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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중고차 잘 사고파는 법…장기 렌트로 쓰던 차량 ‘숨은 알짜’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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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한번 자동차를 사면 7~10년 이상 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요즘은 신차를 사도 금세 지겨움을 느껴 2~3년 만에 교체하는 경우도 적잖다. 발품만 잘 팔면 얼마든지 ‘신차급 중고차’를 구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반대로 내 차를 파는 입장에서는 딜러에게 허위 감가를 당하지 않아야 제값을 받을 수 있다. 신차보다 더 커진 중고차 시장, 사고팔 때 주의할 점은 어떤 게 있을까.

매경이코노미

갈수록 자동차 교체 주기가 짧아지며 중고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발품만 잘 팔면 얼마든지 ‘신차급 중고차’를 구할 수 있다. 사진은 장한평 중고차 매매단지 전경.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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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살 때

▷상태 좋은 장기 렌터카 가성비 ‘굿’

중고차를 살 때는 무엇보다 ‘차량 사고 이력 조회’가 필수다. 보험개발원의 ‘카히스토리’와 국토교통부 ‘자동차365’ ‘자동차민원 대국민포털’을 활용하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카히스토리는 자동차보험 사고 자료를 토대로 사고 이력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보험 처리가 된 침수 차량 정보는 물론, 각종 사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한 중고차 딜러는 “보험 처리 이력이 없는 중고차를 업계 용어로 ‘무빵’이라고 한다. 경미한 접촉 사고에도 웬만하면 보험 처리를 하기 때문에 꽤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단, 보험 회사 사고 자료 기반이어서 한계는 있다. 보험 회사에 사고 발생 사실이 접수되지 않았거나 자동차보험으로 처리되지 않은 경우는 확인이 어렵다. 정비소에서 수리한 자동차의 정비·검사·사고 이력까지 점검하려면 ‘자동차365’ 사이트의 ‘자동차 이력 조회’에서 ‘타인 차량 조회’를 이용해보자. ‘자동차민원 대국민포털’ 사이트의 ‘자동차등록원부’를 이용하면 차량 소유자 변경 내역도 알 수 있다. 번호판이 교체되고 소유자가 짧은 기간 여러 번 바뀌었다면 반드시 정비소에 방문해 차량 점검을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이왕이면 무료 AS(사후관리) 기간이 남아 있는 차량을 고르는 것이 좋다. 제조사나 차종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연식 3년, 주행 거리 6만㎞’ 또는 ‘5년, 10만㎞’까지 부품 무상 교체를 내건 차량이 많다. 중고차 시장에 흔한 매물이 주로 3~5년 차인 만큼 AS 기간 확인은 필수다.

물론 가장 인기 매물은 뭐니 뭐니 해도 ‘신차급 중고차’다. 테슬라 전기차의 경우 수시로 차량 가격을 인상하다 보니 중고차값이 실구매가보다 비싸지는 현상이 벌어질 정도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로 신차 출고가 늦어지면서 신차급 중고차는 보조금 혜택을 받은 신차 실구매가보다 1000만원 이상 웃돈이 붙는 사례도 적잖다. 테슬라 모델3 스탠더드의 경우 보조금 혜택을 받은 실구매 가격은 4100만원 수준이지만 중고 매물 가격은 4000만원대 후반~5000만원 초반에 달할 정도다. 그야말로 ‘귀하신 몸’이 됐다는 평가다.

“연식 1년 미만, 주행 거리 5000㎞ 미만의 신차급 중고차는 부르는 게 값이다. 딜러 입장에서도 ‘이 가격에 매입하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매입 가격부터 비싸졌다. 특히 포터 등 화물차는 중고차가 신차보다 비싸다. 승용차는 희망 차종이 없으면 다른 차종을 선택하면 된다. 그런데 화물차는 올 7월에 신차 계약했어도 내년 1월에 인수할 정도로 밀려 있는 데다 생계용이어서 매물이 적고 대안도 많지 않다. 새 차를 사야 하는데 오래 기다리기는 힘든 이들이 시간을 돈으로 사는 셈이다.”

인천 중고차 매매상사 자동차1번지 임재호 부장의 설명이다.

