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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은행 주담대 변동금리 상단 5% 넘어 고정금리 추월…고정 문의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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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銀 변동금리 연 3.59~5.01% 고공행진, 고정금리보다 높아져

은행 창구 혼합형 주담대 신청 급증…가입비중 본격 증가 예고

뉴스1

서울의 한 은행 대출창구 모습.© News1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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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가 연 5%를 넘어서며 혼합형(고정형, 5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 주담대 금리를 추월했다.

한국은행이 8월과 11월 기준금리를 잇달아 올리면서 주담대 변동금리는 상승세를 지속하는 반면, 앞서 기준금리 인상을 선반영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고정금리는 최근 상승세가 주춤해지면서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하게 됐다.

주담대 변동금리가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하고, 급기야 고정금리를 추월하자 은행 창구에선 그동안 변동금리보다 비싸 가입을 꺼렸던 혼합형 주담대 상품에 대한 문의가 늘기 시작했다.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신규 가입비중이 이미 엇비슷해진 은행도 있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내년 초에도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정돼 있는 등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에 접어든 만큼, 고정금리 상품에 대한 선호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신규코픽스)는 7일 기준 연 3.59~5.01%로 집계됐다. 10월말(연 3.34~4.794%)과 비교해 한 달 새 하단이 0.25%포인트(p), 상단이 0.216%p 급등하며 최고금리가 5%를 넘어섰다.

앞서 가파른 상승세로 10월말 먼저 연 5%를 넘었던 고정형(금융채 5년물 고정금리) 주담대 금리는 이달 상승세가 주춤해졌다. 4대 은행의 이달 주담대 고정금리는 연 3.63~4.99%로, 10월말(연 3.88∼5.246%)과 비교해 하단은 0.25%p, 상단은 0.256%p 낮아졌다.

이처럼 변동금리가 거침없이 오르고, 고정금리는 일부 하락세를 보이면서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더 높은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10월만 해도 주담대 고정금리는 연 3.88~5.246%로 변동금리(3.34~4.794%)보다 하단이 0.54%p, 상단이 0.452%p 높았다. 그러나 이달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3.59~5.01%로 혼합형 주담대(3.63~4.99%)보다 금리 하단은 0.04%p 낮지만, 상단은 0.02%p 높아졌다. 4대 은행 중에선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이달 주담대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를 추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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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대출창구에서 시민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News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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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한 것은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지표금리 등락이 엇갈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은행채(AAA등급 무보증) 5년물을 준거금리로 삼는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공시된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는 1.29%로 전월(1.16%) 대비 0.13%p 올랐다. 올해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된 6월(0.82%)부터 5개월 연속 상승해 하반기에만 0.47%p 올랐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대출자금에 대한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하락한다.

반면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10월말 연 2.656%에서 이달 7일 기준 연 2.291%로 떨어졌다.

금융채는 채권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금리 결정이 즉각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 등의 이슈를 선반영해 움직인다. 앞서 8월, 11월 기준금리 인상 소식에 급격하게 오른 뒤 이벤트가 마무리되면서 상승세가 진정됐다는 분석이다.

주담대 변동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급기야 고정금리를 넘어서는 역전 현상이 발생하자, 은행 창구에선 그동안 변동금리보다 이자가 비싸 가입을 꺼렸던 고정금리 상품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상반기에만 해도 9대 1 수준으로 변동금리 가입비중이 고정금리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며 "그러나 최근 영업점 분위기를 보면 고정금리 신청이 변동금리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온 듯하다"고 전했다.

한국은행 통계에서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지난 6월 18.3%에서 10월 20.7%로 늘었고, 같은 기간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81.7%에서 79.3%로 줄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내년 초에도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정돼 있고,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로 변동금리 상품의 이자 상승 부담은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차이도 줄어든 만큼 앞으로 고정금리 상품 선호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jhk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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