 왜 지금 칼을 뽑았나

러시아로서는 지금이 최적기다. 유럽의 가스 공급을 쥐락펴락하는 러시아는 겨울철 에너지를 무기로 삼고 있다. 유럽의 경우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에 따라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의 방법론이 갈린다. 미국도 유럽의 독자 노선과 러시아·독일 간 에너지 동맹에 불만이 쌓여 있다. 러시아로서는 겨울철이 미국과 유럽의 분열을 꾀할 수 있는 시기다.
중국을 견제해야 하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다는 점도 러시아에 유리하다.

중국은 러시아와의 관계가 최고로 좋은 상태다. 러시아와 중국이 우크라이나와 대만을 두고 동시에 미국을 괴롭힐 경우 미국은 대처하기 어렵다. 더구나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철군 이후 트라우마까지 있다.

서방과 러시아의 입장은 어떻게 다른가

미국은 나토 가입 개방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이다.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결정이 우크라이나의 주권에 속한다고 줄곧 주장해왔다. 앞서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나토와 러시아 간 회의에 참석해 모든 국가에는 자국의 갈 길을 선택할 자주권이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러시아는 나토의 동진을 문제 삼고 있다. 미국 주도의 안보 기구인 나토는 지난 1999년 헝가리·폴란드·체코를 시작으로 옛 소련권이었던 동유럽 국가들을 순차적으로 포섭했다. 러시아로서는 우크라이나까지 내줄 경우 서구 세력과의 완충지대가 사라진다. 특히 러시아는 보리스 옐친과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에 맺었던 나토 확장 방지 약속을 미국이 지키지 않은 데 대한 불신이 뿌리 깊다.

지금까지의 회담 결과는 어땠나

지난해 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에 이뤄진 50분간의 통화 이후 일련의 회담에서는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했다. 급기야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13일 “쿠바나 베네수엘라에 미국을 겨냥하는 군사기지를 건설할 수 있다”고 밝혔다. 1962년 옛 소련이 쿠바에 미국을 겨냥하는 핵미사일을 배치하려 했던 일이 재연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미국은 ‘제2의 쿠바 사태’는 없다며 발끈했다. 미국은 경제제재와 함께 우크라이나 접경 지대에 나토군을 포함한 군사를 배치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크게 약화한 러시아의 위상을 감안하면 이런 경고가 현실화되기는 어렵다. 설사 되더라도 중대한 안보 위협으로 비화할 가능성은 낮다. 즉 감행 가능성보다는 압박 차원이지만 미국으로서는 불쾌할 수밖에 없다.

푸틴과 바이든의 국정 운영, 지지도는 어떤가

푸틴의 지지율은 역설적으로 상승세다. 국민들 사이에 그만큼 옛 소련을 그리워하는 향수가 짙다는 뜻이다.
사실 푸틴은 2020년 7월 국민투표와 의회 헌법 개정을 통해 83세가 되는 오는 2036년까지 장기 집권의 길도 터놓았다. 철권통치를 이어갈 수 있게 된 푸틴은 반대파를 탄압하고 언론을 통제하고 있다. 독극물 공격을 받고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는 현재 수감돼 있다.

지난해 기준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은 약 1조 6,475억 달러로 세계 10위 규모다. 올해 원유 및 가스 시장 호황으로 러시아 경제는 이전보다 조금 나아졌지만 그렇다고 우크라이나에서 전면전을 감행할 체력이 되는 것은 아니다.
바이든도 국내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와 인플레이션 등으로 재임 1년 만에 지지율이 30% 초반까지 떨어졌다. 올 11월로 예정된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압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 우크라이나 사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타협안 도출 가능성은 진짜 없나

양측의 합의가 이뤄지려면 각국이 승리했다고 내세울 수 있을 만큼의 타협안이 나와야 한다. 예를 들어 나토가 러시아 쪽으로의 확장을 멈추는 동시에 러시아는 옛 소련 국가 중 어떤 국가가 나토에 가입하더라도 공격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하는 식이다. 미국과 나토가 흑해 연안 등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서의 군사훈련을 대폭 줄이고 러시아가 현재 우크라이나 국경을 인정하는 선에서 서로 물러날 수도 있다.

OSCE 회의가 끝남에 따라 당장 잡혀 있는 회담 일정은 없다. 공식적으로는 미국·러시아·나토 모두 대화가 막다른 길에 도달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들 간의 물밑 접촉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도 러시아와 독립적인 협상에 나서려 하지만 러시아가 나토와의 직접 협상을 원해 쉽지 않다.

타협 불발 시 러시아와 서방 측이 취할 수 있는 조치로는 어떤 것이 있나

러시아는 에너지 자원을 무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전면 침공 같은 대규모 군사행동을 일으킬 가능성은 낮다. 물리적 영토 점령보다 옛 소련 체제의 영향력 확대를 목표로 하는 러시아가 사이버 공격과 전력 시설 등 핵심 기반 시설 테러 등에 나설 수 있다. 실제 14일 우크라이나 다수 정부 부처의 웹사이트가 러시아 해커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해킹 공격을 받았다. 해커들은 “우크라이나인들이여, 최악을 기대하라. 당신들의 모든 개인 정보는 유출됐다”는 ‘경고’를 남기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외교부 대변인은 “단정하기는 이르나 과거 러시아 해커들이 비슷한 공격을 한 바 있다”고 밝혔다.

서방 측은 국제 금융 질서에서 러시아를 배제하는 전략을 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루블화와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교환을 막으면 러시아는 무역에서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국제결제시스템(SWIFT)에 대한 러시아의 접근을 차단하는 방안도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국제 정세에 어떤 영향을 줄까

이번 사태는 러시아가 냉전 종식 이후 미국과 유럽 중심으로 형성된 세계 패권 질서를 흔드는 사건이다. 그런 만큼 러시아의 위상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뜻대로 이번 사태가 귀결되지는 않더라도 러시아의 영향력이 확인되는 계기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로 자신감을 얻게 되는 중국이다. 중국은 이번 일을 계기로 동아시아에서 기존 질서를 더욱 공세적으로 수정하려 할 것이다.

백주연 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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