간혹 수리나 도색, 판금(찌그러진 부분을 펴는 것)을 해서 보험개발원에 수리 이력이 있음에도, 성능점검기록부에는 기록이 안 남는 경우가 있다. ‘중고차 특성상 판금 도색이 있을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만 간략히 기재된 경우도 많다. 성능점검기록부를 맹신하지 말고 직접 차량 상태를 꼼꼼히 살피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거에 기피됐던 렌터카 중고차도 요즘은 대우가 달라졌다. 한 번에 수개월씩 빌려 내 차처럼 이용하는 장기 렌터카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렌터카 업체에서 주기적으로 부품을 관리하고 교체해주기도 해서 생각보다 관리 상태가 좋을 수 있다. 임재호 부장은 “렌트 이력이 있으면 시세보다 50만~70만원 정도 저렴하게 거래된다. 렌터카였음에도 상태가 좋은 차량을 싸게 구입하는 것이 ‘숨은 꿀팁’ ”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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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팔 때

▷‘인도 시점부터 책임 귀속’ 명시

내 차를 중고차로 팔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내 차 팔기 전문 앱 ‘헤이딜러’가 제시하는 체크 리스트는 크게 다섯 가지다.

우선, 딜러와 협상을 하기 전 내 차의 모든 내역을 알아보자. 사고와 정비 이력, 옵션과 자신이 추가 설치한 품목 등을 정확히 알아둬야 딜러가 가격을 깎으려고 하는 말인지 아닌지 구분할 수 있다.

둘째, 내 차의 최저 가격을 미리 알아둬야 한다. 자동차 가격이 천차만별이지만 헤이딜러 등 중고차 플랫폼에서 차종을 검색하면 여러 가격을 비교해 예상 견적을 얻을 수 있다. 딜러가 처음에는 꽤 비싼 가격을 제시해도 막상 여러 이유를 대며 깎다 보면 예상 최저 가격보다 낮아질 것에 대비해야 한다. 중고차 판매할 때 정해 놓은 가격대를 부르는 딜러에게 가는 것이 좋다.

셋째, 외형 수리는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중고차 판매를 결심하면 평소에 안 보이던 흠집 때문에 차량 상태를 복원하려고 시도한다. 사고로 인한 수리를 제외한 흠집이나 찌그러짐 등은 개인이 수리하지 않아도 된다. 딜러가 차량 상품화 과정 중 알아서 복원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손대지 않고 파는 것이 과잉 수리를 면하는 방법이다.

넷째,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자. 딜러가 매도비, 이전비, 출장비 같은 부대 비용을 고객에게 고스란히 부담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비용은 중고차 딜러 측에서 내야 하는 부분이다. 이런 사실을 모르고 추가 금액을 지불하는 경우가 허다해 주의해야 한다.

다섯째, 중고차 판매 시 필요한 서류 준비는 기본이다. 중고차를 판매할 때는 인감(본인사실확인서)과 차량등록증이 필요하다. 사업자인 경우에는 사업자등록증도 있어야 한다. 매도 방법에 따라 필요 서류는 조금씩 달라질 수 있으니 미리 알아보는 것이 품을 줄이는 방법이다.

이 밖에도 중고차 딜러 또는 중고차 판매 앱을 통해 최소한 3군데 이상에서 견적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여러 업체로부터 세부 견적을 받아보면 어떤 곳에서 엉뚱한 트집을 잡아 허위 감가를 하려 하는지 비교 확인할 수 있다. 소유권 이전은 ‘몇 월 며칠에 하겠다’는 특약 사항을 계약서에 명시하는 것도 필요하다. 차량 매입 후 명의 이전을 뒤로한 채 차량을 볼모 삼아 이런저런 수리비를 요구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차량 판매 후 인도 시점 이후부터 발생하는 민·형사상 모든 책임은 구매자에게 있다’는 내용도 계약서에 명시하는 것이 안전하다. 인도 시점부터 명의 이전까지 걸리는 기간에 과속이나 주차 위반, 사고를 당하면 그 책임은 아직 소유주인 판매자에게 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승욱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37호 (2021.12.08~2021.12.1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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