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국어 ‘역대급 불수능’ 대입 변수로…‘문과생 불리’ 현실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인문·상위권 입시 국어에서 갈릴 듯…대입 변수로

첫 문·이과 통합수능…‘문과생 불리’ 논란 그대로

이과생, 교차 지원 의사 33%…문과생들 ‘초비상’

이데일리

이규민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위원장이 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수능 성적표는 오는 10일 수험생들에게 교부된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신하영 김의진 기자] 9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발표한 2022학년도 수능채점 결과 국어가 향후 대입의 새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역대급 난이도로 꼽혔던 2019학년도 수능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확인된 탓이다.

국어, 역대급으로 어려워…상위권 변수

올해 수능은 전 과목 만점자가 전년도 6명에서 1명으로 급감할 만큼 ‘불수능’으로 확인됐다. 국어·수학·영어 등 주요 과목 중 특히 국어가 어려웠다. 올해 국어 만점자는 전체 응시생(44만6580명) 중 28명(0.01%)에 불과하다.

교육계에선 올해 수능 국어가 ‘역대급 불수능’으로 불렸던 2019학년도와 비슷한 수준이란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올해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2019학년도(150점)와 1점 차에 불과하다. 오히려 만점자 수·비율로 보면 올해는 28명, 0.01%에 그친 반면 2019학년도에는 148명, 0.03%로 올해 시험이 더 까다로웠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지난해 수능 때와 비교해도 국어 만점자 수는 151명에서 28명으로 급감했다.

이처럼 올해 국어가 상당히 어렵게 출제되면서 향후 대입에서 새 변수로 떠올랐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올해 정시에서는 인문·자연계 상위권 모두 국어에서 당락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도 “최상위권 응시생 사이에선 국어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고 분석했다.

‘이과생 침공’ 전망에 문과생들 울상

첫 문·이과 통합으로 치러진 올해 수능에서 국어와 수학은 공통+선택과목 구조로 출제됐다. 수학의 경우 공통과목 문항이 22개, 선택과목이 8개다. 학생들은 문·이과 구분 없이 공통과목을 푼 뒤 본인 선택에 따라 8개 문항은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과목을 응시하게 된다.

평가원은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통과목 성적에 따라 수험생들의 원점수를 보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번 수능에서 ‘문과생 불리’ 논란이 불거진 배경이다. 문과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확률과 통계’ 응시생들의 표준점수가 하향 조정되는 탓이다. 앞서 종로학원은 이번 수능 수학 1등급에서 ‘확률과 통계’ 응시학생 비율이 10.5%에 그칠 것이라고 추정했다. 나머지 89.5%는 미적분·기하 응시자란 의미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과생 3명 중 1명이 인문계 모집단위에 교차 지원할 의향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문과생들이 긴장하고 있다. 유웨이가 고3 수험생 453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이과생 중 33.2%는 경제·경영 등 인문계 모집단위에 지원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과생들은 비상이 걸렸다. 가뜩이나 문과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선택과목이 표준점수 산출에서 불리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이과생들의 교차 지원이 우려되는 탓이다. 서울 동작구 숭의여고 3 학년 이모양은 “취업난 속에 문과 쪽에서는 사실상 취업의 유일한 돌파구가 경영·경제계열인데 자연계 학생들이 수학에서 상위권을 선점한다면 상경계열 지원은 하지 못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충남 서산의 서령고 3학년 김모양도 “이과생들이 상경계열로 치고 들어오면 문과생들은 문사철(문학·역사·철학과)학과로 하향 지원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평가원, 출제오류 논란에 신뢰도 추락

‘문과생 불리’ 논란이 현실화하면서 수학에선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가 변수가 됐다. 수학 영역에서 1·2등급 인원·비율이 감소한 탓이다. 올해 수학에서 1등급을 받은 응시생은 1만8031명(4.2%)에 그쳤다. 지난해 수학 가형(5.07%)과 나형(5.19%)에 비하면 약 1%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확률과 통계 선택자의 경우 수학에서 상위 등급을 받는 것이 상대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인문계의 경우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전년 대비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법원에서 출제 오류 논란이 불거진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의 정답 결정을 보류하는 집행정치 신청을 인용하면서 평가원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이번 소송에 참여한 양명고 신동욱(18) 학생은 “문제가 오류인 걸 모르고 계속 계산하다가 10분 넘는 시간을 한 문제에 할애했다”며 “평가원은 실수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가 있었는데 이번 일로 평가원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했다”고 말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