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8 (목)

박범계 "스러져가는 모래성이 진실의 파도 못막아"…尹사단 겨냥

댓글 13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검찰 내 반발에 심기불편 "검찰개혁 최종지점은 조직문화 개선 실감"

대검 감찰부 진상조사 보고누락 논란에는 말 아껴

뉴스1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11.30/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박범계 법무부장관은 9일 "검찰개혁의 최종 지점이 조직문화 개선에 있음을 실감한다"며 "제가 다녀본 일선의 여러 검찰청에서 수없이 마주했던 그 검사들의 달라진 분위기는 신기루가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박 장관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새로운 파도가 일렁이기 시작했다"며 "스러져가는 모래성이 진실의 파도를 막을 순 없다"며 이렇게 밝혔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이성윤 서울고검장 공소장 유출 의혹 수사와 관련해 최근 검찰 내부에서 반발이 상당하고, 이른바 '윤석열 사단'인 한동훈 검사장(사법연수원 부원장)이 전날 박 장관을 직격한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박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우리 검찰 조직 문화가 건강한 쪽으로 바뀌고 있다"며 "아직 진실 앞에 모래성이 있는 부분에 대해선 간과하지 않겠다는 뜻에서 '진실의 파도'라는 표현을 썼다"고 부연했다. 검찰개혁 노력으로 조직문화가 건강한 방향으로 바뀌고 있지만 여전히 '모래성'이 남아 진실의 파도를 막으려 한다는 취지다.

'이성윤 서울고검장 공소장 유출 사건'의 공수처 수사 등에 반발하는 검사들을 겨냥해선 "공소장 유출 건에 대해 당사자도 아닌 분들도 말씀을 하는데 그게 과연 조직문화로서 바람직하느냐"며 "일부 검사들이 그렇게 얘기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당사자도 아닌 분들'이라고 표현한 것은 한 검사장을 비롯한 일선 검사들의 반발에 대한 불만으로 읽힌다.

한 검사장은 전날 언론에 공소장 유출 수사 논란 관련 입장문을 내고 "진짜로 '원칙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박 장관은 왜 국회의원 시절 법무부에 요구해 재판 전에 공소장을 받았는지 묻고 싶다"며 "게다가 국정농단 특검법에 수사 중 수사내용 무제한 공개가 가능하도록 하는 전대미문의 특별조항까지 넣은 것은 다름 아닌 박 장관이었다"고 날을 세웠다.

박 장관은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 대한 부실 수사 의혹과 관련해 감찰 지시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결국 진실의 문제인데 작금의 여러 현안 수사 등을 포함해 제가 가진 생각이 있다. 윤우진 사건에 대한 감찰 등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진실하면 되는 것"이라고만 답했다.

이성윤 고검장 공소장 유출자를 찾는 도중 이 고검장 측근인 친여 성향 간부가 열람했고 이를 2차 가공한 정황을 포착하고도 해당 조사내용을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이 의도적으로 법무부에 보고 누락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대검 감찰부가 '덮은게 아니라고' 입장을 냈던데 자세한 내용은 들어가서 보고받아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검찰총장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실(수정관실)을 대검 반부패부 산하로 개편할 가능성에 대해선 "수정관실의 조직 체계와 기능 등에 대해 어떻게 새롭게 디자인할 지 논의 중에 있다"고 했다. 박 장관은 그간 여러차례 수정관실 폐지 방침을 드러내왔다.

한편 한 검사장은 이날 박 장관의 발언에 대해서도 입장문을 내고 "법무장관이 헌법상 알권리와 사법시스템을 망가뜨리는 것을 비판하기 위해서 무슨 '자격'이 그렇게 필요한지 모르겠다"며 "잘못을 비판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자격이 아니라 과거 언행을 기억할 약간의 기억력과 보복을 감당할 약간의 용기 뿐"이라고 일갈했다.
seeit@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