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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던킨 공장 기름때 영상 일부 조작”…공익제보자 檢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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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던킨도너츠 공장에서 만들어진 밀가루 반죽에 노란 기름때로 추정되는 물질이 묻어있는 모습. [KBS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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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지난 9월 던킨도너츠의 비위생적인 공장 모습을 촬영해 공익 제보한 시민의 영상에 대해 경찰이 일부 조작됐다고 판단해 촬영자를 검찰에 넘겼다.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는 던킨도너츠를 운영하는 SPC그룹 산하 비알코리아가 던킨 안양공장 근무자이자 영상 촬영자인 A씨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수사해 A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판단 근거를 상세히 밝힐 순 없지만, 영상 증거 등을 토대로 위법행위가 있었다고 판단돼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말했다.

앞서 A씨는 지난 9월 24일 안양공장에서 밀가루 반죽에 누런 이물질이 떨어져 있는 장면 등이 담긴 영상을 찍어 강은미 정의당 의원 측에 제보했다. 영상에는 도넛 제조시설 환기장치에 기름때가 끼어 있는 장면과 그 기름때로 추정되는 누런 물질이 반죽에 떨어진 장면, 시럽을 담은 그릇 안쪽에 검은 물질이 묻어있는 장면 등이 담겼다.

영상은 의원실을 통해 KBS로 전달됐고, 같은 달 29일 뉴스를 통해 보도되면서 사회적으로 공분을 일으켰다.

이에 비알코리아는 도세호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을 내고 “보도된 위생관리 관련 방송으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현재 보도 내용을 확인중에 있으며 식약처에서도 29일 오전 불시 현장 점검을 진행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향후 대내외적인 조치를 공유하고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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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알코리아는 지난 9월 30일 던킨이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제품을 생산, 판매해왔다는 폭로와 관련해 “제보 영상에 조작 의심 정황이 발견됐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비알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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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비알코리아 측은 이튿날 보도자료를 통해 “제보 영상에 조작 의심 정황이 발견됐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당시 비알코리아는 “공장 내 CCTV를 확인한 결과 7월 28일 A씨가 아무도 없는 라인에서 펜형 소형 카메라를 사용해 몰래 촬영하는 모습이 발견됐다”며 “A씨는 설비 위에 묻어있는 기름을 고의로 반죽 위로 떨어뜨리려고 시도하고, 반죽에 잘 떨어지도록 고무 주걱으로 긁어내는 듯한 행동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장면은 보도에서 사용된 영상의 모습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A씨는 해당 시간대에 그 라인에서 근무하던 직원도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고소장과 함께 해당 영상을 건네받은 경찰은 관련 수사를 진행한 끝에 A씨가 영상을 일부 조작해 업무방해 행위를 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대해 A씨와 함께 문제를 제기했던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측은 “먹거리에 대한 오염을 알린다는 공적 목적이었고, 그렇기에 국민권익위원회에서도 A씨를 공익제보자로 인정한 상황”이라며 “그런데도 경찰이 의도가 명확히 파악되지 않는 영상을 근거로 사건을 송치한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던킨 측이 가맹점에 철저한 위생을 요구하면서도 정작 청소할 시간도 주지 않고 매출을 올리는 데만 급급하다며 지난달 던킨을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처벌해달라는 고발장을 경기남부경찰청에 제출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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