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이재명 '사모곡'에···전 이낙연 캠프 공보단장 "집안이 화목해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서울경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초등학교 졸업 뒤 '소년공'으로 공장에서 일하고, 사고로 장애인이 된 이후에도 엇나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 "넘치게 사랑해주던 엄마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난 날을 떠올린 가운데 당내 경선 당시 가장 큰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 캠프에서 공보단장을 맡았던 정운현 전 단장이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정 전 단장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모름지기 집안이 화목하고 평화로워야 모든 일이 다 잘 되는 법"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정 전 단장은 "반대로 집안이 분란스럽고 화목하지 않으면 될 일도 안된다"며 "이는 비단 정치인이나 유명인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장삼이사도 마찬가지"라고도 했다.

정 전 단장은 또한 "내가 알기로 이낙연 전 대표 집안은 화목하다. 우선 두 분이 금슬이 좋다"면서 "사모님은 평소에는 조용한 내조자이나 선거철에는 대표 못지 않게 왕성한 활동을 해 대표께선 사모님을 '정치적 동지'로 여긴다. 여기에 초등학교 동기끼리 결혼한 아들과 며느리도 사이가 좋다고 들었다. 다른 형제들과도 사이가 원만하다"고 썼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어떻게 엇나가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웹자서전 20편을 올렸다.

이 후보는 "누군가 묻는다. 신기하다고. 가난했고, 초등학교 졸업하자마자 공장에 다녔고, 자주 두들겨 맞았고, 팔도 다치고 후각도 잃었으며, 심지어 공부도 못하게 하던 아버지가 있었는데 어떻게 엇나가지 않았느냐고"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흔히 소년공들이 그런 것과 달리 나는 술, 담배도 하지 않았다. 공장 회식 때도 술을 마시지 않았다"면서 "가출한 적도 없고 비행을 저지른 적도 없다. 월급을 받아 빼돌린 적도 거의 없이 아버지에게 고스란히 가져다줬다"고 적었다.

이 후보는 이어 "'어떻게 일탈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은 낯설다. 스스로에게 한 번도 그런 질문을 해본 적이 없다"면서 "대답을 하려 들면 생각은 결국 강이 바다로 흘러가듯 엄마에게 맨 먼저 달려간다. 넘치게 사랑해주던 엄마가 있었으니 일탈 같은 선택지는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 어린 마음에도 엄마를 기쁘게 해주는 일이 가장 우선이었다"고 회상했다.

15살 때 아픈 엄마를 위해 약장수에게 월급을 주고 '만병통치약'을 구입한 사연 등을 언급한 이 후보는 "만병통치약이라는데 엄마의 증상과 딱 맞아떨어졌다. 이 좋은 약을 돈이 아까워 엄마에게 안 사준다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다"면서 "하지만 그 일로 그렇게 혼줄이 날 줄 몰랐다. 한 달 월급을 몽땅 바쳤기에 아버지가 화가 날만도 했다. 그 길로 이틀을 집에도 못 들어가고 우리 집과 뒷집 담벼락 사이에서 잤다"고 했다.

아울러 이 후보는 공부를 포기하고 또 다시 공장에 들어갔다면서 "다시 월급을 고스란히 아버지에게 건넸다. 공부에 쓸 게 아니라면 내게 돈은 의미가 없었다"면서 "그즈음 하루는 엄마가 말했다. 그동안 내가 엄마에게 맡긴 돈이 5만원이라고. 그 와중에도 용돈을 아껴 엄마에게 맡기곤 했던 것"이라고 썼다.

이 후보는 그 돈을 카메라를 사고 싶었지만 어머니에게 금가락지를 선물했다면서 "엄마는 처음에 엉뚱한 데 돈을 썼다고 펄쩍 뛰었지만 어느 날 이렇게 말했다"며 '재맹아, 내는 이 가락지 끼고 있으면 세상에 부러운 것도, 무서운 것도 없데이'라는 어머니의 말을 전했다.

더불어 이 후보는 "엄마는 슬프고 힘든 일이 있으면 손가락의 금가락지를 매만졌다. 그런 엄마를 보면 마음이 짠했다"면서 "그리고 돈이 어떻게 쓰일 때 가장 빛나는지 알 것 같았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어떻게 엇나가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모르겠다. 일탈조차도 사치였던 삶이라고 할까"라면서 "누구나 사는 게 너무 힘들어 잠시 엇나가더라도 멀리 가지는 마시라. 어딘가는 반드시 그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