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위안부 피해자 '매춘부' 논란 램지어 교수 "강제징용 입증 문서 없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시아경제

▲마크 램지어 교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규정해 공분을 산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이번에는 "위안부 강제징용 사실을 입증할 만한 동시대의 문서가 없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램지어 교수는 5일 하버드대 로스쿨 홈페이지에 게재한 논문 '태평양 전쟁의 성적 계약 : 비평에 대한 답변'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램지어 교수는 이 논문을 통해 "한국인 여성이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일본군에 의해 강압적으로 끌려갔다는 주장은 거짓"이라며 "한국 여성들은 계획적인 일본군의 강요에 의해 위안소로 징용된 것이 아니다"고 단언했다.

그는 일본의 저술가이자 활동가인 요시다 세이지가 1983년 펴낸 책 '나의 전쟁범죄'가 위안부 강제징용의 사실상 유일한 근거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 책은 요시다 본인이 제주도에서 직접 위안부를 연행했다는 경험담을 담은 수기다.

램지어 교수는 "이 책은 기마부대가 한국인 여성을 총검으로 위협해 강간하고 위안소의 성 노예로 보냈다는 내용"이라며 "한국 여성 강제징용설을 제기한 1996년 유엔 보고서는 상당 부분 이 책에 의존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1945년 종전 후 35년 동안 강제징용을 입증하는 어떤 증거도 없었다"며 "1980년대 후반이 돼서야 일부 한국인 여성이 이를 주장하기 시작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램지어 교수는 "요시다의 책을 계기로 한국 여성들이 과거와 달리 강제징용을 주장하기 시작했지만 요시다는 사망하기 전 자신의 책이 허구라고 밝혔다"며 "위안부 논란은 요시다의 '사기'로 시작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나를 비판하던 전문가 대부분이 일본·한국 출신이지만, 이 책에 대해 알고 있으면서도 누구도 이 책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램지어는 2020년 12월 위안부 강제 연행과 성노예 성격의 위안부 실체를 부정하는 논문을 국제 학술지 '국제법경제리뷰'(IRLE)에 실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문제의 논문에 대해 램지어 교수는 "논문의 핵심은 위안부 여성들이 왜 선불로 돈을 받았는지, 계약상 어떤 조건에 따라 여성들의 근로시간이 정해졌는지 등 계약에 관한 것이었다"며 "하지만 나에게 제기된 비판은 이 같은 경제 분석을 겨냥한 것은 하나도 없었을 뿐더러 대부분의 비판은 논문의 핵심인 '계약내용'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제 계약서가 근거로 제시되지 않았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논문을 읽은 독자라면 내가 실제 계약서를 자료로 활용했다고 주장하지 않았던 것을 잘 알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내가 아는 한, 전쟁으로 인해 현재 남아 있는 계약서는 없다"며 "당시 논문에서 자료로 활용한 것은 정부 문건, 전쟁 회고록, 신문 광고, 위안소 회계 장부 등 주변 정보"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기존 연구나 도서를 부정확하게 인용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극소수 실수는 있었지만, 위안부 계약 분석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했다.

이날 발표한 논문에서 램지어 교수는 '반일종족주의'의 공동 저자이자 일본 극우단체의 지원을 받아 논란이 됐던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의 지난해 연구를 인용하기도 했다.

위안부 피해자가 당시 일본군을 상대할 거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발적으로 '계약'을 맺었다고 증언했다는 주장이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