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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빙상연맹 "심석희 고의 충돌, 의심 가지만 증거 부족…폭언은 사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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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커룸 불법 도청·승부조작 의혹도 증거 불충분"

심석희 올림픽 출전 여부는 스포츠공정위가 결정

뉴스1

양부남 조사위원장(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이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의실에서 가진 심석희 선수의 지난 2018 평창올림픽 고의 충돌 의혹 조사 2차 조사단(위원회)회의 후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1.12.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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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대한빙상경기연맹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경기 중 발생한 심석희(24·서울시청)와 최민정(23·성남시청)의 충돌과 관련해 고의성에 대한 의심이 가지만 증거가 부족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아울러 심석희의 2016 월드컵 및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승부조작, 라커 룸 불법 도청에 대해서도 명백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했다. 다만 심석희가 쇼트트랙 대표팀 동료들과 코치에 대해 폭언을 한 것은 사실로 확인됐다.

양부남 대한빙상경기연맹 조사위원장을 포함 7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조사위원회는 8일 오후 3시 서울올림픽공원 벨로드롬 회의실에서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와 관련된 의혹 및 진상을 파악하기 위한 2차 회의를 열었다.

주요 조사 대상은 심석희였다. 심석희는 평창 올림픽 당시 대표팀 A코치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가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되면서 동료 비하와 고의 충돌 논란에 휩싸였다.

평창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심석희와 최민정이 충돌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는데, 심석희와 A코치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속에 충돌의 고의성을 의심할 만한 내용이 담겼다. 심석희는 이외에도 평창 올림픽 당시 불법 도청, 추가 승부 조작 의혹도 제기된 상황이다.

조사위는 지난 10월27일 첫 번째 회의를 통해 조사의 범위와 대상, 방법 등을 결정했고 이후 지속적으로 조사를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심석희와 최민정 등 관련자들을 직접 불러 대면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3시에 시작된 이날 회의는 6시가 다 돼서야 마무리됐고 양 위원장이 취재진과의 기자회견을 통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양 위원장은 "심석희가 A코치에 '동료 선수에 대한 욕설 및 비하, 외국 선수에 대한 응원, 평창 올림픽 3000m 경기에 대한 부정적 평가' 등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은 사실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다만 평창 올림픽 당시 심석희가 최민정을 끌어내리기 위해 고의로 충돌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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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부남 조사위원장(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이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의실에서 심석희 선수의 지난 2018 평창올림픽 고의 충돌 의혹 조사 2차 조사단(위원회)회의 후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1.12.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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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위원장은 "심석희가 A코치에게 문자메시지로 '브래드버리'를 언급한 점, 심석희의 푸싱으로 최민정이 넘어진 점을 비춰볼 때 (고의 충돌) 의심이 간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심석희의 행위가 자기 보호 차원에서 한 행동일 수도 있어 최민정을 방해하기 위한 고의 충돌로 인정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심석희가 당시 최민정을 손으로 밀었으나 고의성을 판가름하기 어렵다고 했다. 양 위원장은 "영상 분석을 해본 결과 심석희가 손을 쓰면서 최민정을 미는 모습은 나온다. 다만 이 행위가 일부러 브래드버리를 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경기 중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인 것인지는 가릴 수 없었다"고 밝혔다.

호주 출신의 스티븐 브래드버리는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에서 선두 그룹에 크게 뒤처져 달리다가 앞서가던 선수들이 한 번에 엉켜 넘어지는 바람에 금메달을 땄다. 심석희가 A코치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브래드버리를 언급한 것은 고의로 동료 선수들과 충돌해 메달을 따지 못하게 하자는 의미로 해석됐다.

앞서 심석희는 이에 대해 "브래드버리를 언급한 적은 있지만 (최민정을 고의로 방해하기 위한) 그런 행동을 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외에도 양 위원장은 "평창 올림픽 당시 심석희가 라커룸에서 동료 선수들과 코치의 대화를 몰래 녹음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2016 월드컵과 2017 삿포로 아시안게임 당시 심석희 승부조작에 대해서도 명백한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부연했다.

양 위원장은 이어 "이와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비리신고센터설치와 기존 연맹 기구인 클린스포츠 활용을 강화하고 선수를 대상으로 하는 성인지 감수성 및 인권교육을 실시할 것을 연맹에 건의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심석희의 국가대표 자격 유지 및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 여부에 대해서는 확정되지 않았다. 빙상연맹 관계자는 "조사위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달 중 스포츠 공정위원회가 개최되면 거기서 심석희의 국가대표 자격 여부가 가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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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심석희, 최민정이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1,000m 결승 경기에서 넘어지고 있다.2018.2.22/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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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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