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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더 크고 선명하게… 삼성 vs LG의 ‘프리미엄 TV’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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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프리미엄 TV 업계도 발 빠르게 변화에 나섰다.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쇼핑몰에 다시 모여들고 있는 글로벌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라인업을 다시 정비한다. 대형급 라인을 앞다퉈 전면에 내세우는가 하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중심으로 한 차세대 기술 시장에서도 새로운 패권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

프리미엄 TV 크기 경쟁에서는 100인치 대전이 펼쳐진다. 거실 한쪽 벽면을 TV로 가득 채울 만한 크기다. 초대형 TV 시장을 주도해 온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LED 99형을 조만간 출시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최근 국립전파연구원에서 전파 인증을 받아 연내 출시가 유력하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마이크로 LED 110형을 출시했고, 100형 이하에서 99형을 시작으로 88형과 76형을 차례로 내놓을 계획이다. 마이크로 LED 99형은 가정용 프리미엄 대형급 TV를 원하는 수요를 공략하기 위한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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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올레드 TV E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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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TV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은 삼성뿐만이 아니다.

LG전자도 내년에 97형 OLED TV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가 최근 국제 포럼에서 97형 초대형 패널을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출시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전까지 OLED TV는 83형과 88형이 가장 큰 크기였다. 97형 OLED 패널이 등장하면 LG전자 외에 소니 등 기존 OLED TV 진영에서도 초대형 TV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는 대형화뿐만 아니라 LG가 주도하던 OLED를 중심으로 새로운 기술 경쟁도 펼쳐지고 있다. 삼성은 내년부터 OLED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차세대 프리미엄 TV인 퀀텀닷(QD) OLED TV를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인 CES에서 공개한다. 이를 위해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패널 양산에 나선다. 적극적으로 OLED 신제품을 알리기 위해 한종희 삼성전자 사장이 직접 현장을 찾는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내년 1월 열리는 CES 2022에서 기조연설에 나선다. 한 사장은 ‘기술은 인류와 지구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가치를 담은 공존의 시대’를 주제로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드는 데 기여하기 위한 삼성전자의 다각적인 노력을 소개하고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기후변화를 최소화하는 데 동참할 것을 강조할 예정이다. 또 개개인에 최적화된 맞춤형 서비스와 서로 연결된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풍요로운 일상을 영위하는 데 도움을 줄 삼성의 혁신 기술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 같은 공격적인 프리미엄 TV 시장 확대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CES 2022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영상디스플레이 부문에서 TV로 11년 연속 최고혁신상을 수상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2022년형 TV 신제품,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TV 플랫폼과 게이밍 모니터가 최고혁신상을 수상했으며, 내년에 출시할 다양한 디스플레이 제품과 올 하반기에 출시한 ‘오디세이 Neo G9’ 게이밍 모니터 등이 혁신상의 영예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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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의 한 가전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LG 올레드 TV를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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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경쟁하는 OLED 전통 명가 LG전자의 확장세도 만만치 않다. LG디스플레이는 하얀빛을 내는 소자가 발광원인 W(화이트)-OLED, 삼성디스플레이는 푸른빛을 내는 발광 소자로 이뤄진 패널에 퀀텀닷 컬러 필름을 입힌 QD-OLED다. 기술적 차이가 있어 비교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연초 목표한 전년 대비 2배 수준인 400만 대 판매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 경우 OLED TV 매출 비중은 전년 24%에서 올해 32% 정도로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자사 판매 비중 중 OLED TV 점유율을 추가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자신감대로 LG전자는 올레드(OLED) TV가 전 세계 14개국 소비자매체의 TV 성능 평가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올해 선보인 차세대 올레드 TV ‘LG 올레드 에보’는 유럽 7개국 소비자매체에서 모두 최고 점수를 받으며 차별화된 성능을 인정받았다.

소비자매체의 평가는 매체가 제조사로부터 평가용 제품을 받지 않고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을 직접 구매해서 성능을 비교한 것이라 신뢰도가 더 높다. 제품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의 객관적인 판단 기준이 되기도 한다.

