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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통합정부 만들자”…윤석열 “선거뒤 생각” 즉답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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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무소속 이용호 의원이 지난 7일 오후 국회 국민의힘 회의실에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켜보는 가운데 이준석 대표에게 입당원서를 제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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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8일 “민주당이든 정의당이든 가리지 않고 발탁해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며 통합정부 형태의 ‘협치 내각’을 화두로 제시했다. 윤석열 대선 후보는 ‘국민 통합’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으며 즉답을 피했다. 대통령의 절대 권한을 나눠야 하는 협치 구상이 국민의힘 내부적으로 수용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민주통합정부를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며 “홀로 모든 걸 독식해야 한다는 사고를 버리고 협치 내지는 통합적인 사고방식으로 다양한 사람을 굉장히 다방면에서 골라 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 인사라도 유능하면 발탁하는 탕평·거국 내각을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거죠”라고 답한 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협치한다고 했던 약속을 하나도 지키지 못해서 정치적으로 극단적인 갈등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169석의 절대다수 민주당과 맞서야 하는 소수파 정권으로서의 한계를 현실적으로 인정하고 협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윤 후보는 ‘대선 승리 뒤에 생각해볼 문제’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날 재경광주전남향우회 간담회를 마친 뒤 윤 후보는 김 위원장의 ‘통합정부론’ 관련 질문에 “지금은 선거 과정이기 때문에 저희가 열심히 국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그리고 나중에 저희가 이제 선거에서 승리를 해서 국정을 담당하게 되면”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어 그는 “하여튼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 통합에다가 방점을 두고 그리고 어떠한 형식이든지 국민 통합을 이뤄나가면서 국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와 가까운 한 중진 의원은 “윤 후보는 한쪽에 치우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여야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창조적인 협업의 구현이 가능할 것”이라며 “윤 후보만의 리더십으로 헤쳐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지지층을 최대한 결집해 대선에서 승리해야 하는 야당 대선 후보로 지금 민주당을 비롯한 경쟁 정당과 권력을 나누겠다는 말을 섣불리 할 수 없을 뿐 대통령이 되면 ‘열린 시각’으로 통합정부론을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선대위 출범 이후에도 윤 후보 측근들만 여전히 실권을 행사하고 있는 역학 구조에서 대선 승리 뒤에 권력 분산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주장이다. 김종인 위원장과 가까운 한 선대위 관계자는 “윤 후보는 자기 사람을 내치지 못하는 데다 벌써부터 문고리 권력이 공고한 상황에서 진정한 의미의 통합정부가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벌써부터 선대위에서도 김종인 위원장이나 이준석 대표 주변 사람들이 윤 후보 쪽의 일명 ‘왕당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도 “통합정부론은 김 위원장의 평소 지론인데, 이는 전적으로 윤 후보의 의지에 달려있어 당선되고 나선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당선되기 전까지는 김 위원장 뜻이 중요하겠지만 당선되면 바로 갑을 관계가 바뀌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당내 ‘윤석열 세력’이 강고할수록 권력 분산과 협치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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