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야생마' 푸이그, 한국 사회 적응이 성공의 필수 과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KBO리그 스토브리그] 한때 류현진 동료로 인지도는 확보... 인성 문제는 지켜봐야

최재훈(한화 이글스)의 FA 재계약 이후 한동안 조용했던 스토브리그 시장에 신선한 소식이 전해졌다. 한때 메이저리그에서 이름을 날렸던 선수가 2022년 시즌 KBO리그에서 활약한다는 소식이다.

키움 히어로즈는 12월 9일(이하 한국 시각) 구단 발표를 통해 쿠바 출신의 외야수 야시엘 푸이그와 계약했음을 알렸다. 계약금, 연봉 및 각종 금액의 규모를 합하면 KBO리그 팀에 입단하는 첫 해의 최대 한도인 100만 달러였다.

일단 그동안 KBO리그에 왔던 외국인 선수들 중에서는 기존 인지도가 가장 높은 인물인 것은 확실하다. 류현진(현 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메이저리그에 처음 진출했던 2013년에 등장하여 현란한 플레이로 이름을 알렸던 선수였기 때문이다.

쿠바 출신의 망명 세대, 험난했던 망명 과정
오마이뉴스

▲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가 신규 외국인 선수 몸값 상한선인 100만 달러(약 11억7천만 원)에 야시엘 푸이그(31)와 계약했다고 9일 공식 발표했다. 사진은 야시엘 푸이그. ⓒ 키움히어로즈 제공



1990년 12월 7일 쿠바에서 태어났던 푸이그는 2008년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 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면서 해외 스카우트들의 눈에 띄었다. 이후 쿠바의 리그에서 활약하면서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몇 차례의 망명 시도가 있었으나 쉽게 성공하지 못했다. 망명을 시도하다 발각되어 2011-2012 시즌에는 출장정지 징계로 인하여 한 시즌을 통째로 쉬어야 했던 적도 있었을 정도다.

2014년에 미국과 쿠바의 외교가 정상적으로 다시 이뤄지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쿠바 출신 선수들이 망명을 할 필요는 없어졌다. 그러나 푸이그가 망명에 성공했던 2012년까지만 해도 쿠바 출신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목숨까지 걸어야 했던 시대였다.

망명에 성공한 푸이그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7년 420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하고 마이너리그에서 수련을 시작했다. 당시 쿠바 출신 선수들의 첫 계약들 중 금액 규모가 가장 큰 계약으로 화제를 모았다.

2012년 후반기에 상위 싱글A부터 수련을 시작한 푸이그는 2013년 류현진과 함께 메이저리그 스프링 캠프에 참가했다. 스프링 캠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는 했지만 푸이그는 일단 시즌 개막을 더블A에서 시작했다.

푸이그가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바로 들어가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는 당시 칼 크로포드, 맷 켐프, 안드레 이디어(이상 은퇴) 등 초호화 연봉을 받는 외야수 자원들이 넘쳤기 때문이었다. 류현진 같은 경우 KBO리그 경력직에다 마이너리그 거부권까지 있었지만 푸이그는 한 시즌을 징계로 쉬었던 적도 있었고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푸이그가 메이저리그로 바로 승격되지 못했던 또 하나의 문제는 인성이었다. 난폭운전 이력도 있었고, 스트라이크 판정에 불복할 때 쉽게 흥분하는가 하면, 주루나 공수교대 때 열심히 뛰지 않는 모습 등을 노출하며 집중력에서의 문제를 드러냈다.

그라운드의 야생마, 류현진과의 친분으로도 알려져

푸이그는 2013년 마이너리그에서 40경기를 출전하면서 타율 0.313 8홈런 37타점 13도루를 기록하며 예열을 끝냈다. 그리고 다저스는 켐프와 크로포드가 부상으로 이탈하고 이디어까지 부진에 빠지면서 그 공백을 채울 외야수 자원이 필요하게 됐다.

그리고 결국 2013년 6월 푸이그를 메이저리그 로스터로 승격시켰다. 때마침 류현진이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완봉승을 거둔 뒤 경미한 부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걸렀는데, 이때 임시 선발로 등판했던 맷 매길을 잠깐 메이저리그에 올렸다가 내리고 그 빈 자리에 푸이그가 들어간 것이다.

메이저리그에 올라온 푸이그는 데뷔 경기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타석에서는 4타수 2안타를 기록했고, 경기를 끝내는 과정에서는 뜬공을 잡아낸 뒤 1루로 귀루하던 상대 주자까지 보살로 잡아내면서 병살타를 만들었다.

데뷔 다음 날에 한 경기 홈런 2개를 쏘아 올린 푸이그는 결국 데뷔 네 번째 경기에서 그랜드 슬램까지 터뜨리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때마침 다저스가 한때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하위까지 떨어졌던 시기에 푸이그는 불씨가 꺼져가던 다저스 타선에 기름을 부었던 셈이다.

푸이그의 합류로 지구 꼴찌였던 다저스는 급격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가장 상승세가 뚜렷했던 50경기에서 42승 8패로 무섭게 질주한 다저스는 전반기 마지막 날 승률 5할을 맞췄고, 후반기가 시작되자마자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되찾았다. 그리고 2013년 시즌 6개 디비전들 중 가장 먼저 지구 우승까지 차지했다.

푸이그는 2013년 104경기에서 타율 0.319에 19홈런 42타점 11도루(8실패)를 기록했다. 쿠바 시절 이웃 친구이기도 했던 호세 페르난데스(1992~2016, 전 마이애미 말린스)에게 내셔널리그 신인상을 내주기는 했지만, 류현진과 함께 2013년 다저스의 상승세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기여가 큰 선수였다.

