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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사설] 방역 조이려면 자영업 보상 확대 여야 머리 맞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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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지난달 29일 서울 동대문구청에 마련된 소상공인 손실보상 현장접수처에서 시민들이 상담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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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소상공인 코로나19 손실 보상에 예산 100조 원을 투입하자고 주장한 데 대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당장 지원하자”고 화답했다. 앞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집권하면 손실 보상 50조 원을 지원하겠다”고 공언하고 이 후보가 같은 반응을 보인 적이 있지만 재원을 확보할 길이 없다는 비판을 받고 논의가 이어지지 않았다. 재원 확보가 어려운 것은 여전하지만 지금 코로나 확산세를 보면 우물쭈물할 때가 아니다. 선거를 떠나 여야가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김 위원장은 8일 보도된 몇몇 언론 인터뷰에서 “윤 후보가 손실 보상 50조 원 투입을 공약했는데 그것으로는 부족할 것”이라며 “집권하면 100조 원대 투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내년 예산 607조 원을 부처별로 10%씩 절감하면 60조 원”이라며 재원 확보가 어렵지 않다고 했고 “부족하면 국채를 발행해서라도 100조 원 정도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영업자 지원이 부족하다고 줄곧 지적해 온 이 후보는 이번에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00조 원을 지원하자면 당연히 받겠다. 지금 당장 하자. 당선되면 하겠다는 것은 표만 뺏고 안 하겠다는 것 아니냐”라는 게 측근이 전한 이 후보의 말이다.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국회에서 막 마무리된 마당에 100조 원이나 되는 뭉칫돈을 빼내 전면 재조정하는 것은 물론 간단하지 않다. 그러나 확진자와 사망자가 사상 최고로 치솟고 있는 코로나 상황을 진정시키려면 거리 두기를 강화할 수밖에 없고, 이미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에게 현실적인 보상 없이 희생을 강요하기도 어렵다. 50조 원이든 100조 원이든 소상공인을 위한 예산 증액은 분명 필요하다. 드물게 여야 대선 후보가 의견 일치를 보인 만큼 양당이 진지하게 재원 마련의 현실성을 타진하고 방안을 강구하기 바란다. ‘집권 후’만 기약하거나 상대를 탓하며 뭉개기에는 상황이 위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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