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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집잇슈]둔촌주공 조합-시공사 갈등에 새우등 터지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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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집행부 공사계약 무효 주장…시공사 갈등 격화 최악 공사중지 가능성도…일반분양 3년째 표류 [비즈니스워치] 이하은 기자 lee@bizwatch.co.kr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둔촌올림픽파크에비뉴포레) 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공사비 증액을 거부하는 재건축조합 측의 주장을 시공사가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서면서 공사 중지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일반분양을 기다리는 실수요자들의 실망감만 커지고 있다.

둔촌주공 재건축사업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은 8일 이례적으로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이 정상화되길 바란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배포, 최근 조합에서 제기한 민원에 대해 요목조목 반박했다. 부당한 계약 조건을 강요하는 등 '갑질' 행위를 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조합과의 계약과 관련해 법에 근거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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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조합과의 계약은 무효" vs "계약내용 공지"

시공사업단과 조합은 지난 2016년 2조6000억원의 공사비를 들여 재건축사업을 진행하기로 계약했다. 이후 2020년 6월 처음 공사비에서 약 5200억원 증액한 3조2000억원대로 새로 계약했다. 이 같은 계약 조건에 반발한 조합원들은 당시 조합장을 계약 당일 즉시 해임했고, 올해 들어 새 조합 집행부를 꾸렸다.

시공사업단은 이때 새로 체결한 계약에 따라 공사를 진행 중이다. 조합 집행부 교체 등을 겪긴 했지만, 계약 조건 자체가 조합원의 동의에 따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앞서 2020년 3월부터 두 차례에 걸쳐 조합원 소식지에 공사계약 내용을 공지했고 지난 5월 열린 조합 임시총회에서도 변경된 금액에 따라 2021년도 정비사업비 예산을 결의했다고 덧붙였다.

공사 내역을 숨기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선 계약방식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업단은 "초기 단계 상세설계가 없는 민간공사 특성상 사업시행인가도서를 기반으로 조합과 협의했다"며 "공사비 검증과정 등 적법한 과정을 거쳐 산정한 평단가 계약으로 변경계약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정표 역시 매월 감리단에 제출하고 있으며, 조합의 요청에 따라 지난 8월 예정공정표를 감리단과 조합에 수정 제출한 바 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조합 측은 "새 집행부가 출범한 이상 전임 조합장과 체결한 계약서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또 시공사업단이 공사비를 부풀리고자 공사비 내역서와 공정표 제출을 전면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1일에는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건설 사옥 앞에서 △공사비 증액 무효화 △사업비 지원 유지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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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 재건축(둔촌올림픽파크에비뉴포레) 조감도 / 사진=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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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분양은?…초조한 실수요자

둔촌주공의 일반분양을 기다렸던 실수요자들은 고래 싸움에 등이 터진 격이 됐다. 조합과 시공사업단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으면서 일반분양 일정 또한 기약없이 미뤄질 상황이다.

더욱이 시공사업단은 '사업비 대여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사업단은 "정상적인 공사 수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천문학적인 선투입 공사비 금융비용 등 손해밖에 없었다"고 주장하면서 맞서고 있다.

실제 사업비 대여 중단에 이르면 현재 진행 중인 공사가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사업단은 조합원 이주비 등을 포함해 내년 7월까지 약 7000억원을 대여했는데, 이미 이 비용 대부분이 고갈된 상황이고 조합에서 추가 비용을 감당하지 않으면 공사가 중단될 수밖에 없다는 게 사업단 측 얘기다.

조합은 이에 대해 "조합원 6000명을 신용불량자로 만들겠다는 협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각종 법정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애초 지난 10월에만 해도 조합 측은 내년 2월 분양을 내걸었지만 현재로선 기약할 수 없게 됐다. 둔촌주공은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1만2032가구로 조성될 예정이다.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에 달해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9년 이후 분양가 산정 등에 애를 먹으면서 일반분양이 미뤄졌고 이후엔 조합 내부 갈등까지 벌어지면서 분양이 수년째 표류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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