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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선봉장 영국, 오미크론 확산에 결국 두 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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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英총리, '플랜 B' 발표... '자유의 날' 이전 회귀
마스크 착용 확대·재택 근무 부활·백신 패스 도입
보건장관 "오미크론 확진자, 연내 100만명 넘을 듯"
'작년 총리실 성탄절 파티' 의혹, '내로남불' 논란도
한국일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8일 런던 다우닝가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존슨 총리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급증하자 '플랜 B' 방역 조치를 발표했다. 런던=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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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정책을 시행했던 영국이 결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의 걷잡을 수 없는 확산에 두 손을 들었다. 올 연말까지 신규 감염자가 100만 명을 웃돌지 모른다는 경고음까지 울리자, 각종 방역 조치를 부활시키고 나선 것이다. 전면적 봉쇄 조치를 취한 건 아니지만, 사실상 코로나19 방역 규제를 해제한 ‘자유의 날’(7월 19일) 이전 상태로 5개월 만에 회귀한 셈이 됐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저녁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방역의 ‘플랜 B’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우선 기존에는 상점과 대중교통으로 제한했던 마스크 착용 의무 장소를 10일부터 영화관, 극장 등으로 확대한다. 직장인들에게는 13일부터 재택 근무를 권고하고, 각 기업과 고용주에게도 관련 준비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나이트클럽과 대형 행사장에는 ‘백신 패스’(코로나19 음성 증명서) 확인 의무 제도를 도입한다. 존슨 총리는 그러면서 “백신 패스에 부스터샷(추가 접종)까지 포함할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봉쇄 조치만 없을 뿐, 거의 모든 방역 규제가 다시 시행되는 셈이다. 영국 정부는 오미크론 확산 예방을 위해 부스터샷 의무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영국 정부의 플랜 B 가동은 코로나19, 특히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보건 전문가들은 하루 최대 2,000명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으로 입원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크리스 휘티 최고의학보좌관은 “이런 증가세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르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오미크론 변이 감염 건수는 공식적으로는 568건(7일 기준)이다. 그러나 사지드 자비드 보건장관은 “실제로는 20배가량 많은 1만 명에 가까울 것”이라며 “2, 3일 주기로 확진자 수가 두 배로 증가하는 추세에 비춰, 이달 말까지 신규 감염자는 100만 명을 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방역 강화 조치는 ‘내로남불’ 논란도 낳고 있다. 정부의 ‘플랜 B 도입’ 발표가 공교롭게도 ‘총리실 성탄절 파티 스캔들’과 맞물려 빈축을 사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땐 봉쇄 조치로 사적 모임이 금지됐었는데도, 총리실 직원들은 아랑곳없이 파티를 즐겼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실제 이날 미국 CNN방송은 “작년 11월 27일과 12월 18일, 존슨 총리를 포함해 총리실 관계자들이 친목 모임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민영 ITV도 알레그라 스트래턴 당시 총리 비서가 지난해 12월 22일 촬영된 영상에서 ‘성탄절 파티(12월 18일)’와 관련해 웃으며 농담을 하는 장면이 찍힌 동영상을 입수해 공개했다. 야당인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대표는 “존슨 총리가 국민을 바보로 만들고 있다. 국가를 이끌 도덕적 권위가 의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심지어 여당인 보수당에서조차 ‘정부의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새로운 방역 규제가 여론의 지지를 못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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