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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푸틴이 우려한 나토 확장… 바이든, 속도조절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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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요구 일부 '외교적 양보'
나토 우방 4개국과 절충점 모색
미·러 정상회담 후속 고위급 회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방지를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는 외교적인 양보를 결정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제안서를 일주일 내에 미국 측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막기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확대 속도를 조절하기 위한 회의를 열 계획이라며 '외교적 양보'를 했다고 보도했다. 화상 회의 이튿날인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0일까지 "나토 확대에 관한 러시아의 우려를 논의할" 고위급 회의 개최를 발표하기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고위급 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동부전선에 드리운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어떤 절충점을 모색할 수 있는지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과 러시아 뿐만 아니라 "주요 나토 우방 가운데 최소 4개국" 역시 참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4개국이 어느 나라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대화를 모색하면서도 만약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긴장을 높일 경우 그에 따른 '심각한 결과'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신 그는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미국이 일방적으로 군사력 사용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을 계기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획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나토가 러시아 인근 동부 지역으로 세력을 확대해 러시아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며 나토 확대를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바이든은 러시아의 요구를 일부 수용해 나토 확장 속도 제한을 요청할 계획이다. 그렇지만 러시아의 세력 확장에 맞서 나토 가입을 원하는 동유럽 국가들과 나토 동맹국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들 국가는 서방이 양보할 경우 푸틴이 군사력을 발판으로 미국의 유럽 안보 약속을 약화하는 목표를 달성할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8일에도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경우 러시아 안보가 위협받는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는 순간 러시아와 국경 지대에 서방의 비상 병력, 군기지, 무기들이 배치돼 러시아를 위협할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미 정보당국에 따르면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병력 17만5000명을 집결시키고, 탄약과 의료물자, 보급품 등을 실어 나르고 있다. 푸틴은 이날 러시아 흑해 소치에서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와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안보 관련 제안서 초안을 작성한 뒤 일주일 내에 미국에 전달해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와 미국 정상이 논의를 계속 이어가기로 했고 실질적인 방법으로 진행하기로 합의했다며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교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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