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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만 비판했던 北, 이재명까지 싸잡아 저격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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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왕태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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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국면에 접어든 남측을 향한 북한의 공세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있다. 그간 보수정당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비난에 집중했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로까지 저격 전선을 넓힌 것이다. 두 후보 공히 현실론에 입각한 대북정책을 천명한 데 따른 불만 표출 의도가 두드러진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북한의 전형적 선동술 성격도 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8일 “최근 남조선 여야당의 대통령 선거 후보들이 치열한 경쟁 속에 발표한 대북ㆍ대외정책 공약들이 친미사대적이고, 반(反)통일적 내용으로 일관돼 있어 불안과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결국 그들의 공약은 남조선 인민의 운명을 외세의 농락물로 내맡기고 북남관계를 동족대결 시대로 되돌리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용적 접근을 강조한 이 후보와 한미동맹 강화에 방점이 찍힌 윤 후보의 대북정책을 싸잡아 비판한 것이다.

특히 이 후보도 거침없이 깎아내린 점이 주목된다. 최근까지 북한은 윤 후보에 대해선 원색적 비난으로 일관한 반면, 이 후보에게는 별다른 평가를 내리지 않았다. 하지만 매체는 이날 “동족 대결의 흉심을 드러냈다”고 이 후보를 직격했다. 얼마 전 이 후보의 대외전략을 총괄하는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가 북한과 대등한 관계에서 협상에 임하겠다는, ‘실용외교’ 밑그림을 공개하자 태도가 돌변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도 지난달 한 토론회에서 “(대북관계는) 필요하면 당근을 쓸 수도, 채찍을 쓸 수도 있고 두 가지를 동시에 쓸 수도 있다”면서 무조건적인 양보를 전제로 한 남북대화에 집착하지 않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북한의 전방위 공세는 대선 자체를 염두에 둔 측면이 크다. 대선후보들에게 남북관계의 방향타는 북한이 잡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어느 정부가 들어서든 북한에 유리한 대북정책을 내놓도록 압박하는 ‘기선잡기’ 차원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현재 대선 판세가 정권교체 가능성도 없지 않은 만큼 특정 후보를 일방적으로 편들다가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관측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현 정부와 여당에 기울어진 모습으로 비칠 경우 남측 내 반발 여론을 자극해 야당이 집권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모든 정치세력에 거리를 두는 방식으로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고 하는 선전선동 전술”이라고 분석했다.

김민순 기자 s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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