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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10년 전 중국에서 열린 조던 놀이, KBO 본즈 놀이 이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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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LA 다저스 시절 야시엘 푸이그. 로스앤젤레스 (미 캘리포니아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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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10년 전 이맘 때다. 당시 미국프로농구(NBA)는 지금의 메이저리그(ML)처럼 직장폐쇄에 돌입했다. 선수노조와 구단주 그룹이 이익분배 비율을 두고 팽팽하게 맞서며 리그의 문이 닫혔다. 양측이 극적으로 합의를 이루면서 시즌도 진행됐지만 정상적인 시즌과는 거리가 있었다. 2011~2012시즌은 팀당 82경기 체제가 아닌 66경기 체제, 개막 시점도 10월말이 아닌 크리스마스였다.

리그 문이 닫힌 사이 꽤 많은 선수들이 미국을 떠났다. 데론 윌리엄스와 같은 올스타 선수부터 JR 스미스, 윌슨 챈들러와 같은 수준급 선수들이 유럽 혹은 중국팀과 계약을 체결했다. NBA 만큼 많은 돈을 받을 수는 없지만 직장폐쇄로 인해 무급인 상황에서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NBA 주전 선수 임에도 중국으로 떠난 스미스는 골든 불스 소속으로 경기당 평균 34.4점을 기록했다. 스미스의 NBA 커리어 경기당 평균 최다 득점은 18.1점이다. 스미스는 중국에서 60득점 경기도 펼치면서 중국프로농구(CBA)의 마이클 조던으로 군림했다. 중국에서 32경기를 소화한 스미스는 CBA 시즌이 끝나자 NBA로 복귀했다.

희박하지만 비슷한 상황이 KBO리그에서 벌어질지도 모른다. 지난 2일 ML 작장폐쇄로 인해 ML 선수 모두가 기약없이 리그가 재개되는 시점을 기다리고 있다. 계약을 맺지 못한 프리에이전트(FA) 선수들은 보다 조급하다. LA 다저스 시절 류현진의 동료였던 야시엘 푸이그(31)도 그렇다. ML 팀과 계약이 불가능하자 시선을 아시아로 돌렸다. 키움 구단은 푸이그가 영입 후보 리스트에 있음을 인정했다.

푸이그와 스미스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일단 스미스는 당시 20대 중반으로 기량이 정점을 향하는 시점이었다. 푸이그는 2019년 이후 ML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현역 ML 선수라고 보기는 힘들다. 그래도 연봉 900만 달러를 받던 푸이그가 100만 달러로 연봉이 제한된 KBO리그에 관심을 갖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키움 고형욱 단장은 지난달 도미니카에서 윈터리그를 뛰고 있는 푸이그를 직접 바라봤다. 기량 면에서 전혀 녹슬지 않았다는 평가다.

예상하지 못했던 일은 아니다. ML 사정에 밝은 롯데 성민규 단장은 지난달 “12월 이후에는 한국행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선수가 시장에 나올지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만약 푸이그가 키움 유니폼을 입고 과거 NC 에릭 테임즈처럼 활약한다면, ML 선수의 KBO리그 ‘본즈 놀이’가 이뤄지는 셈이다.

물론 아직 계약이 체결된 것은 아니다. 누구도 푸이그가 100만 달러에 사인한다고 장담할 수 없다. 지난달 NC 임선남 단장도 이 부분을 우려했다. 임 단장은 “몇몇 ML 선수들이 KBO리그를 생각해볼 수는 있다고 본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역시 100만 달러 제한이 아니겠나. 훨씬 많은 돈을 받았던 선수들이 100만 달러 계약을 수용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든 것은 ML 상황에 달렸다. 직장폐쇄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 푸이그 이상의 선수도 아시아를 바라볼지도 모른다. 지난해 에디슨 러셀이 키움 유니폼을 입은 것과 비슷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물론 러셀이 한국에서 고전했던 것을 돌아보면 성공을 장담할 수는 없다. 그래도 빅네임의 한국행은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는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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