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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 학생들 "미대 A교수 '성비위' 인정됐지만…학교가 '2차 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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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강주희·지혜진 기자 = 홍익대학교 학생들이 제자들에게 성관계를 요구하고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미술대학 A교수의 파면을 다시 한번 촉구하며 학교 측의 엄정한 대응을 요구했다. 사건을 공론화한 지 3개월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인사위원회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홍익대 미대 학생회 등 학내외 20여개 단체로 구성된 '홍익대 미대 인권유린 A교수 파면을 위한 공동행동(공동행동)'은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2일 학교가 A교수의 성비위가 인정돼 인사위원회에 회부한다는 취지의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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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홍익대 미대 인권유린 A교수 파면을 위한 공동행동이 조사위원회에서 나온 학교 측의 문제적 발언을 담은 판넬에 F학점을 주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1.12.09 heyjin670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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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행동은 "학교가 성비위 사실을 인정한 것은 분명 진전이지만 피해 학생들이 용기를 낸 지 3개월이 지나도 여전히 징계 권한도 없는 인사위원회에 사건이 머물러 있다는 사실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공동행동은 지난 2일 피해자를 조사하는 조사위원회 녹취록을 공개하며 "학교 측이 피해자에게 2차 가해 및 문제적 발언을 지속했다"고 비판했다.

양희도 홍익대 미술대학 학생회장은 "(조사위원회에서) 표창우 부총장은 성폭력 문제를 다루는 위원으로서 피해자에게 강한 어조로 다그치듯 질문을 하며 심리적 압박을 줬다"며 "한 인사위원은 교수와 학생 사이의 위계질서에서 비롯된 사건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야 함에도 적극적으로 싫다는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냐는 질문을 했다"고 규탄했다.

공동행동이 이날 공개한 녹취록에는 인사위원이 피해 학생에게 "적극적으로 싫다는 의사 표시를 하지는 않았나", "본인은 그런 성적 언동, 대화에 끼는 걸 싫어하는가?", "술 안 마시고 그런 대화를 그냥 쉽게 하는 사람인가?" 등의 발언을 한 내용이 담겨있다.

양 학생회장은 "기초적인 성인지감수성조차 갖추지 못한 이들이 피해자들에게 2차 피해를 안겨주고, 연대하는 대표자를 대놓고 공격하는 이런 상황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손문숙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 상담팀장은 "A교수 사건 피해자들의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자해, 무기력증, 대인기피증, 사건과 관련된 악몽과 같은 증상 등 후유증을 겪고 있다"며 "가해 교수가 몇 년간 피해자들에게 저지른 언어, 신체, 정신적 폭력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한 성적행위로 명백한 성폭력"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가해 교수의 징계와 파면 절차에 피해자의 입장과 의사를 충분히 반영해 최대한 빨리 사건을 처리해야 한다"며 "이번 사건의 정의로운 해결은 학교 당국이 학내 인권침해 문제를 얼마나 심각하게 인식하고 제대로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동행동은 "그동안 우리는 학교 측의 조사와 대응일정을 존중하고 A교수의 조속한 파면을 원했기 때문에 국가인권위원회 진정과 형사고발 절차를 보류하면서까지 학교 측 자체조사 과정에 성실이 응했왔다"며 "공동행동은 A교수의 파면을 더 이상 기다리지 않을 것이다. 2021년 말까지 A교수가 파면되지 않는다면 A교수에 대한 인권위 진정과 형사고발 절차를 재개하고, 학교 측에도 소의 제기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A교수는 "그동안 공동행동의 일방적 허위 주장으로 본 피해가 너무 커서 이제부터 강력하게 대응하려고 한다"며 "공동행동의 기자회견 내용에 따라서 보도자료나 입장문을 향후에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공동행동은 지난 9월 8일과 16일 두 차례 기자회견을 열고 A교수가 제자들을 상대로 성희롱과 갑질, 폭언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공동행동이 접수한 피해 사례에 따르면 A교수는 학생들에게 "너는 나와 언젠가는 성관계를 할 것 같지 않냐", "패 주고 싶다. 진짜 내 학생만 아니었어도"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동행동은 피해 사실 공론화 이후 1만9748명의 지지서명을 받았고, 피해 사례 31건이 추가로 신고됐다고 밝혔다.

heyj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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