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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이재명 ‘중소기업 7대 공약’…“공정한 생태계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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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8일 오전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 SKV1 아쿠아픽센터에서 중소.벤처기업 정책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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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8일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성장의 회복과 기회의 총량을 늘리는 것”이라며 공정한 기업 생태계 조성에 초점을 둔 중소·벤처기업 공약을 발표했다. 경제 대통령 이미지와 공정성장 슬로건을 동시에 뒷받침하는 공약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 SKV1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자본과 노동이 상생·협력하는 공정한 성장이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날 해법”이라며 중소·벤처기업 7대 공약을 발표했다. 중소기업 단체협상권 보장, 대기업 갑질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범위 확대 등이 주요 공약으로 제시됐다.

이 후보의 공약은 공정한 시장 구조를 만드는 데 상당 부분 무게가 실렸다. 이 후보는 “저는 우리 산업 생태계를 공평하다고 말하지 못하겠다”며 “기업 간 불공정거래, 약탈적 하도급 거래, 관행화된 갑질과 내부거래, 강자의 시장 독과점 등 불합리한 시장 질서가 만들어 낸 뼈아픈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해소하는 방안으로 그는 “대·중소기업 간 힘의 균형을 회복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대기업과 거래관계에 있는 중소기업들의 단체협상권을 약속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후보는 “하도급·위수탁 거래의 협상력 강화를 위한 중소기업 협동조합의 공동사업행위 허용범위를 확대하겠다”며 이번 정기국회에서의 ‘이재명표 입법’ 중 하나인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의 처리를 공언했다. 대기업 갑질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범위 확대, 기술 탈취 피해구제 소송기간 단축 등도 포함됐다.

중소·벤처기업 투자 및 직접지원 등의 방안도 공약에 담겼다. 이 후보는 “기존 스마트공장에 탄소제로와 안전 등이 결합된 스마트공장 2.0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데이터 인프라 및 클라우드 구축, 2027년까지 정부의 벤처 투자 예산 10조원으로 확대 등도 약속했다. 이 후보는 “대전환의 파고 속에서도 중소기업이 견딜 수 있는 튼튼한 돛과 닻을 만들어야 한다”며 “대공황 시기의 루스벨트처럼, 미국 바이든 정부처럼 강력하고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의 이번 정책은 지난달 23일 1호 공약인 ‘디지털 대전환’ 로드맵을 밝힌 이후 민주당 후보로서 발표하는 두 번째 공약이다. 이 후보는 출마 이후 줄곧 경제·성장·신산업 등에 비중을 실은 메시지와 일정을 지속해 왔다. 그 중에서도 중소기업 정책을 유독 챙겼는데, 지난달 24일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아 공정한 거래질서, 중소기업 중심 경제 구축 등으로 구성된 중소기업 4대 비전을 발표했다. 이날 공약으로 해당 비전들을 구체화한 셈이다.

이 후보의 중소기업 정책은 분배에 초점을 맞추는 민주당 정부의 경제 기조를 계승하면서도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과는 약간의 차별화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현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비정규직 보호 등 주로 사용자·근로자 관계에서의 분배 개선에 신경을 썼다면, 이 후보는 대·중소기업의 수직적인 원·하청관계를 개선하는 데 무게를 실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원청 대기업에 대한 협력·납품업체들의 집단행동을 보장하는 정책 등은 대기업 옥죄기로 비춰질 수도 있는 대목이다. 이 후보는 “지금처럼 힘의 균형이 완전히 무너진 상황에서 대기업의 중소기업 수탈과 착취라고 부를 만큼의 심각한 불균형 상태는 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후보는 최저임금 인상·노동시간 단축 등 중소기업 사용자들이 불만을 내비치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들에 대해서는 “저임금·장시간 노동이 아니면 견디기 어려운 한계 기업들을 끝없이 가져갈 수는 없다”라며 “장기적으로는 주 4일제 도입 등 단축된 노동시간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소재 장애인 직업훈련형 편의점을 찾아 장애인 직업 재활에 대한 현장 애로사항을 들었다. 이어 국회를 방문해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한 고 김용균씨 3주기 추모 전시회를 관람했다.

김상범·탁지영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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