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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노재승 논란에 고심 깊어지는 국민의힘, 윤석열은 “선대위에서 발언 검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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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노재승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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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노재승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의 과거 발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선대위에서 이 분이 민간인 신분으로 하신 얘기들을 전반적으로 보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함익병 공동선대위원장을 내정 발표 7시간 만에 철회한 데 이어 노 위원장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영입 인사 부실 검증이란 비판까지 나온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노 위원장의 거취를 둘러싼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서초구 한 오피스텔에서 열린 재경광주전남향우회 초청 간담회에 참석한 뒤 노 위원장 영입 철회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지금 가정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고 (선대위가 논란의 발언들에 대해) 검토를 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아무리 민간인 신분이라고 하더라도 김구 선생에게 “국밥이 늦게 나왔다고 사람을 죽인 인간”이라고 한 건 일반적인 통념을 벗어난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선대위에서 이분이 전에 하신 이야기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노 위원장은 앞서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고 볼 수 있다’는 취지의 동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며 “대한민국 성역화 1대장”이라고 적어 논란이 됐다. 지난 7월에는 “검정고시 치룬 걸 자랑하는 것은 정상적으로 단계를 밟아간 사람들을 모욕할 뿐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맺힌 게 많다” 등의 표현을 적은 것도 알려졌다. 지난 8월에는 “김구는 국밥 좀 늦게 나왔다고 사람 죽인 인간이다”라고 적기도 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노 위원장 영입 철회 여부를 두고 명확한 입장이 정해지지 않고 있다. 여성 비하 및 독재 옹호 발언으로 영입이 철회된 함익병씨에 이어 노위원장까지 영입이 철회될 경우 부실 검증 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점 등이 우려돼 내부 논의가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영입 철회 여부에 대해 “결정된 바는 없다”면서도 “수시로 논의하면서 우려 깊은 눈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7시간 만에 내정이 철회된 함익병씨와 달리 노 위원장 인선에 대해서는 선대위 판단이 늦어지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함씨의 경우 기성세대로서 본인 말에 책임져야 한다는 차원에서 내정이 빨리 철회됐다”면서도 “(노 위원장 같은) 젊은이에게는 기회를 박탈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젊을 때는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고 성장하며 건전한 방향으로 (생각이) 정립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선대위가 노 위원장 추천인의 눈치를 보느라 인사 조치가 늦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이 이 대표가 영입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자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제가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추천한 사람은 김기현 원내대표, 김도읍 정책위의장 둘 밖에 없다”면서도 “거취 문제를 거론할 정도의 문제는 안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논란이 된 발언 내용을 살펴보면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된 생각이 전혀 아니라 역사왜곡방지처벌법(안)의 부분에 대한 것”이라며 “5·18(법안)은 입법이 됐을 당시에도 논쟁적이었다. 역사 왜곡 처벌을 어떻게 하느냐, 과잉입법이 아니냐고 논란이 많았다. 그 맥락에서 보면 충분히 이해 가능한 사안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18 민주화운동 관련 내용 같은 경우는 노재승씨의 해명이 상당히 타당하다고 본다. 노씨가 왜곡된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고 했다.

다만 이 대표 역시 5·18 민주화운동 발언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논란에 대해서는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제 노씨가 SNS에 가볍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던 것들을 언론이 산발적으로 찾아낼 때마다 저도 지켜보고 있다”며 “그 부분은 노 위원장 본인이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노 위원장은 이날 YTN에 나와 과거 발언 논란에 대해 “사인의 위치에서 했던 발언일 뿐”이라며 “과거의 발언 때문에 공동선대위원장직을 내려놔야 한다면 대통령 후보직을 내려놔야 하는 후보(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다만 표현이 조금 너무 압축적이었고 미진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이런 것들에 대해서 해명하고 국민 여러분과 소통하면서 중도확장, 정권교체 밀알이 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동선대위원장직을 사퇴할 뜻이 없다는 분명히 한 것이다.

노 위원장은 5·18 민주화운동 발언 논란에 대해 “저는 살면서 5·18을 민주화운동이라고 생각했지 폭동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단 한번도 없다”며 “그 영상의 주제인 5·18 특별법(역사왜곡처벌법)을 비판하는 취지에 공감해서 그 영상을 비판했던 거지 그 영상에 대해 모두 공감하고 공유했던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기준이 애매한 법이기 때문에 그런 법으로 일반인들의 생각을 재단하고 언로를 막는 그것이 민주주의 정신, 5·18 정신에 위배된다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구 선생 비하 논란에 대해서는 “광복절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구 선생의 영정을 걸고 이승만 대통령의 영정을 빼버렸다. 이승만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는 그 작태에 분노한 제가 비틀려서 조금 부정적으로 부각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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