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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역대급 '불수능' 현실로···영어 1등급 반토막에 전체 만점자는 단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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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원, 2022학년 수능결과 발표

국어 표준점수 역대 두 번째로 높아

만점은 28명 그치며 5분의 1 토막

수학 만점자 2700명 모두 이과생

문과생 수능최저등급 확보에 비상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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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불수능’ 논란을 야기한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제로 지난해보다 매우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 과목 만점자는 1명으로 지난해 6명에서 대폭 줄었고 국어 만점자도 28명으로 전년 대비 5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영어 1등급 비율은 반토막이 났다. 사상 첫 문·이과 통합 체제로 치러진 올 수능은 수학에 약한 문과생에게 불리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는데 현실로 드러나는 양상이다. 수학 만점자는 2,702명인데 모두 이과생으로 추정된다. 수시에서 일부 문과생들의 수능 최저등급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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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수 모두 역대급 난이도=수능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9일 ‘2022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했다. 영역별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을 보면 국어는 149점이었다. 전년도 144점보다 5점 상승했다. 현 수능 체제(표준점수 전면 도입·2005학년도) 도입 이래 2019학년도(150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의 원점수가 평균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높아지고 시험이 쉬워 평균이 높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낮아진다. 지난해 수능에서 국어가 까다로웠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올해는 더 어려웠다는 뜻이다. 국어에서 만점을 받은 학생은 28명에 그쳤다. 전년도 151명 대비 5분의 1수준이다.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147점이었다. 이과생들이 보는 수학 가형, 문과생들이 보는 나형의 지난해 표준점수 최고점이 모두 137점이었는데 무려 10점이나 치솟았다. 1등급(상위 4%) 커트라인을 보면 국어는 131점으로 전년과 동일했고, 수학은 137점으로 전년(가형 130점·나형 131점)보다 상승했다.

절대평가로 등급만 나오는 영어 영역도 전년보다 어려웠다. 1등급(90점 이상)을 받은 수험생이 2만 7,830명(6.25%)으로 전년 5만 3,053명(12.66%)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영어에 절대평가가 도입된 2018학년도 이래 2019학년도(5.3%) 이후 두 번째로 1등급 비율이 낮다.

올해 수능 전체 만점자는 단 1명이었다. 재학생이 아닌 졸업생이고 탐구영역에서 사회탐구를 응시했다. 강태중 평가원장은 “학생들이 어렵게 체감했다는 사실을 중요하게 받아들인다”며 “코로나로 인한 학력 저하가 반영됐는지 더 분석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이과 수학 격차 확인···수시 최저등급 충족 난관=올해는 문·이과 통합 수능 체제에 따라 국어·수학이 ‘공통과목+선택과목’ 형식으로 치러졌다. 국어·수학 모두 성적을 문·이과 학생 통합해서 산출한다. 수학에서 강세를 보이는 이과생이 우위를 보일 것이란 예측이 많았는데 현실로 드러나는 모습이다.

실제로 올 수능 수학에서 만점을 받은 수험생은 2,702명인데 입시 업계에서는 모두 수학 선택과목으로 ‘미적분’을 택한 이과생으로 추정한다. 수학 1~2등급을 받은 학생은 4만 9,948명인데 이 중 약 80%가 ‘미적분’과 ‘기하’를 택한 이과생이고, ‘확률과 통계’를 택한 문과생은 20%에 불과할 것으로 입시 업계는 보고 있다. 수학에서 예상대로 문·이과 격차가 크게 발생한 것이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학에서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문과생이 상위 등급을 받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인문계열의 경우 수시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분석했다.

◇정시서 최상위권 국어가 당락···이과생 교차지원 늘 듯=정시에서는 최상위권(1등급)의 경우 국어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어 1등급의 표준점수 분포도가 131~149점으로 무려 18점이나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특히 수학 1등급 대부분이 이과생이어서 이과 최상위권에서는 수학보다 국어의 변별력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인문계·자연계 상위권 모두 국어가 당락을 가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과의 경우 상위권이 두터워져 의예과 등을 중심으로 치열한 눈치작전과 경쟁이 예상된다.

인문계열 상위권 학생은 이과생들의 교차 지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과 학생들이 수학 점수 우위를 앞세워 인문계 모집단위로 상당수 교차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문과생의 경우 수학 가중치를 높게 두는 대학이나 상경계열을 지원할 때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 수능 응시생은 44만 8,138명으로 집계됐다. 재학생은 31만 8,693명, 졸업생과 검정고시 합격자 등은 12만 9,445명이었다. 졸업생 응시 인원이 3,527명 늘어나 졸업생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시 모집 원서 접수는 이달 30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며 가·나·다군별로 한 곳씩 세 번 지원할 수 있다.

한동훈 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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