LG 올레드 에보는 프랑스 소비자매체 ‘크슈아지르’가 264개 TV 제품을 대상으로 진행한 평가에서 16.2점으로 최고점을 받았다. 이 매체는 LCD TV에서는 볼 수 없는 명암비로 놀랍도록 세밀한 이미지를 구현한다”며 호평했다. 올레드 에보를 포함한 LG 올레드 TV 9개 제품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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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한종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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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소비자매체 ‘탱크’는 LG 올레드 에보에 대해 “뛰어난 색상, 훌륭한 명암비와 사운드 등 좋은 TV가 갖춰야 할 모든 것을 갖췄다”며 최고 평점인 80점을 부여했다.

이 외에도 LG 올레드 TV는 미국, 호주, 영국,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웨덴, 포르투갈, 스페인, 체코, 벨기에, 핀란드 등의 소비자매체가 실시한 TV 성능 평가에서도 모두 최고 평가를 받았다. 해외 유력 매체들도 LG 올레드 TV의 성능에 호평했다. 미국 IT 전문매체 ‘BGR’는 LG 올레드 에보를 올해 최고의 TV 가운데 ‘최고 TV’로 선정하며 “TV로 무엇을 시청하더라도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극찬했다. 매체는 ▲완벽한 블랙 표현 ▲아름다운 이미지 구현 ▲세련된 디자인 등을 갖춘 LG 올레드 에보에 대해 “TV에서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IT 전문매체 ‘트러스티드리뷰’는 LG 올레드 에보는 뛰어난 화질은 물론, 우아하면서도 슬림한 디자인과 뛰어난 게이밍 성능까지 갖춘 제품”이라며 올해 매체가 선정한 최고의 TV로 꼽았다. 영국 IT 전문매체 ‘테크레이더’도 LG 올레드 에보를 올해의 TV로 선정했다.

남호준 LG전자 HE연구소장 전무는 “한층 더 진화한 LG 올레드 TV의 차별화된 성능과 고객 신뢰를 기반으로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기대로 OLED TV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옴디아는 최근 올해 올레드 TV 출하량 전망치를 기존 610만 대에서 650만 대로 상향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580만 대로 전망했던 올레드 TV 출하량을 지난 6월 말 610만 대로 상향 조정한 이후 두 번째 조정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올레드 TV 시장이 옴디아 전망치인 650만 대를 뛰어넘어 작년의 2배까지 이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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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올레드 TV EVO


반면 프리미엄 LCD인 미니 LED 시장은 주춤했다. 옴디아는 미니 LED TV 출하량 전망을 210만 대로 예상했다. 옴디아는 지난 8월까지만 해도 미니 LED TV 출하량을 490만 대로 전망했는데, 이를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시장조사업체가 기존의 출하량 전망을 불과 두 달여 만에 절반 이상 하향 조정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미니 LED는 100∼20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아주 작은 LED를 말한다. 크기가 작기 때문에 백라이트에 더욱 촘촘하게 배치할 수 있어 미니 LED를 적용한 TV는 기존 LCD TV 대비 더 밝고 선명한 화면을 구현할 수 있다. 지난 2019년 중국 TCL이 처음으로 선보인 이후 차세대 LCD TV 기술로 기대를 모았다.

특히 올해는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포함해 유력 TV 제조사들이 앞다퉈 미니 LED TV 신제품을 출시하며 미니 LED TV 시장이 본격 개화될 것으로 기대됐었다.