류현진과는 경기 외적으로도 친한 모습들을 자주 보였다. 더그아웃에 앉아 있을 때 후안 유리베(은퇴)까지 3명의 선수가 함께 장난을 치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도 잡히면서 국내 팬들에게는 친숙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쉽게 잡히지 못한 멘탈, 코로나19 확진으로 고초 겪어

푸이그는 이후에도 오프 시즌 과속운전으로 적발되기도 했고, 벤치 클리어링에서 자주 활약하면서 주변에서 멘탈을 관리하는 사람들을 힘들게 했다. 다만 그라운드에서도 열혈 플레이를 선보이면서 빠른 주루와 넓은 수비 범위 등 좋은 모습도 보였다.

다만 경기에서 집중력을 항상 유지하기 힘들었고, 햄스트링 부상은 고질적으로 따라왔다. 돈 매팅리(현 마이애미 말린스 감독)에 이어 데이브 로버츠가 다저스 감독으로 온 이후에는 팀 케미스트리 저하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마이너리그 옵션이 적용되기도 했다.

이후 2017년과 2018년 꾸준히 활약하면서 푸이그는 다저스가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데 기여했다. 2018년 시즌이 끝난 뒤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 되었던 다저스는 2019년 트레이드 마감 시한 때 다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로 팀을 옮겼다.

FA 자격을 앞두고 미국 시민권을 획득했던 푸이그는 2019년 시즌이 끝난 뒤 FA 시장에 나왔다. 그러나 스프링 캠프가 시작될 때까지 푸이그는 새로운 팀을 찾지 못하고 FA 미아가 됐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푸이그의 인성 등 경기 외적인 문제를 관리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것도 원인 중 하나였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을 맞이하면서 메이저리그 시즌 개막도 기약할 수 없게 되어 푸이그는 위기에 놓였다. 그래도 푸이그는 7월 중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협상을 하긴 했는데, 하필이면 그 타이밍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다시 FA 미아가 됐다.

결국 2020년 1년 동안 팀을 찾지 못한 푸이그는 도미니카 공화국 윈터 리그에 출전하며 새로운 진로를 모색했다. 그리고 2021년은 아길라 데 베라크루즈 팀 소속으로 멕시칸 리그에서 활약했다.

KBO리그에 오게 된 푸이그, 한국 문화 적응할 수 있을까

푸이그의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861경기 타율 0.276에 OPS 0.822 834안타 132홈런 415타점 295볼넷 79도루 441득점을 기록했다. 2021년 멕시칸 리그에서는 타율 0.312에 OPS 0.926을 기록하며 해외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분명 기량으로만 보면 호타준족에 수비도 나쁘지 않은 모습이다. 그러나 성격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여 가끔 경기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난폭운전이나 가정폭력 혐의 이력이 있었으며 최근에 성폭행 혐의로 고소까지 당했다가 합의를 하기도 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하여 푸이그는 처음 FA 시장에 나왔을 때도 여러 팀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지 못한 것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키움은 푸이그와 여러 차례 협상을 시도했으나 메이저리그에 대한 미련이 있어 거절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선수 본인이 코로나19 확진 판정까지 받으며 힘들었던 시기를 보냈다. 이후 푸이그는 약물 치료 등을 통해 멘탈 관리에 들어갔으며 각종 물의를 일으켰던 문제들도 법적으로 해결을 봤다.

그러던 중 키움 히어로즈의 고형욱 단장이 도미니카 공화국 윈터리그 현장을 찾아 푸이그의 경기 모습을 지켜봤다. 고형욱 단장은 현지에서 푸이그와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누며 이전에 알려졌던 모습에 비해 인격적으로 많이 성숙해졌음을 느꼈다고 밝혔다.

푸이그가 결국 키움과 계약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 중 하나는 메이저리그의 직장 폐쇄 상황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MLBPA)의 새로운 협상이 결렬되어 메이저리그의 모든 행정적 업무들이 멈췄고, 선수와 구단이 계약을 하더라도 계약서에 서명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FA 선수들은 사실상 미아가 된 상태다.

최근 KBO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던 일부 외국인 선수들이 다시 메이저리그 계약을 체결한 사례들이 계속 나왔다. 에릭 테임즈(현 요미우리 자이언츠)나 조쉬 린드블럼 등이 밀워키 브루어스와 계약하기도 했고, 크리스 플렉센(현 시애틀 매리너스)도 2020년에 임팩트를 보여준 뒤 메이저리그로 복귀한 사례다.

일단 기존의 외국인 선수들과 비교하면 인지도에 있어서는 역대 최고의 선수다. 그러나 지난해 마이크 몽고메리(전 삼성 라이온즈)가 그랬듯이 성격을 통제하지 못하여 팬들에게 외면을 받게 된 사례도 있었듯이, 푸이그가 KBO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인성에 대한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푸이그는 취업 비자 발급 등의 행정적인 절차를 마친 뒤, 2022년 스프링 캠프 전에 대한민국에 입국할 예정이다. 코로나19에 확진되었던 적이 있기 때문에 백신을 접종하지 못한 푸이그는 자가격리 기간까지 감안하여 미리 입국해야 한다.

푸이그가 대한민국의 야구 문화나 사회에 적응하는 데 얼마나 시간이 필요할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 고형욱 단장이 말했듯이 인격적으로 성숙해진 모습을 푸이그가 국내 팬들에게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보자.

김승훈 기자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마이뉴스에서는 누구나 기자 [시민기자 가입하기]
▶세상을 바꾸는 힘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오마이뉴스 공식 SNS [페이스북] [트위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