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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5세대 이동통신

후~ 불었더니 "여기 아프시죠?"…다보스포럼이 꼽은 10대 미래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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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보스포럼 10대 미래기술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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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측정하듯 입김을 불어 당뇨병을 진단한다. 공기 중 무선 신호를 이용해 전자기계를 충전한다." 올해 전 세계를 진보시킨 핵심 기술은 주로 바이오, 환경 그리고 에너지 분야에서 나왔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은 최근 '2021년 10대 기술'을 선정해 발표했다. 다보스포럼은 "전 세계에 영향력을 미치는 혁신적인 기술로 삶을 개선시키고 삶을 변화시키며 지구를 보호할 수 있는 기술 중심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① 탈탄소 가속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탄소를 줄이는 이른바 '탈탄소(decarbonization)' 기술들이 크게 부상했다. 미국이 올해 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선언하는 등 각국이 탄소 저감 정책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탈탄소 기술은 자동차, 항공기, 선박 등 교통은 물론 제조·유통 등 산업 공정에서도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임파서블 버거'나 '비욘드 미트' 등 대체육 산업도 축산업에서 나오는 탄소를 줄인다는 의미에서 탈탄소 기술로 분류된다. 버나드 메이어슨 IBM 최고혁신책임자는 "국제원자력기구처럼 전 세계 환경 현황을 모니터링하는 국제적 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② 스스로 비료 생산하는 농작물


앞으로 농작물에 비료를 주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올 전망이다.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스스로 농작물 비료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기 때문이다. 흔히 사용되는 질소비료는 토양을 산성화시키고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연구진은 콩과 식물이 질소비료가 없어도 잘 자라는 까닭을 찾아본 결과 뿌리에서 공기 중의 질소를 흡수해 비료화하는 시스템이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이 시스템을 콩과 외 옥수수 등 다른 농작물에 적용하는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이 기술이 일반화되면 질소비료 생산에 사용되는 질소 1억t이 사라지고 덕분에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의 1~2%가 줄어들게 된다. 이미 연구가 상당 수준 진척돼 조만간 상업화될 가능성이 높다.

③ 입김으로 질병 진단


음주운전을 측정하듯 질병 진단도 입김을 불어 할 수 있는 기술이 등장했다. 이 기술은 사람의 날숨에 포함된 800개 이상 화합물 농도를 측정해 질병을 진단하는 방식이다. 대개 질병은 환자가 보유한 특정 화합물의 농도를 높인다. 날숨에 아세톤 농도가 높다면 당뇨병을, 산화질소가 많다면 세포 염증을 의심할 수 있다. 코로나19 검사 대체 기구로도 각광받고 있다. 테크니온이스라엘공대 연구진이 지난해 중국 우한에서 날숨을 가지고 코로나19 검사를 한 결과 정확도 95%를 기록했다.

④ 개인별 맞춤 제작 의약품


사람이 약에 맞추는 게 아니라 약이 사람의 질병 특성에 맞춰 실시간으로 주문 제작되는 기술이 개발됐다. 지금까지 약은 세계 여러 지역에서 다단계 과정으로 수개월에 걸쳐 대량생산됐다. 하지만 하나의 질병에도 다양한 유전자 변이가 존재한다는 사실로 인해 개인별 맞춤형 약이 부상했다. 이 기술은 여러 약재를 튜브를 통해 일종의 약재 혼합 공간인 반응실로 흘려보내 약을 만드는 방식이다. 이미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가 2016년 냉장고 크기의 맞춤형 약제조기로 알레르기 치료제 등을 성공적으로 만들었다. MIT를 비롯해 존슨앤드존슨, 노바티스, 화이자 등 대형 제약사들이 이미 관련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⑤ 무선에서 뽑아 쓰는 전기


저전력을 사용하는 전자기구들이 배터리 방전 걱정 없이 무선에서 전기를 뽑아서 충전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는 5세대(5G) 출현이 가져다준 변화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5G를 통해 무선 신호가 더 높은 수준의 전자기 영역으로 이동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한 게 주효했다. 예를 들어 사물인터넷(IoT)에 사용되는 작은 센서 내 작은 안테나가 무선 신호에서 증폭된 직류 전기에너지로 충전을 할 수 있게 된다. 이 기술은 각종 사물에 센서와 통신 기능을 내장해 인터넷에 연결하는 IoT 사용을 크게 확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⑥ 건강수명 연장


단순 수명 연장보다는 '건강수명' 연장이 보건의료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했다. 질병 없이 오래 사는 것이 삶의 질 향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오믹스(omics)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오믹스는 대량의 생체 데이터를 중첩시켜 연관 관계를 분석하고 이를 분자 수준이 아닌 세포나 조직, 개체 수준에서 생명 현상의 모델 연구를 하는 분야다. 특히 유전자 연구를 통한 노화 과정을 밝히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재 100여 개 업체가 건강수명 연장을 위해 유전자를 통해 각종 기법과 약을 개발하고 있다.

⑦ 녹색수소


수소는 대개 화석연료를 사용해 생산된다. 천연가스, 석탄 그리고 오일이 고온의 증기에 노출돼 수소가스를 생성하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수소 생산은 매년 8억3000만t의 이산화탄소를 유발한다. 그러나 최근 물을 분리해서 생산되는 이른바 '녹색수소(green hydrogen)'가 등장했다. 이는 수소 생산 시 이산화탄소 배출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고, 더 정제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일반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것과 비교해 독성 물질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

⑧ 비접촉식 의료 장비


앞으로 혈당 관리를 위해 주삿바늘로 피부를 찌르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현재 100개사 이상이 혈당 등 중요 건강 정보를 비접촉식으로 확인할 수 있는 무선 휴대용 기구를 개발 중이기 때문이다. 이 기구들은 땀, 눈물, 오줌 등을 이용하며 스마트폰과 유사한 수준의 저전자파를 활용한다. 예컨대 전자적 기능을 담은 콘택트렌즈는 눈물을 분석해 당뇨 환자의 혈당을 체크할 수 있다. 또 웨어러블 전자장비처럼 무선통신의 발전으로 의사가 필요하면 원격의료로 치료가 가능해질 수 있다.

⑨ 현지 재료로 만드는 3D 프린터 주택


3D 프린터로 주택을 제작하는 것은 여러 나라에서 시행 중이다. 이미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 텍사스주 오스틴 등에 3D 프린터로 만든 주택이 있다. 최근 3D 프린터 주택 제조 기술은 열악한 기반 시설로 인해 재료 운송이 어려운 곳에서 현지 재료로 지을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점토나 모래, 섬유 등을 3D 프린터에 적용해 저비용으로 쉽게 주택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⑩ 우주 사물인터넷(IoT)


오늘날 센서와 통신을 통해 상호 연결시키는 IoT 기기가 100억개에 이르고 향후 10년 내 이 숫자는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 이동통신은 도달 거리가 지구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연결성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 이에 따라 최근 우주 기반 IoT 시스템이 각광받게 됐다. 일론 머스크는 민간 우주 기업인 스페이스X를 통해 저궤도 소형 위성 1만2000개를 쏘아 올려 전 세계가 이용 가능한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구축하는 '스타링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윤원섭 기자(세계경제포럼 미디어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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