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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여성이 젖소? 서울우유 '여혐광고' 논란…네티즌 "제정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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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우유협동조합(이하 서울우유)이 게시한 광고가 '여성 혐오(여혐)' 논란에 휩싸여 온라인 상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

8일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서울우유가 지난 달 29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 광고영상이 공유되면서 해당 광고가 "여성을 젖소에 비유하고 있으며, 불법촬영까지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해당 광고 영상은 서울우유의 유기농 우유 제품 광고로, 서울우유는 영상에 대한 감상평을 댓글로 남기면 추첨을 통해 경품을 지급하는 이벤트까지 열었다.

총 52초 분량으로 제작된 영상은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연출됐다. 한 남성이 카메라를 들고 강원도 한 지역을 촬영하는 가운데 "마침내 그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것에 성공했다"라는 해설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이어 화면에는 새하얀 옷을 입은 여성들이 냇가에 모여 물을 마시는 모습이 포착된다. 여성들은 요가를 하거나 가부좌를 틀기도 한다. 이때 "청정 자연의 깨끗한 물을 마시고 친환경 유기농 식단을 고집하며 쾌적한 환경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그들"이라는 해설이 나온다.

이때 카메라를 든 남성이 걸음을 옮기다 나뭇가지를 밟아 소리가 나고, 이에 한 여성이 고개를 돌리자 근처에 있던 모든 여성들이 젖소로 변한다.

이후 광고는 "유기농 목장에서 온 순도 100% 서울우유, 유기농 우유"라는 멘트와 함께 우유를 마시며 미소를 짓는 남성의 모습을 보여주고 마무리된다.

이 영상을 본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여성이 젖소라는 얘기냐", "여성을 젖소로 비유한 게 너무 불쾌하고 이런 광고가 나오기까지 아무 문제도 제기하지 않은 서울우유 직원들이 한심하다", "이게 정녕 2021년에 만들어진 광고가 맞느냐", "보고도 믿기지가 않는다"와 같은 놀라움과 분노가 섞인 반응들을 내놨다.

논란 직후 서울우유는 해당 광고 영상을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비공개 처리 했다.

이에 대해 서울우유 관계자는 "광고의 기획 의도는 청정 자연을 강조하고자 위함이었다"며 "여성을 젖소에 비유하는 것은 제작의도와 전혀 맞지 않으며, 영상에는 남자모델들도 등장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우유는 현재 해당 광고에 대한 소비자들의 여혐 논란을 인지하고 관련 대응에 대한 내부검토를 진행 중이다.

한편 서울우유의 '여혐'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3년 1월에도 갓 출시한 요거트 '美's'의 홍보를 위해 실제 여성의 알몸에 요거트를 바르는 퍼포먼스를 감행해 충격을 안긴 바 있다.

'먹어도 좋고, 몸에 발라도 좋다'는 상품의 콘셉트를 살리기 위해 누드모델들을 섭외해 전신에 밀가루를 바르고 남성 관객들이 분무기에 담긴 요거트를 모델의 몸에 뿌려 알몸이 드러나게 하는 퍼포먼스를 한 것이다. 또 모델들은 전라 상태에서 무대를 돌며 관람객들에게 신상품을 나눠 주기도 했다. 당시 현장에는 일반인 70여명과 기자 10여명이 참석했다.

2006년 법원은 공연음란죄를 적용해 서울우유의 마케팅 팀장에게는 벌금 500만원, 참여했던 모델들에게는 각각 벌금 50만원씩을 판결했다.

이번 광고와 함께 알몸 퍼포먼스 마케팅이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전설의 마케팅', '서울우유의 흑역사' 등의 제목으로 퍼포먼스 당시 현장 사진과 게시물을 공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여성 네티즌들은 혐오감을 드러내며 '불매' 의사까지 내비치고 있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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