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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임대료 눌렸다" 기업형 임대주택 6년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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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아름 기자]

월세 시장은 커질 수밖에 없다. 최근의 집값 상승이나 임대차3법 때문에 나오는 이야기만은 아니다. 전세가 줄고 월세 비중이 늘어나는 현상은 몇년 전부터 나타났고, 이 때문에 당시 정부는 관련 정책도 내놨다. 2015년 탄생한 기업형 임대주택 '뉴스테이'가 이를 잘 보여주는 정책이다. 그로부터 6년여,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으로 전환된 뉴스테이의 현주소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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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임대차 시장의 확대를 예견한 정부는 뉴스테이라는 기업형 임대주택 정책을 추진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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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난이 극심하다는 뉴스가 매일 쏟아진다.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전세 급감 현상은 이미 수년 전에도 발생했다. 2010년 전국 임차 가구 중 50.3%는 전세, 49.7%는 월세 가구였다. 4년 뒤인 2014년 전세 가구 비중은 월세와 뒤집혀 45.0%까지 떨어졌다. 100가구 중 50가구였던 전세 가구가 45가구로 줄어든 거였다. 전세 시장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뜻이었다.[※참고: 2016년 전세 비중은 39.5%, 2020년 전세 비중은 39.7%를 기록했다.]

2014년 당시 박근혜 정부는 이 변화에 주목하면서 월세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안정적으로 자금을 모을 수 있는 임차 방식이었던 전세의 비중이 줄어든다는 건 그만큼 주거 안정성이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는 뜻이기도 했다.

이때 정부가 택한 건 '임대주택'의 확충이었다. 원리는 간단했다. "보증금이 크게 오르지 않는 질 좋은 임대주택을 만든다면 고액 전세 거주자들이 이주해올 것이고, 기존 민간임대시장의 수요 부담이 내려가면서 자연히 임대차 시장의 안정이 찾아올 거다."

기업형 민간임대주택인 뉴스테이는 그런 배경 속에서 2015년 탄생했다. 당시 국토교통부는 '인천도화 뉴스테이'를 시작으로 보증금을 크게 올리지 않으면서도 8년까지 재계약이 가능한 안정적인 민간임대주택을 소개했다. 처음 발표될 때 뉴스테이는 임대료 5% 증액 제한 최장 8년간 거주 가능 등의 조건으로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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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부터는 대지 확보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뉴스테이 부지는 2015년부터 문재인 정부가 '뉴스테이' 대신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개념을 도입한 2017년 말까지 지정됐다. 뉴스테이를 포함해 변경된 개념인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으로 추진된 사업지는 총 51곳에 달했다.

그중 입주가 끝난 사업지는 30곳이다. 나머지 21곳 중 2곳은 임대주택 대신 재개발을 택하거나 대지를 매각했다. 나머지 사업장 19곳은 2017년 이후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으로 전환돼 대지를 확보하고 있거나 입주를 남겨둔 상태다.[※참고: 2017년 말 국토교통부는 뉴스테이를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으로 바꾸고 초기 임대료 제한 등의 조건을 추가했다. 이를 기점으로 신혼희망타운, 청년주택도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형태로 추진됐다.]

그럼 정부가 뉴스테이 정책 목적으로 내세웠던 '임대시장 안정'은 이뤄진 걸까. 결과를 확인해보기로 했다. 입주가 완료된 30개 단지 중 가장 먼저 입주한 도화 e편한세상을 포함해 e편한세상 테라스 위례 동탄 행복마을 푸르지오 신당 하나 유보라스테이 시흥장현리슈빌더스테이 동탄레이크자이더테라스 등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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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뉴스테이 단지는 첫 계약 갱신을 앞두고 있거나 계약 갱신을 마친 상태다. 뉴스테이 공급을 담당했던 건설사들은 사업 운영 중인 단지에서 발생한 구체적인 공실률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지만 현재 운영 중인 뉴스테이 단지 대부분은 공실이 없거나 공실이 나오더라도 대기자가 많은 상태라고 전했다.

임대료 억제 효과 톡톡

먼저 공실 현황을 분석했다. DL이앤씨가 공급한 '도화 e편한세상'은 2018년 2월 입주를 시작했다. 그로부터 2년이 흘렀으니 계약 갱신 시기를 한차례 넘겼다. DL이앤씨 관계자는 "계약 갱신을 원하지 않는 세대가 나타나도 곧바로 지원자가 생기기 때문에 공실로 남은 경우는 없다"고 설명했다. 화성 동탄신도시에 뉴스테이를 공급했던 대우건설 역시 "대기자만 1000명대에 달하고 현재 공실은 없는 상태"라며 "임대차 시장 공급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뉴스테이에 입주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공실이 없다면 임대료 안정은 이뤄졌을까. 최초로 입주한 뉴스테이인 '도화 e편한세상'의 임대료 변화를 살펴봤다. 최초 계약 당시 기본 임대료는 전용면적 84㎡ 아파트(약 25평ㆍ침실 3개, 욕실 2개) 5층을 기준으로 보증금 6500만원 월 임대료 55만원이었다. 최대 보증금으로 조건을 변경할 경우 보증금 1억3500만원, 월 임대료는 37만5000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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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공급된 뉴스테이의 공실은 거의 없는 상태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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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도화 e편한세상'의 기본 임대료는 보증금 6578만원, 월 임대료 55만6500원으로 각각 1.8%, 1.18% 올랐다. 최대 보증금 조건으론 보증금 1억3662만원, 월 임대료 37만9500원으로 모두 1.2%씩 올랐다. 임대료 최대 상승폭 5%보다 실제 상승폭이 더 작았다.

같은 기간 '도화 e편한세상'이 있는 인천 미추홀구 아파트 월 임대료 변화도 살펴봤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인천 미추홀구 아파트의 평균 보증금과 월 임대료는 2018년 7월 2048만3000원, 64만9000원에서 2020년 7월 2169만원, 66만4000원으로 올랐다. 단순 상승률만 따지면 보증금은 5.9%, 월 임대료는 2.3% 올랐다.

[※참고: 한국부동산원이 인천 미추홀구 아파트 월세 통계를 내기 시작한 건 2018년 7월부터다. 도화 e편한세상의 입주 시기보다 5개월 늦었지만 계약 갱신 전까지 뉴스테이 임대료 변화가 없다는 점을 고려해 통계가 있는 2018년 7월부터 비교했다.]

뉴스테이 공급의 진짜 결과는 첫 입주로부터 8년이 흐른 후 알 수 있다. 뉴스테이를 위해 만들어진 법은 임대기간만 규정해놨을 뿐 그 기간이 지난 이후 뉴스테이 주택의 처분과 관련해선 결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분양 전환으로 집값이 활활 타오를 수 있고, 임대주택으로 계속 공급될 수도 있다. 그러나 뉴스테이의 현재는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의 미래다. 정부가 뿌려둔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은 임대시장의 방어선이 될 수 있을까.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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