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김성태·함익병 이어 노재승 경질 여론에 움찔… 윤석열호 '인사 딜레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인물 영입 경쟁 매달리느라 검증엔 소홀
한국일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충북 ‧ 충남도민회 주최 '국가균형발전 완성 결의대회'에 참석, 마스크를 바로 쓰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 인사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청년 인재로 합류한 노재승 공동선대위원장의 5·18 광주민주화운동 폄하 발언으로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독재 옹호 및 여성 비하 발언으로 함익병씨에 대한 공동선대위원장 임명을 철회한 지 사흘 만에 똑같은 사고가 반복된 것이다. 중도층과 호남, 2030세대를 겨냥한 외연 확장을 내걸었던 '윤석열 선대위'의 인선 기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무성하다.

노재승 논란 일파만파… 고민 깊어진 윤석열


윤 후보는 8일 낮 12시쯤 재경광주전남향우회 간담회 이후 "노 위원장의 역사인식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분이 민간인 신분으로 하신 얘기들에 대해 선대위에서 지금 전반적으로 한 번 쭉 보고 있는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윤 후보는 "노 위원장의 영입이 철회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검토를 하고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날 오전 권성동 사무총장을 비롯한 선대위 인사들이 "노 위원장을 경질할 뜻이 없다"고 선을 그은 것과 달리 3, 4시간 만에 기류가 급변한 것이다.

노 위원장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후보 지지 연설로 화제를 모은 인물로, 지난 5일 청년 몫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됐다. 그러나 과거 페이스북 등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폄하한 사실은 물론 "김구는 국밥 좀 늦게 나왔다고 사람 죽인 인간", "이승만·박정희는 신이 보낸 구원자" 등의 글과 발언까지 알려지면서 경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노 위원장은 그럼에도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과거 발언 때문이라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도 후보직을 내려놓아야 하지 않느냐"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재확인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노 위원장이 평범한 시민일 때 한 발언이지만, '평범한 시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비판이 예상보다 거세다"며 "당의 방향성과 맞지 않는 발언도 많아 (임명 철회 등 거취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일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거리 플렛폼74에서 열린 청년문화예술인간담회에 참석하기 전 입구에서 윤 후보와 면담을 요구하던 장애인 단체 회원과 대화하는 가운데 어딘가로 전화하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검증 가능한 과거 발언, 안 거르나 못 거르나


노 위원장 거취에 대한 기류 변화는 윤석열 선대위의 인사 사고가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선대위는 딸의 'KT 특혜 채용'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성태 전 의원을 지난달 27일 선대위 직능총괄본부장으로 임명했고, 문제성 발언으로 방송에서 퇴출된 경력이 있음에도 함익병씨를 공동선대위원장에 내정해 논란을 자초했다.

'인사 사고'가 반복되는 건 검증 절차가 부실해서다. 선대위는 선거철마다 '떴다방' 식으로 만들어졌다가 해체되는 조직이다 보니 운영방식이 체계적이지 않다. 논란이 불거진 세 사례는 과거 발언과 행적만 찾아봐도 충분히 검증 가능한 사안이었다. 그러나 후보와 가까운 특정 인사들의 추천이나 입김이 크게 작용하다 보니 이를 걸러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당의 가치 지향점과 맞는 사람인지보다 당장의 지지세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될 사람을 찾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여야가 보여주기식 인물 영입으로 쇄신 경쟁을 하다 보니 정작 옥석을 가리는 데 소홀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후보의 비호감이나 정책 준비 부실을 영입 인물로 손쉽게 가리려 한다는 지적이다.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의 인사 문제를 지속적으로 비판해왔기 때문에 '내로남불'식 인사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있다"며 "가치관에 관한 건 앞으로 입장을 분명하게 하겠다"고 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