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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땐 50년 뒤 2,000만명 사라져···인구 절반이 '환갑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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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닥친 인구재앙···빨라진 인구절벽 시계

저출산 탈피 내건 文정부, 인구절벽 원인 코로나 탓 돌려

2년만에 중위 연령 높아지고 최저 출생아 수 전망은 하향

수당 위주 정책으론 한계···"집값·일자리 등 근본대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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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내 초(超)저출산에서 탈피해 인구절벽 위기를 극복하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지난 2017년 12월 청와대에서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초저출산은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의 수)이 1.3명 미만인 상태를 뜻한다. 바꿔 말하면 임기 내 합계출산율을 1.3명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러나 통계청이 9일 발표한 ‘2020~2070년 장래인구추계’ 결과는 문 대통령의 약속과 정반대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문 대통령 취임 직전 1.17명이었던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84명으로 굴러떨어졌고 오는 2024년에는 0.70명까지 낮아질 것으로(중위 시나리오 기준) 전망됐다. 코로나 영향이 장기화할 경우 출산율이 2025년에는 0.52명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통계청은 이날 경고했다.

이날 공개된 인구 추계의 핵심은 우리 인구구조의 변화가 정부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는 것이다. 실제 2019년 특별인구추계 때 2028년으로 전망됐던 인구 정점 시기는 불과 2년 만에 2020년으로 8년이나 앞당겨졌다. 7년 뒤에나 벌어질 줄 알았던 인구 감소가 당장 올해부터 시작돼 인구 충격 대응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된 셈이다. 통계청 중위 시나리오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인구는 지난해 5,184만 명으로 최정점을 찍은 뒤 감소하기 시작해 2070년 3,766만 명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저위 시나리오(출산율 등 인구 변동 요인이 낮은 수준이라고 가정한 시나리오) 기준으로 보면 같은 기간 인구는 3,153만 명까지 줄어 경부고속도로가 개통했던 1969년 수준까지 낮아지게 된다.

저(低)출산 추세도 당초 정부 예상보다 더 빨라지고 있다. 정부는 2년 전 추계 때만 해도 올해 합계출산율이 0.84명을 기록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뒤 이후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이번 추계에서는 2024년 0.70명(이하 중위 시나리오 기준)까지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저 출생아 수 전망도 당초 올해 29만 명이 탄생해 최저점을 찍을 것으로 봤다가 2023년 23만 3,000명으로 저점을 6만 명 가까이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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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정부가 인구절벽의 원인을 대부분 코로나19 탓으로 돌리고 있다는 점이다.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는 이날 배포한 합동 참고 자료에서 “코로나19로 인해 혼인과 출산이 급감한 가운데 국가 간 이동 제한으로 인구 유입이 급감했다”며 “코로나19 회복 속도에 따라 총인구 추세가 증가로 반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학계에서 인구문제의 근본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되는 집값 급등이나 청년 일자리 부족 현상 같은 문제는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부동산이 세대 간 격차를 벌리는 심각한 문제가 됐는데 인구문제를 다루는 정부가 책임 있는 설명을 내놓지 않는 것은 실망스러운 부분”이라며 “단순 육아 지원 같은 대증(對症)요법보다 근원적 해결책을 강구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현재 일명 ‘저출산 극복 5대 패키지’ 사업을 통해 부부 육아휴직 확대, 영아수당(0~1세 영아에게 월 50만 원), 첫만남이용권(200만 원) 등의 혜택을 주고 있으나 주거나 일자리 같은 근원적 문제는 문재인 정부 들어 대부분 도리어 악화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19와 큰 연관이 없는 고령화 문제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2019년 추계에서 49.5세로 전망됐던 2030년 중위 연령(전 인구를 나이순으로 세웠을 때 가운데 있는 사람의 나이)은 이번 추계에서 49.8세로 더 높아졌다. 2040년 중위 연령도 같은 기간 54.4세에서 54.6세로 높아졌다. 우리나라가 점점 더 빠르게 늙어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지금이라도 저출산 완화 긴급 대책을 펼쳐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기간을 늦추는 동시에 인구구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적응 정책을 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민간 경제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어느 순간 인구문제를 거의 언급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포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국민 출산 인식에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도 “인구가 줄면 세출이 늘고 세입이 감소하면서 정부 정책 결정 자체가 세대 및 사회 갈등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인구 감소에 따른 정책 환경 요인을 지금부터라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세종=서일범 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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