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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유출됐다는 이성윤 공소장, 李측근 PC서 나와… 한동수가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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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윤 공소장’ 유출 의혹 관련

李 측근들 PC서 파일 나왔는데 두 차례 법무부 보고때 누락

공수처, 엉뚱한 수원지검 수사

검찰 내부 “조사 결과 왜 발표않나”

이른바 ‘이성윤 공소장 유출 의혹’과 관련, 대검 감찰부가 지난 5월 이성윤 고검장의 핵심 측근인 A 검사장이 검찰 내부망에 접속해 해당 공소장을 복사한 뒤 ‘MS 워드 문서 파일’로 편집해 보관한 것을 확인하고도 정식 감찰로 전환하지 않은 것으로 8일 전해졌다. 특히 대검 감찰부는 한동수 감찰부장 지시로 그 내용을 두 차례 법무부 보고에서 누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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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의혹은 수원지검이 이 고검장을 ‘김학의 불법출금 수사 무마’ 혐의로 기소한 다음 날인 지난 5월 13일 이 고검장 공소장이 편집본 형태로 언론에 유출됐다는 것이다. 당시 대검 감찰부는 박범계 법무장관 지시에 따라 곧바로 조사에 착수했었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성윤 고검장을 기소했던 수원지검 수사팀 또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쪽을 의심하고 유출자 색출에 나섰다가 의외의 결과가 나오자 감찰부가 덮어버린 것”이란 말이 나왔다. 판사 출신의 한동수 감찰부장은 ‘조국 수사’ 이후 ‘윤석열 찍어내기’를 주도하는 등 친정권 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5월 대검 감찰부는 공소장 유출 의혹 관련 포렌식 대상자를 22명으로 좁히고 조사를 진행했다. 5월 13일 ‘편집본’ 형식의 공소장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기 이전 시간대에 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서 공소장을 조회한 검사 등이 22명이었다고 한다. 수원지검 수사팀은 공소장 검색을 아예 하지 않아 포렌식 대상에서 처음부터 제외됐다.

포렌식 결과, 서울중앙지검 중간 간부였던 A 검사장 PC에서 공소장 내용이 담긴 워드 파일이 발견됐다고 한다. 당시 중앙지검장은 이성윤 고검장이었고 A 검사장은 그 핵심 참모였다가 나중에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A 검사장은 5월 13일 오전 7시쯤 공소장을 조회한 뒤 내용을 복사해 따로 편집본을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또 A 검사장 외 다른 B 검사 PC에서도 공소장 내용이 담긴 워드 파일이 발견됐는데 B 검사 역시 이성윤 고검장 밑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 검사장이나 B 검사가 실제 언론에 유출했는지를 떠나 그들이 작성했던 ‘공소장 편집본’이 어떤 경로로든 외부에 유출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조사 결과가 나온 셈이다.

당시 대검 감찰부는 법무부에 두 차례 중간 보고를 했는데 ‘포렌식 대상은 22명으로 좁혀졌다. 수원지검 수사팀의 유출 혐의는 없어 보인다’는 취지의 내용이었고 A 검사장 PC에서 ‘공소장 워드 파일’이 발견됐다는 내용 등은 한동수 감찰부장 지시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유출자 조사는 흐지부지됐다고 한다. 이에 대해 본지는 대검 한동수 감찰부장과 감찰3과장, A 검사장에게 해명을 요청했으나 이들은 답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난 현재 ‘공소장 유출 의혹’에 대해선 공수처가 수원지검 수사팀을 콕 찍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공수처가 엉뚱한 수원지검 수사팀을 지목해 메신저 압수수색까지 했는데도 대검 감찰부는 ‘아직 조사 중’이라는 이유로 ‘유출자 조사 결과’를 함구하고 있다”며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비판이 나왔다.

반면, 박범계 장관은 연일 공수처 수사를 두둔하는 듯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상당수 검사들은 “어차피 재판에서 공개되는 공소장은 공무상 비밀이 될 수 없다”는 의견이지만, 박 장관은 8일 “(공소장 유출이 죄가) 되느냐 안 되느냐는 수사하는 공수처가 일차적으로 판단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법조인들은 “대검 감찰부가 박 장관에게 제대로 보고했다면 나오기 어려운 언급”이라고 했다. 김오수 검찰총장 역시 전날 ‘대검 감찰부 조사 결과를 공개해 달라’는 수원지검 수사팀 요청을 ‘감찰 자율성 존중’이란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

[이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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