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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中企 담합 허용 추진?…“힘의 균형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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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중소·벤처기업 7대 공약 발표

“중기협동조합법 국회 통과 추진”

‘담합 금지’ 공정거래법 정면 충돌

李 “법 동시 개정…국회 결단 문제”

벤처투자 10조, 기업상속공제 확대

“대기업 기술 탈취 일벌백계” 강조

주4일제 도입 질문에는 “확신 못해”

세계일보

“중소·벤처기업 파이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 SKV1 아쿠아픽센터에서 중소벤처기업 정책공약 발표를 마친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광옥 ㈜반도 회장, 황주원 ㈜유비스 대표, 김혜인 ㈜새누 대리, 이계우 아쿠아픽 대표이사. 허정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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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우리 산업 생태계가 감히 공평하다고 말하지 못하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8일 이같이 말하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힘의 균형을 회복시키겠다”고 공약했다. 특히 ‘중소기업 제품 제값 받기’ 등을 내세우며 중소기업의 공동행위(담합) 확대를 허용하는 내용의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안 관철 의지를 드러냈다. 중기협동조합법 개정은 업계의 오랜 염원이지만, 원칙적으로 담합을 금지하는 현행 공정거래법과 정면충돌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도 독일처럼 ‘중소기업이 강한 경제구조’로 혁신해야 한다”며 이 같은 내용의 중소·벤처기업 7대 공약을 쏟아냈다. 이 후보는 정부의 벤처투자 예산 규모를 2027년까지 10조원으로 대폭 확대하는 등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투자, 규제샌드박스·규제자유특구 활성화 및 창업기업 부담을 줄이는 세제 개선 등 규제 완화를 약속했다. 또 “제도 때문에 기업 승계가 안 되고 기업이 사라지는 상황을 막을 세부적 정책을 논의하고 있다”며 현행 500억원인 기업상속공제 범위를 늘리는 구상도 내비쳤다.

이 후보는 대·중소기업 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을 것을 예고했다. 그 핵심으로 “하도급·위수탁 거래의 협상력 강화를 위해 중소기업협동조합의 공동사업행위 허용범위를 확대하겠다”며 중기협동조합법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6월 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발의한 중기협동조합법 개정안은 중소기업의 협동조합을 통한 가격 인상, 생산량 조절 등의 담합을 가능하게 해 중소기업 제품 제값 받기를 유도하는 핵심 법안으로 꼽힌다. 지난달 24일 이 후보가 당 지도부에 정기국회 내 반드시 통과시킬 법안 37건 리스트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같은 내용이 공정거래법상 소비자 이익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는 담합 금지와 상충한다는 것이다. 담합이 허용되면 중소기업이 기술 개발과 원가 절감에 나설 유인이 감소해 향후 정상적인 가격 인하 노력까지 막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세계일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8일 오전 서울 금천구 가디지털 SKV1 아쿠아픽 센터에서 중소ㆍ벤처기업 정책공약을 발표하기에 앞서 한 중소기업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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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담합 금지는) 힘의 균형이 있을 때 얘기이고, 대기업의 착취·수탈이라고 부를 만큼 심각한 불균형 상태는 시정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또 “민주당 내에서도 두 법이 충돌하지 않냐는 지적이 있었다”면서도 중기협동조합법과 공정거래법 ‘동시 개정’을 시사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반대 기류에 대해선 “입법적 결단, 국회 결단의 문제”라며 ‘신법 우선의 원칙’을 제시하기도 했다. 중기협동조합법이 개정되면 그 전에 만들어진 공정거래법 내용 중 개정안에 저촉되는 조항은 사실상 효력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이재명정부의 국정과제에 ‘중소기업 제품 제값 받기’를 못 박아 두겠다”며 납품단가 연동제 실시, 대·중소기업 간 정례회의체 구성 등도 언급했다. 또 “(대기업의) 하도급 갑질·기술 탈취 같은 불공정거래와 불법행위를 뿌리 뽑아야 한다”며 “기술 탈취는 경제 생태계를 파괴하는 중범죄다. 반드시 일벌백계해서 다시는 기술 탈취를 꿈도 꾸지 못하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후보는 ‘주4일제 도입 시 중소기업 경영이 무리가 따를 수 있다’는 기자들의 질문엔 “제가 주4일제를 공약한 것은 아니다. 임기 내에 할 수 있을지 확신을 못하기 때문”이라면서도 “유럽 일부 국가는 주27시간을 말할 정도다. 장기적으로 노동시간 단축은 현실이고 그 길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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