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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보유세 전가·임대차법 영향…아파트 월세거래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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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아파트 월세지수가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도 역대 최대치를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격과 거래량이 동반 상승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가운데 집주인들이 세금과 대출 규제 강화, 금리 인상 등으로 늘어난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하는 행태도 벌어지고 있다.

9일 KB부동산 '월간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11월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108.6을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5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KB아파트 월세지수는 전용면적 95.86㎡ 이하 아파트의 월세 가격을 지수화한 지표인데, 조사 대상인 서울(강북 14개구·강남 11개구), 인천, 경기, 수도권 모두 지난달 통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를 썼다. 이 지수는 2019년 1월 월세 가격을 100으로 두고 계산한다. 그동안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5년 12월 이후 큰 변동 없이 99~100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임대차법 도입 이후 16개월 연속 쉼 없이 올랐다. 지난해 말부터는 상승세가 더 가팔라졌다. 인천과 경기의 아파트 월세지수 역시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임대차 시장에서는 월세 거래량 증가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월세가 포함된 아파트 임대차 거래량은 6만28건으로 1~11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매년 4만건대 중반(11월 누계)을 오르내리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작년 5만건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는 6만건대까지 뚫어냈다.

문제는 내년이다. 내년 7월이면 임대차법 도입 2년을 맞는데, 계약갱신청구권 만료 이후 기존 갱신계약이 신규계약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전·월세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최근 종합부동산세 고지 등으로 보유세에 부담을 느낀 집주인들이 당장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월세로 관심을 옮기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의 월세화가 진행되면 가구 주거비 부담은 커지고, 전세 물량이 줄어들면 전세 가격을 일부 밀어올리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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