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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뜨거운 감자 '왕릉뷰 아파트' 진짜 철거까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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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의 공사 중단 명령으로 지난 9월 30일부터 공정이 중단된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대광로제비앙 아파트 전경. [사진 =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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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이 9일 인천 검단신도시 '왕릉뷰 아파트'에 대한 문화재 심의를 예고하면서 새 아파트를 일부 '철거'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방건설 에듀포레힐, 금성백조 예미지트리플에듀, 대광로제비앙아파트 등 3곳의 아파트 단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김포 장릉 주변에 위치하면서도 문화재 심의를 건너뛰고 건설됐다는 논란을 빚고 있다. 문화재청은 아파트 일부를 철거하거나 30~58m의 수목을 심는 두가지 방향으로 자체 분석 결과를 내놨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한 답변으로 김현모 문화재청장까지 나서 "적절한 행정조치를 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기술적으로 가능해도 철거 이후 문화재 구역 밖 아파트 보여 "실효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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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릉뷰 아파트 시뮬레이션 결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따르면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지난달 8일 왕릉뷰 아파트에 대한 자체 경관 분석 결과를 도출했다. 지난 10월 28일 문화재청 소관 문화재위원회는 단지별 시뮬레이션 등 보다 기술적이고 전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를 밝히고, 문화재청에 시뮬레이션(모의분석)을 요청했는데, 이후 나온 첫 결과물이었다.

문화재청은 문화재위 소위원회를 열어 추가 검토를 통해 최종안을 도출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자체 경관 분석 내용이 밝혀지자 논란이 일었다. 아파트를 일부 철거해야 할 가능성이 거론됐기 때문이다. 이들 단지는 지난 2019년 이미 분양이 완료된 단지로, 들어갈 집이 없어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수분양자들이 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문화재청의 경관분석은 문화재보호구역 반경(500m) 안에 있는 에듀포레힐 8개 동과 예미지트리플에듀 3개 동, 대광로제비앙 아파트 9개 동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분석 결과 문화재 심의 기준인 최고 높이 20m 기준에 맞추려면 3개 아파트에서 문제가 되는 동을 모두 4층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김포 장릉이 있는 산의 능선을 기준으로는 대광건영은 기존 20층을 2~5층으로, 대방건설은 기존 20층을 1~19층으로, 금성백조는 기존 25층을 6층으로 확 낮춰야 한다는 분석이다. 주변 인근 아파트(장릉삼성쉐르빌)를 기준으로 높이를 낮추더라도 대광은 13~17층, 대방은 11~18층, 금성백조는 18~19층으로 낮춰야 한다.

건설사들은 잔존 건물 안전성 문제로 아파트 일부를 철거하는 방식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매일경제가 건축 견적 전문 업체를 통해 확인해본 결과 이미 골조가 올라간 건물을 부분적으로 들어내는 것이 기술적으론 가능하지만 사회적 비용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됐다.

현동명 컨코스트 대표는 "골조가 이미 올라간 건물의 일부 지상층을 철거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냐고 묻는다면 '가능하다'라고 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일반 국내 철거 업체들의 기술력이 높지 않기 때문에 해외에서 철거 전문업체가 들어와야 할 가능성이 높고, 아파트 층수에 따라서 크레인이나 가시설 비용이 굉장히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투입될 비용은 만만치 않다"고 덧붙였다.

철거의 실효성 문제도 짚고 넘어가야할 지점이다. 이번 경관 분석 결과에서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문제가 되는 아파트 동을 철거하더라도 문화재보호구역 밖에 있는 기존 아파트가 보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문화재청의 능·원·묘 경관 검토 기준에서는 능의 전면 시야 범위를 확보하고, 능이 마주 보는 산(안산·案山)으로 조망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어차피 철거 이후에도 시야가 완벽히 확보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아파트는 가장 안전성이 검증된 건물이어야 하는데 비용 문제보다 외국 기술로 가능하다한들, 이 안전성에 대해 누가 장담을 하겠나. 해당 동 입주자분들도 당연히 불안해하실거고 지자체도 사용승인을 못 내줄 가능성이 높다"며 "문화재청이 그 기술에 대해 보장해 줄 것도 아니고 몇 년 뒤 만에 하나라도 안전에 문제가 생기면 오롯이 이는 시공사 책임인데 일반적이지도 않은 기술을 주거용 공동주택에 하는 것은 어떤 회사도 쉽게 결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허가 관청 및 문화재청 행정 과실 문제 피하기 어려워


아파트 철거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 하더라도 책임 소재의 문제는 남는다. 인허가 관련 기관들의 '행정 과실' 문제가 대두되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문화재청과 인천 서구청, 김포시청 등 인허과 관련 기관들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건설사들도 철거 명령 등이 나오면 행정 소송 등으로 맞대응할 태세다.

문화재청은 3개 사업장이 개정법에 따른 개별 심의를 받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2017년 개정된 문화재보호법은 문화재 반경 500m를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으로 지정하고, 문화재에 미치는 영향을 심의받게 했다. 문제의 세 단지는 경기도 김포시 장릉(인헌왕후릉) 인근인데, 심의 과정을 건너뛰었다는 것이다.

건설사들은 2017년 땅을 매각한 인천도시공사가 2014년 김포시청에 문화재 주변 환경이 직간접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의 현상변경 허가를 신청했고, 문화재보호법에 따른 저촉 사항이 없다는 회신을 받은 뒤 토지를 매각했다는 이유를 들며 맞서고 있다. 당시 현상변경 허가에는 용적률과 최고 층수(25층)에 대한 문화재청의 승인이 담겨 있었다.

문화재청의 늑장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문화재청이 처음으로 김포 장릉 인근 아파트 건설에 문제가 있다고 인지한 것은 올해 5월이다. 공사 중단이 이뤄진 대광로제비앙과 예미지트리플에듀 아파트 단지가 2019년 착공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2년 가량 손을 놓고 있었던 셈이다. 국정감사 당시 김현모 문화재청장은 감사원 감사 및 책임자 중징계 필요성을 인정하기도 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이 부적절했다는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인천 서구청은 건설사가 토지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토지이용계획확인원과 택지개발지구 토지공고문, 지구단위계획 지침 모두 역사보존구역이 강화된 내용을 담지 못했다. 김포 장릉 관리 주체인 김포시는 2017년 고시 변경사항과 검단 내 아파트가 문화재청의 개별심의 대상임을 알았음에도 인천시에 알리지 않았다.

최근에는 법적 구속력을 가진 국토교통부와 문화재청의 고시가 최근까지도 서로 상반된 내용으로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는 지난 10월 26일 관보를 통해 '인천검단지구 택지개발사업 개발계획(7차)변경 및 실시계획 변경(6차)'을 고시했다. 고시를 통해 국토부는 현재 철거 논란이 불거진 AA11(금성백조), AA12-1(대광건영), AA12-2(대방건설) 3개 구역에 각각 최고층수 25층, 20층, 20층 건축을 골자로 한 개발 계획을 승인했다.

해당 고시에는 교육시설 용지인 인천서구 불로동 238-5일원에 대한 문화재보존영향검토 관련 내용을 언급하기도 했다. 국토부는 이 토지에 대해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해당 건설공사의 시행이 지정 문화재의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행위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하고, 현상 변경 허가 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국토부 고시에는 3개 아파트 부지에 대한 문화재보호법이나 문화재 보존영향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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