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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는 게임인가’ 쟁점은 사행성 • 규제 … 전문가 “게임이면 미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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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게임진

메타버스는 게임이 아니라는 분석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게임으로 규정할 경우 각종 규제로 인해 새로운 시도가 불가능하다는 우려도 존재한다.<사진=메타버스의 대표 주자 중 하나인 ‘제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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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와 게임의 관계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요약하면 ‘메타버스는 게임이냐?’에 대한 논쟁이다. 오는 10일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발표할 메타버스와 게임에 대한 연구용역 결과도 그중 하나다. 메타버스를 게임으로 볼지의 여부다. 당장 게임으로 분류하자는 주장이 나오지는 않을 전망이다. 전문가들도 메타버스가 게임과는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게임을 둘러싼 철통 같은 규제가 메타버스에도 이어질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크다. 역으로 게임에 대한 규제를 재검토할 필요성도 거론된다.

◆“메타버스는 게임 아니야…훨씬 큰 개념”

게임물관리위원회(위원장 김규철)는 오는 10일 오후 2시부터 정책세미나를 개최한다. 세션2에서 메타버스와 게임의 쟁점과 향후과제를 소개한다. 게임위가 올초부터 진행한 연구용역 결과다.

세간의 화두인 메타버스는 법적 성격에 대한 논란이 있다. 가상 공간에서 여러 사람이 모여 소통하고 무엇인가를 한다는 개념이 기존 온라인게임과 유사하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는 김승수 의원이 로블록스, 제페토 등을 거론하며 게임과의 유사점을 지적했다. 김규철 게임물관리위원장도 “합의가 안 이뤄졌다”라면서도 “게임으로 분류할 확률이 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관련 연구용역도 연말에 나온다고 했다.

그러나 면밀히 살펴보면 일반적인 게임과는 확실히 다르다. 가상공간에서의 활동 범위가 다채롭다. 화상회의, 발표회, 각종 공연 등이 이뤄질 수 있다. 참여자들의 경제활동도 가능하다. 가상 의상을 제작하거나 게임을 만들어 판매할 수도 있다. 쇼핑과 금융 등을 결합하려는 시도도 이어진다. 실제 세계에 존재하는 요소를 탑재하려고 노력한다. 오락적 용도의 비중이 큰 게임과는 구분되는 측면이다.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은 “게이미피케이션(게임화)이 적용됐다고 해서 게임이라고 할 수는 없다”라며 “이미 곳곳에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는 많이 쓰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도 “메타버스가 게임적 요소를 가지고 있더라도 확장성을 생각하면 게임으로 한정하기 어렵다”라며 “다양한 실세계가 구현될 것이고 (게임에 비해) 훨씬 큰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게임이라고 규정하면 미래 없다”

메타버스를 게임이 아니라고 강조하는 뒷 배경에는 규제에 대한 우려감도 자리한다. 게임으로 분류될 경우 온갖 국내 규제를 적용 받아 새로운 시도를 제한 받는다.

당장 ‘제페토’나 ‘로블록스’에 탑재된 현금화 기능은 게임이라면 불가능하다. ‘메타버스’가 현실과 이어진 가상세계라는 점을 고려하면 현금화는 핵심을 담당하는 기능 중 하나다. 사용자의 능동적인 참여를 이끄는 부분이기도 하다. 반면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제32조 1항 7조는 게임물의 이용을 통해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을 환전 또는 환전 알선하거나 재매입을 업으로 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이용자가 획득한 가상재화를 현금화할 수 있게 기능을 제공하면 안된다. 국내 게임기업들이 소위 ‘돈버는게임’으로 불리는 플레이투언(P2E) 게임 사업을 해외에서 전개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국내에서 게임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가상자산 거래 생태계를 조성하려는 시도를 할수도 없다. 메타버스가 게임이라면 역시 불가능해진다.

이와관련 황성익 회장은 “메타버스는 게임이 아니다. 앞으로도 게임이 아니라고 할 것이다. 게임이라고 하는 순간 미래가 없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게임물관리위원장을 역임했던 이재홍 숭실대 교수도 “메타버스의 미래를 위해 열어둘 필요가 있지 않나”라며 “메타버스에서 게임은 극히 일부분인데 모두 게임이라고 덧씌워서 미래를 막으면 안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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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인 ‘로블록스’에서는 가상재화의 환전이 가능하지만 게임에서는 불가능하다. 게임에 대한 규제도 재검토할 필요성이 제기된다.<사진=로블록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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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법 바꿔야…패러다임 변화 중”

메타버스가 게임이 아니라고 해도 논란은 생긴다. ‘콘텐츠 서비스’라는 동질성을 감안할 때 메타버스에서는 허용되는 것이 게임에서는 불가능한 부분에 대한 형평성이다. 가령 ‘제페토’와 동일한 구조의 게임을 만들어 이용자들이 게임 내에서 직접 창의성을 발휘해 제작한 콘텐츠를 사고팔게 하고 이를 통해 얻은 가상재화를 현금화할 수 있게 한다면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이를 허용할지의 여부다. 국내 법상 게임은 환전 기능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규정됐기에 기능을 삭제하거나 서비스를 중단할 공산이 크다.

더욱이 한국 게임시장에서 게임 내 아이템이나 재화를 이용자간 서로 거래하는 것이 명백한 불법도 아니다.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약관 등을 통해 아이템 현금 거래를 금지하고 있지만 공공연히 거래가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소위 ‘쌀먹충’이라는 게임을 통해 돈을 버는 이용자를 지칭하는 용어도 존재한다. 단지 게임사가 기능을 제공하면 불법이 된다.

황 회장은 “게임법을 제대로 바꿨어야 했다. 시간도 거래되고 어떤 행위도 거래가 될 수 있는 시대다. 환전이나 이런 부분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시대가 왔다라고 생각한다. 완전히 시대 패러다임이 바뀌었기 때문에 우리가 빨리 바뀌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게임 규제 많아…사회적 합의 필요”

향후 메타버스와 게임의 관계 정립도 필요할 전망이다. 게임을 만들고서 메타버스라고 주장할 기업이 나오지 않을 거라 단정할 수 없다. 메타버스로 포장해 국내법상 허용되지 않는 행위를 시도할 공산이 존재한다. 게임과 메타버스를 구분짓는 기준이다.

물론 현재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메타버스인 ‘제페토’와 ‘로블록스’는 게임과의 구분점이 명백하다. 현금화 가능한 가상재화의 주요 획득 경로가 이용자의 창의력이 가미된 창작활동과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반면 대부분의 게임은 미리 설계된 과정을 수행한 결과로 재화를 얻는다. 창의력이 발휘되는 부분이 사실상 부재하고 확률적인 요소가 강한 측면도 있다.

다만 메타버스 자체를 특정한 형태로 규정하면 안된다는 입장과 게임에 대한 규제의 틀이 변화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박 회장은 “게임의 규제가 많은 것에 동의한다. 게임이 현실과 다른 오락이라고 관념하면서 제한적 요소를 많이 가져갔었는데 이제는 그 경계가 허물어지는 과도기일 수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메타버스인 것 같다”라면서도 “관점의 변화가 예상은 되지만 어떻게 전개될지는 봐야할 듯 하다. 사실 게임은 사행성 요소가 많은 부분에서 제한하고 있다. 메타버스에서 노력을 하거나 창작물을 만들어 판매해서 대가를 받는 것은 뭐라할 수 없을 것 같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다”라고 설명했다.

[임영택 게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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