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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日고교생 40% '위안부 강제 동원' 교과서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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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과 근로자 강제 징용 실태 등을 비교적 제대로 전달한 교과서가 내년 일본 고등학교에서 가장 많이 쓰일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와 우익 정치권이 강제 동원 문제를 부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교육 현장의 반응은 이와 달랐던 것이다.

일본 문부과학성이 2022학년도(2022년 4월~2023년 3월) 일본 고등학교 교과서 수요를 집계한 결과 '역사총합' 과목에서 야마카와출판사가 펴낸 교과서 '역사총합 근대로부터 현대로'가 점유율 21.2%로 1위를 기록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19일 보도했다.

같은 출판사에서 만든 역사 교과서 '현대의 역사총합 보다·해독하다·생각하다'와 '우리들의 역사, 일본으로부터 세계로'는 각각 점유율 3위(13.9%)와 6위(6.6%)에 해당했다. 역사총합 과목에서 총 점유율 41.7%를 기록한 야마카와 교과서는 내년 일본 고교생과 학생 등 약 33만명이 사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야마카와가 펴낸 교과서들은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과 근로자 강제 징용 등 일제의 만행을 비교적 명확히 서술해 주목받고 있다. 가령 '역사총합 근대로부터 현대로'는 위안소의 존재와 위안부 모집 사실을 서술하면서 "강제되거나 속아서 연행된 예도 있다"고 적시했다.

아울러 야마카와는 "중국의 점령지나 조선으로부터의 노동자 강제 징용, 조선이나 대만에서의 징병제 시행 등 식민지·점령지 사람들의 생활을 극한까지 바싹 깎았다"고도 설명했다.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 동원이나 근로자 동원에 대한 강제성을 부정하려는 일본 내 우익세력들의 시도와 선을 그은 셈이다. 일본 정부는 종군 위안부를 '위안부'로, 근로자 동원과 관련해 '강제 연행'을 '징용'으로 표현하는 게 적절하다고 각의 결정했다.

당시 일본 정부의 결정은 사실상 출판사에 대한 수정 압력으로 해석됐고, 많은 출판사에서 실제로 교과서를 고치기도 했다. 일본 정부의 태도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출판사도 있었다. 다이이치가쿠슈출판사는 노무 동원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강제 연행'이라는 표현은 부적절하다는 각의 결정을 했다고 서술하면서 "실질적으로는 강제 연행에 해당하는 사례도 많았다는 연구도 있다"고 주석을 붙이기도 했다.

한편 우익 성향의 역사 교과서는 고교 현장에서 외면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메이세이샤가 펴낸 우익 성향 교과서 '우리들의 역사총합'은 점유율이 0.5%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해당 교과서는 일제의 2차대전 지도부를 단죄한 극동 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을 담거나,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인 도조 히데키 전 일본 총리의 연설을 비판 없이 싣기도 했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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