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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피치, 헝다에 ‘제한적 디폴트’ 등급 부여...채무불이행 공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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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50만 달러의 채권 이자 지급 여부 확인해달라” 요청에 응답 없어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가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의 신용 등급을 ‘제한적 디폴트(채무불이행)’로 강등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도 헝다의 채무불이행이 공식화되는 모양새다.

9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피치는 이날 헝다가 8250만 달러(약 971억원)의 채권 이자 지급 여부를 확인해달라는 자사의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피치는 이와 같은 경우 이자 지급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간주한다.

헝다는 지난 6일까지 지급했어야 할 달러 채권의 이자를 내지 못하면서 사실상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 상태였지만 헝다를 비롯해 채권자,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의 공식적인 채무불이행 선언은 없었다.

피치는 채권 발행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못했지만 파산 신청 등 회수 절차가 개시되지 않고 해당 회사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을 제한적 디폴트로 정의한다.

피치에 따르면 이번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헝다의 다른 달러 채권도 즉각 만기가 도래한 것으로 간주된다. 해당 채권 보유인의 25%가 상환을 요구하면 헝다가 이에 응해야 한다.

헝다가 역외에서 발행한 달러 채권의 규모는 총 192억 달러(약 22조6000억원) 규모다. 연쇄 채무불이행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헝다의 채무불이행이 공식화됨에 따라 중국 당국의 실질적인 주도하에 채무조정이나 구조조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광둥성 정부는 지난 3일 헝다에 업무팀을 전격 투입했다. 이에 더해 헝다가 6일 출범을 알린 리스크해소위원회는 사실상 당국 주도의 헝다 사태 처리 실무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 안팎에서는 파산 절차를 통해 채무조정과 구조조정을 진행한 대형 민영기업 하이난항공(HNA)그룹의 전철을 헝다가 밟게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헝다의 실질적 채무불이행 사태가 중국 부동산 업계 전반으로 퍼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당국은 이번 사태가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하며 실질적인 조치에 나서고 있다.

6일에는 은행 지급준비율 인하를 통해 1조2000억 위안(약 222조4000억원)의 장기 유동성 공급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는 내년 경제 정책의 최우선 목표로 ‘안정’을 제시하면서 부동산 규제 완화를 예고했다.

아주경제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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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mkmk@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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