업계는 미니 LED TV 부진의 가장 큰 이유로 높은 가격을 꼽는다. 비싼 가격에도 성능이 확실한 올레드 TV와는 달리 미니 LED TV는 기존 LCD TV의 한계로 지적됐던 명암비를 개선했음에도 여전히 빛샘, 플리커(Flicker) 현상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에는 아직 가격 대비 효용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옴디아는 통상 미니 LED TV에 들어가는 재료비가 일반 LCD TV의 4배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미니 LED TV에는 일반 LCD TV 대비 10배 이상 많은 LED 모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실제 시장에서 미니 LED TV는 65형 기준 일반 LCD TV 대비 3~4배가량 높은 가격대에 판매되고 있다. 옴디아는 미니 LED TV 제조업체들이 백라이트에 탑재되는 LED 수를 줄이는 등 비용 절감에 중점을 두고 전략 변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부터는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등의 영향으로 프리미엄 TV 위주로 유럽, 남미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 기회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이에 맞춰 각 사가 서로 강점을 지닌 영역에서 맞불 작전을 놓으면서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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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HDR10+ 기술 적용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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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CJ·아마존

LG는 넷플릭스 손잡고 화질 경쟁


삼성전자는 고화질 TV 시장 선점을 위해 콘텐츠 공룡인 CJ와 기술 보급 협력을 시작했다. 이에 질세라 LG전자는 자사 TV에 탑재한 기술을 사용하는 애플TV+와 손잡고 프로모션에 나섰다. 콘텐츠사와 제조사 간 ‘합종연횡’이 본격화되면서 프리미엄 TV 시장을 놓고 삼성과 LG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HDR 10+ 콘텐츠 전환 소프트웨어를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CJ올리브네트웍스와 함께 기능 검증을 완료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HDR(고명암비)는 명암 표현 범위를 기존보다 더 향상시키는 기술이다. HDR 기술을 활용하려면 TV뿐만 아니라 콘텐츠도 HDR를 지원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HDR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전용 카메라를 사용하는데 일반 카메라 영상이라도 후처리 과정에서 HDR 효과를 입힐 수 있다. 최근 고화질 프리미엄 TV 시장이 커지면서 이처럼 시각 효과를 극대화해 주는 HDR 기술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HDR 규격은 현재 표준이 없어 HDR 10+와 돌비 비전이 규격 표준화를 위해 경쟁하고 있는 상태다. HDR 10+는 삼성전자가 이끄는 HDR 10+테크놀로지, 돌비 비전은 영상·음향 업체 돌비가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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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2018년형 QLED TV에서 처음으로 HDR 10과 HDR 10+를 지원하기 시작했고 돌비 비전 기술은 현재까지 지원하지 않는다. LG전자는 2016년형 올레드 TV와 슈퍼 울트라 HD TV부터 돌비 비전 기술을 탑재했지만, HDR 10+는 지원하지 않고 있다. 양쪽 기술 모두 화면 구현 면에서는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에 결국 관건은 얼마큼 콘텐츠 제작사 우군을 확보하는지에 달려 있다.

삼성전자는 HDR 관련 콘텐츠의 저변 확대를 위해 자체 개발 소프트웨어를 무상으로 배포했고, CJ올리브네트웍스와 협력해 최초로 기능 검증을 완료하며 본격적인 생태계 확장에 나섰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CJ ENM에서 배급하고 있는 영화 <보이스>를 HDR 10+로 마스터링했고, 이 영화는 이날부터 티빙 등 여러 국내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국내 HDR 영상산업 확장을 위해 HDR 10+에 관심이 있는 업체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기술 지원과 협력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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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달리 LG전자는 기술 개발 선발주자인 돌비 비전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선발주자인 만큼 전 세계 주요 콘텐츠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상대적으로 먼저 선점했다. 대표적으로 해외 콘텐츠 공룡인 넷플릭스가 돌비 비전 규격을 사용하고 있고 최근에는 애플TV+도 돌비 기술을 사용하기로 했다.

LG전자는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애플TV+ 서비스를 연계한 온·오프라인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돌비의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제작된 애플TV+의 고품질 콘텐츠를 쉽고 몰입감 넘치게 즐길 수 있는 LG TV의 장점을 적극 알린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지난 2일부터 자사 스마트 TV 고객을 대상으로 애플TV+ 3개월 무료 체험 혜택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내년 2월 14일까지 LG TV를 통해 애플TV+를 신규 구독하는 고객은 애플이 제공하는 애플TV+ 3개월 무료 이용권을 받아볼 수 있다.

[오찬종 매일경제 산업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5호 (2021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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