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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사망 뒤…오스템 횡령범 "회장 지시"→"단독 범행"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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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삿돈 2215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모(45)씨가 단독 범행을 인정했다. 당초 이씨는 회사 내 ‘윗선’의 지시로 횡령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해왔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14일 이씨에게 특정경제범죄법상 업무상 횡령 혐의를 적용해 서울남부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이날 오전 7시 40분 포승줄로 묶인 채 털모자가 달린 파란색 패딩을 입고 나타난 이씨는 ‘혐의를 인정하나’, ‘단독 범행인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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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템임플란트 횡령사건의 피의자 이모(45)씨가 14일 검찰에 송치돼 서울 강서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석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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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경찰서는 이날 “피의자가 경찰 조사에서 ‘개인적으로 금품을 취득하기 위해 단독으로 저지른 범행’이라며 혐의를 인정했다”고 했다.



‘윗선 개입’ → ‘단독 범행’ 번복… 왜?



이씨는 전날 조사에서 그간 해온 진술을 번복해 단독 범행을 인정했다. 지난 5일 경찰에 검거된 이씨는 회장 등 윗선의 지시를 받고 횡령을 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6일 이씨 변호인은 기자들과 만나 “(이씨가) 직책이 있는 분이라 (단독 횡령은) 말이 잘 안 된다”며 “개인의 일탈로 볼 수는 없는 거 같다”고 했다.

이 때문에 이씨가 갑자기 단독 범행이라고 진술을 번복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진술을 번복한 이유에 대해 “피의자의 진술 동기에 대해선 따로 파악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씨 아버지의 사망과 이씨의 가족들이 형사 입건된 것이 진술 번복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찰은 이씨 외에도 이씨의 아내, 여동생, 처제 부부 등을 범죄수익은닉 혐의 등으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지난 10일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입건된 이씨의 아버지는 11일 경기 파주 거주지 인근 한 공터에 주차된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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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 10일 직원 이모(45)씨의 가족들을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 석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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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등에 따르면 이씨는 11일까지도 진술을 번복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버지가 숨졌다는 소식을 지난 12일 경찰에게 전해 듣고, 심경 변화를 일으켰다. 경찰은 “이씨가 ‘금괴 절반을 회장에게 줬다’는 취지로 최초 진술했지만, 아버지 소식을 들은 후 심경 변화를 일으켰다. 남은 금괴 100㎏을 찾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씨는 잠적 이후 해외 등으로 도주하지 않고 거주지 건물에 숨어있었던 이유에 대해 “지금 도망가면 가족을 영영 못 볼 것 같았다”고 경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이씨가 13일 혐의를 인정하는 과정에서 가족들이 범죄수익 은닉과 무관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는지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진술 내용에 관해 확인할 수 없다. 나머지 진술은 맞춰봐야 한다”고 했다.



가족·회사직원 공범 조사… 이씨 여죄 추가될까



이씨 아버지의 장례식으로 이씨 가족에 대한 조사를 잠시 멈췄던 경찰은 다시 피의자에 대한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14일 강서경찰서는 “피의자 가족들의 공모 여부에 대해 추가 수사하는 한편, 회사(오스템임플란트)에서 확보한 압수물 분석 등을 통해 가족 및 회사 내 공범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이씨의 여죄에 대한 조사도 이뤄진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는 현재 횡령 혐의에 대해서만 송치됐다. 범죄수익은닉 등 이런 부분은 추가 조사할 것”이라고 했다.



손실금 760억원…피해금 회수 과제



이씨가 빼돌린 피해금 회수도 남은 과제다. 경찰 등은 이씨가 횡령금 2215억원 중 425억원을 다시 회사에 입금했고, 회사가 입은 피해금은 1880억원으로 파악하고 있다. 피해 금액의 용처는 대부분 확인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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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경찰서는 5일 오후 8시부터 피의자 주거지가 있는 경기도 파주시 소재 4층짜리 다세대 주택을 압수수색하고 압수대상물을 옮기고 있다. 파주=석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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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이씨가 횡령금 대부분을 주식 종목 42개에 투자했고, 761억여원 상당의 손실을 봤다고 파악했다. 이중 약 681억원으로 사들인 금괴 855㎏과 현금 4억 3000만원을 압수했고, 252억원(지난달 30일 기준) 상당의 증권계좌도 동결했다. 가족 명의로 매입한 75억 원어치의 부동산에 대해서도 기소 전 몰수 보전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금 회수도 계속하고 있다. 피의자가 횡령 이전에 구매한 다른 재산에 대한 추징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석경민·나운채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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