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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썩어도 준치, 우리은행의 진짜 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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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우리은행 선수단. 제공=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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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썩어도 준치다. 아산 우리은행이 변함없는 경기력으로 삼성생명 2021~2022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순위 레이스를 주도하고 있다.

‘왕조’로 손색없는 우리은행의 경기력은 드러난 숫자만으로 표현하기는 어렵다. 박지수(23·KB스타즈)처럼 압도적인 센터가 있는 것도, 강이슬(26·KB스타즈)이나 김한별(35·BNK) 배혜윤(32·삼성생명)처럼 스페셜리스트를 보유한 것도 아니다. 김단비(31·신한은행) 같은 클러치능력을 갖춘 베테랑도 없다. 그런데도 정규리그 2위로 순항하며 독주채비를 하고 있는 청주 KB스타즈를 위협하고 있다.

냉정하게 보면 신장이나 슛능력 모두 고만고만하다. 재미있는 점은 베스트5를 기준으로 평균 신장이 180㎝에 이른다는 점이다. 센터 역할을 하는 김소니아(177㎝)와 김정은(180㎝)보다 박지현과 최이샘(이상 183㎝)이 더 크다. 박혜진(178㎝)도 장신가드로 명성이 높다. 무릎이 좋지 않은 김정은을 제외하면, 코트에 나서는 선수들이 모두 빠르다는 공통점도 있다. 한 명씩 놓고보면 고만고만하지만, 팀이 됐을 때 폭발하는 파괴력은 높이나 스피드를 갖춘 팀을 쓰러뜨릴 수 있다. 우리은행의 경기력을 지표성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시즌 인천 신한은행을 이끈 정상일 전감독은 “다섯 명 평균 신장이 180㎝인 팀이 별로 없는데다 근성과 체력을 모두 갖춘 팀은 여자프로농구에 우리은행이 유일하다.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덕에 조직력도 좋다. 상대 빅맨을 페인트존 외곽으로 밀어내고 가드끼리 리바운드 싸움을 하면, 우리은행을 제압할 팀이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빅맨 역할을 하는 김소니아나 포워드 최이샘은 기동력을 갖추고 있어, 수비리바운드 후 속공 전환도 쉽다. 볼에 대한 집중력도 높고, 조일 때와 풀 때를 확실히 구분하는 박헤진 김정은의 경기운영 능력도 무시할 수 없다.

만만해 보이지만, 막상 붙어보면 버거운 이유도 우리은행 특유의 색깔이 시즌을 거듭할수록 짙어지기 때문이다. 농구는 신장으로 한다지만, 우리은행은 심장으로 플레이를 한다. 우리은행과 맞붙는 팀은 다른 것보다 ‘강심장’이 필요한 이유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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