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친구가 될 수 없겠네요"
해리와 샐리가 티격태격하다 헤어집니다. 그리고 5년 뒤 우연히 같은 비행기를 타지요. 둘은 다시 작별했다가 6년 뒤 서점에서 마주치고서야 맺어집니다.
그렇듯 잘 안 될 일도, 우연과 행운이 이어지면서 술술 풀리는 것을 '샐리의 법칙' 이라고 합니다. 그 반대가, 자꾸 일이 꼬이면서 나쁜 일만 연거푸 일어나는 '머피의 법칙' 입니다.
미 공군 기술장교 머피의 말에서 유래한 용어이지요. 그는 항공장비 실험이 실패하자 사소한 배선 실수를 찾아낸 뒤 "일어날 일은 일어나게 돼 있다"고 했습니다.
"머피의 법칙은 나쁜 일만 말하는 게 아니라, 일어날 일은 반드시 일어나게 돼 있다는 의미란다"
하루 코로나 확진자 만 명까지는 감당할 수 있다고 장담했던 정부가, 5천명 선에서 비틀대더니 7천명을 넘자 다급해졌습니다.
"의료대응 여력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습니다. (수도권은) 확진자 증가세를 따라잡기에 힘겨운 상황입니다"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되고 39일 동안 숨진 사람이 지난 2년 전체 사망자의 30퍼센트에 이릅니다. 방역당국자가 애초에 중증악화 비율을 너무 적게 잡았다고 잘못을 실토했듯, 일어날 일이 일어난 겁니다.
급기야 "만 명을 넘으면 중환자실이 한계에 봉착해 많은 의료적 조정이 필요하다"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의료적 조정'이란 말기암처럼 회생 가능성이 적은 다른 중환자를 퇴원시키는 조치라는 게 의료계 해석입니다. 상상만 해도 잔인하고 끔찍한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불과 열흘 전 대통령이 밝혔던 결연한 의지가 공허할 따름입니다.
"(단계적 일상회복을 되돌려) 과거로 후퇴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보다 며칠 전엔 "백신 접종률이 세계 최고 수준" 이라며 또 K방역을 자랑했지요.
돌아보면 대통령이 낙관하고 장담할 때마다 상황이 악화하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코로나가 머지않아 종식될 것" 이라고 하자 곧바로 신천지 확진자가 쏟아졌습니다. "긴 터널의 끝이 보인다"고 한 지 사흘 만에 '방역 비상상황' 이라는 긴급 메시지를 내고 "면목이 없다"고 했습니다.
머피의 법칙 같은 '징크스'라는 말도 나왔습니다만, 대통령이 번번이 상황을 오판하는 이유가 분명 있습니다. 적어도 참모와 관료들이 잘못된 전망과 대책을 보고한 결과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대통령의 책임이 면제될 수는 없는 일입니다. 트루먼 대통령의 이 좌우명처럼, 모든 국정의 책임은 대통령에게 귀결되는 것이니까요.
12월 9일 앵커의 시선은 '결국 이 지경까지' 였습니다.
신동욱 기자(tjmicm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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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와 샐리가 티격태격하다 헤어집니다. 그리고 5년 뒤 우연히 같은 비행기를 타지요. 둘은 다시 작별했다가 6년 뒤 서점에서 마주치고서야 맺어집니다.
그렇듯 잘 안 될 일도, 우연과 행운이 이어지면서 술술 풀리는 것을 '샐리의 법칙' 이라고 합니다. 그 반대가, 자꾸 일이 꼬이면서 나쁜 일만 연거푸 일어나는 '머피의 법칙' 입니다.
미 공군 기술장교 머피의 말에서 유래한 용어이지요. 그는 항공장비 실험이 실패하자 사소한 배선 실수를 찾아낸 뒤 "일어날 일은 일어나게 돼 있다"고 했습니다.
"머피의 법칙은 나쁜 일만 말하는 게 아니라, 일어날 일은 반드시 일어나게 돼 있다는 의미란다"
하루 코로나 확진자 만 명까지는 감당할 수 있다고 장담했던 정부가, 5천명 선에서 비틀대더니 7천명을 넘자 다급해졌습니다.
"의료대응 여력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습니다. (수도권은) 확진자 증가세를 따라잡기에 힘겨운 상황입니다"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되고 39일 동안 숨진 사람이 지난 2년 전체 사망자의 30퍼센트에 이릅니다. 방역당국자가 애초에 중증악화 비율을 너무 적게 잡았다고 잘못을 실토했듯, 일어날 일이 일어난 겁니다.
급기야 "만 명을 넘으면 중환자실이 한계에 봉착해 많은 의료적 조정이 필요하다"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의료적 조정'이란 말기암처럼 회생 가능성이 적은 다른 중환자를 퇴원시키는 조치라는 게 의료계 해석입니다. 상상만 해도 잔인하고 끔찍한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불과 열흘 전 대통령이 밝혔던 결연한 의지가 공허할 따름입니다.
"(단계적 일상회복을 되돌려) 과거로 후퇴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보다 며칠 전엔 "백신 접종률이 세계 최고 수준" 이라며 또 K방역을 자랑했지요.
돌아보면 대통령이 낙관하고 장담할 때마다 상황이 악화하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코로나가 머지않아 종식될 것" 이라고 하자 곧바로 신천지 확진자가 쏟아졌습니다. "긴 터널의 끝이 보인다"고 한 지 사흘 만에 '방역 비상상황' 이라는 긴급 메시지를 내고 "면목이 없다"고 했습니다.
머피의 법칙 같은 '징크스'라는 말도 나왔습니다만, 대통령이 번번이 상황을 오판하는 이유가 분명 있습니다. 적어도 참모와 관료들이 잘못된 전망과 대책을 보고한 결과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대통령의 책임이 면제될 수는 없는 일입니다. 트루먼 대통령의 이 좌우명처럼, 모든 국정의 책임은 대통령에게 귀결되는 것이니까요.
12월 9일 앵커의 시선은 '결국 이 지경까지' 였습니다.
신동욱 기자(tjmicm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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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듯 잘 안 될 일도, 우연과 행운이 이어지면서 술술 풀리는 것을 '샐리의 법칙' 이라고 합니다. 그 반대가, 자꾸 일이 꼬이면서 나쁜 일만 연거푸 일어나는 '머피의 법칙' 입니다.
해리와 샐리가 티격태격하다 헤어집니다. 그리고 5년 뒤 우연히 같은 비행기를 타지요. 둘은 다시 작별했다가 6년 뒤 서점에서 마주치고서야 맺어집니다.
그렇듯 잘 안 될 일도, 우연과 행운이 이어지면서 술술 풀리는 것을 '샐리의 법칙' 이라고 합니다. 그 반대가, 자꾸 일이 꼬이면서 나쁜 일만 연거푸 일어나는 '머피의 법칙'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