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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스페이스오디티’ 김홍기 대표 “팬 활동 돕는 역할…탈덕해도 ‘블립’은 계속 쓰겠다네요” [스타트업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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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스타’ 관련 데이터 제공하는 앱
소속 아이돌 없는 팬덤 플랫폼
해외 이용자 비율도 30% 넘어
김 대표 등 직원 18명 모두 ‘덕후’
“우린 우리들만의 강점이 있다”

경향신문

지난달 25일 김홍기 스페이스오디티 대표가 팬덤 플랫폼 ‘블립’ 아이콘으로 디자인한 쿠션을 들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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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로 규모를 확장한 K팝 팬덤은 음악산업 소비자에서 산업·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 주체로 자리매김했다. 2017년 설립된 음악 콘텐츠 스타트업 ‘스페이스오디티’는 K팝 팬덤을 대상으로 ‘스타’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는 업체다. 세계 최초로 K팝 대시보드 ‘케이팝 레이더’(2019년 8월), 팬덤 플랫폼 ‘블립’(2020년 6월)을 잇달아 선보였다.

이 중 케이팝 레이더는 약 700팀에 이르는 국내 아티스트들의 동향을 데이터로 알려주는 서비스다. 유튜브·틱톡 영상 조회 수, 음원 재생 수는 물론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팔로어 수, 팬덤 규모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최근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한 김홍기 스페이스오디티 대표는 음악 플랫폼이 다양해지고, K팝 팬층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데이터 중요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음원 역주행 현상이 꾸준히 나타나는데, (음원) 업체들은 (해당 가수나 그룹의) 데이터나 정보 제공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면서 “팬들에게 관련 가수의 동향·팬덤 규모 등을 디지털 대시보드로 제공한 것이 케이팝 레이더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스페이스오디티는 이후 팬덤 플랫폼 ‘블립’도 출시했다. 원하는 K팝 아티스트를 팔로하면 스케줄부터 각종 차트 순위, 팬들 간의 소통 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블립에는 약 60팀의 아티스트가 등록돼 있으며, 매달 신규 아티스트 한 팀을 추가한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 세계 K팝 팬덤 시장 규모는 7조9000억원으로 추산된다. 하이브의 ‘위버스’, 엔씨소프트의 ‘유니버스’, SM엔터의 ‘디어유’ 등 아티스트와 팬을 잇는 플랫폼 사업에 대형 기획사들이 앞다퉈 진출한 이유다. 이 같은 아티스트 지식재산(IP) 중심의 대형 플랫폼 사이에서 블립은 ‘팬덤 친화형’으로 입소문을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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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출시한 팬덤 플랫폼 ‘블립’은 출시 1년 반 만에 누적 다운로드 40만회를 기록했다. 스페이스오디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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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초기 팬부터 열성 팬까지 모든 팬이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블립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아티스트나 기획사의 입장이 아닌, 팬 관점에서 사용자 경험(UX)을 개선했다는 설명이다. 이런 노력으로 블립은 출시 1년 반 만에 누적 다운로드 40만회를 기록했다. 해외 이용자 비율도 30%에 이른다. 최근엔 ‘탈덕’(팬을 그만둠)을 해도 블립은 계속 쓰겠다는 이용자가 적잖을 정도로 자리를 잡고 있다.

김 대표는 “누군가 블립을 ‘고래 싸움에 낀 새우’로 표현하더라”며 “우리는 새우도 아니고 플랑크톤”이라며 웃었다. 그는 “올 초엔 정말 승산이 없는 게 아닐까 하는 우울감에 빠지기도 했다”며 “하지만 고래는 고래대로 사는 법이 있고, 우리는 우리만의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스페이스오디티에서는 현재 18명의 직원이 일한다. 업계 공인 ‘진성 덕후’로 소문난 김 대표처럼 ‘팬 활동 이력’을 인정받은 ‘덕질’ 사원들이라고 한다. 어릴 적 김현철과 봄여름가을겨울을 동경했다는 김 대표는 “지금은 그들과 막역한 사이가 된 터라 ‘성덕(성공한 덕후)’으로 인생의 1차 목표는 이뤘다”면서 “제 삶이 음악을 통해 재미를 찾았듯, K팝을 좋아하는 분들이 저희 서비스를 통해 삶의 재미를 느끼기를 바란다”며 웃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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