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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또 나온 체육관 병상 제안…정부 "그럴상황 아냐, 의료 질 중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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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 치료에 부적절, 가능성도 의문…의료체계서 감당 안 되면 고려할 수도"

"재택치료 비율 높이는 중"

연합뉴스

올해 4월 태국 체육관에 설치되는 코로나19 임시 병상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김서영 기자 = 코로나19 중증 병상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체육관 등에 대규모 임시 중환자 병상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 데 대해 정부는 의료 질을 생각하면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9일 백브리핑에서 "체육관이나 야외 천막 병상은 환자에게 안 좋은 환경이 되고, 의료서비스 질 자체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 한계 요인이 있다"며 도입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유행 규모가 커지면서 위중증 환자도 연일 최다치를 새로 쓰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위중증 환자는 857명으로 직전 최다 기록인 전날의 840명에서 17명 늘었다.

전날 오후 5시 기준으로 수도권의 코로나19 중증병상 가동률은 85.0%로 사실상 포화 상태다. 서울은 88.4%로 문제가 가장 심각하고, 인천은 87.3%, 경기는 81.1%로 역시 상황이 어렵다.

전국 가동률은 78.8%다. 세종과 경북에는 남은 중증 병상이 하나도 없고, 대전과 강원에는 2개씩만 남았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체육관이나 야외에 대규모 임시 중환자 병동을 설치, 자원을 집중해서 병상 문제를 해결하자는 제안을 하고 있다.

지난해 하루 500∼1천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던 '3차 대유행' 때도 환자를 수용할 병상이 부족해지자 체육관이나 컨벤션센터 등을 활용한 대형 임시병원을 운영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당시 정부는 임시 병상은 신규 확진자가 몇천 명 이상 나올 때를 대비한 것이라면서 거점형 중환자 전담병원 등을 우선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에도 정부는 이러한 임시 병상이 중환자를 적절하게 치료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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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평택 박애병원 상황실, 중증환자 병상 위기 지속
[연합뉴스 자료사진]


손 반장은 "의료기관의 중환자실은 밀폐된 시설에서 감염 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체온, 기온, 습도 등 모든 의료적 환경을 최적으로 맞추고 환자를 관리하는 첨단시설"이라며 "체육관이나 야외 천막에 그런 관리를 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굉장히 많은 환자가 발생한 상황에서는 검토할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우리 의료체계에서 감당하는 것이 의료의 질과 적절한 진료 성적을 유지하는 면에서 굉장히 중요한 과제이고 이상적인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마 그런 제안은 중환자 병동이 아니라 일반 병동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외국에서는 중등 환자를 위한 감염병 전담병원을 체육관 등에 설치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환자 병상을 체육관에 설치하는 것이 의학적으로 가능한지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박향 중수본 방역총괄반장도 현재 의료체계 안에서 추가 병상을 확보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행정명령을 발동해 중증병상과 준중증 병상 위주로 확충하고 있고, 코로나19를 집중적으로 진료하겠다는 민간병원이 추가돼 중등증 병상은 목표(690병상)를 초과해 확보(1천103병상)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 "일부 공공병원은 일반진료를 제외하고 코로나19 진료만 보고 있고, 민간병원 중에도 코로나19만 진료하는 병상이 있으며, 국립중앙의료원(NMC)은 모듈 병상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최대한 현 의료체계에서 병상을 확보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의료진의 피로 등 인력 문제, 동선 관리 문제, 환기 등 시설 문제, 일반 진료 문제 등으로 병상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고 박 반장은 설명했다.

그는 체육관에 병동을 만들면 병상 자체뿐 아니라 의료인력도 동반돼야 한다면서 "기존 일반 진료를 포기하고 코로나19 진료에만 집중해야 효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반장도 의료체계에서 추가 병상 확보 자체가 어려워지면 임시 병동을 고려할 수는 있다면서 "장기적인 측면에서 전문가들과 의견을 교류해 고려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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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중증 엿새 연속 700명대...치열한 의료현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부는 병상 문제 완화를 위해 코로나19 확진자 치료 원칙을 입원 치료에서 재택치료로 전환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재택치료자는 3천549명으로, 신규 확진자(7천102명)의 절반 가량이다. 현재 전체 재택치료자는 1만8천404명이다.

손 반장은 "외국과 비교해 재택치료 비율이 굉장히 낮지만, 비율을 높여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은 입원이 필요한 환자를 제외한 환자 대부분을 재택에서 관리하는 체계를 운영 중이지만, 우리나라는 처음부터 모든 환자를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에 입원시켜 관리했다가 지난달 1일 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재택치료 비율을 높여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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