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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中 BOE, 내년 아이폰 OLED 2배 공급… 입지 흔들리는 삼성·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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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중국 BOE가 개발 중인 플렉시블 OLED 모습. /BOE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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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최근 애플 아이폰13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급을 시작하면서 중소형 OLED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지난 9월 애플로부터 공급에 대한 조건부 승인을 받고 두 달여 만에 본격적인 공급을 시작한 것이다.

8일 전자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BOE는 지난달 말부터 애플의 아이폰13용 OLED 패널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공급물량은 아이폰12 교체용(리퍼비시) 500만대를 포함해 1600만대 규모로 알려졌다. BOE가 생산한 OLED 패널은 내년 생산하는 아이폰13에 탑재된다. 올해 생산하는 아이폰13에는 이미 계약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이 탑재되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 매체 북경상보는 최근 “쓰촨(四川)성 몐양(綿陽)에 있는 BOE B11 공장에서 생산되는 애플 아이폰용 OLED 패널의 출하량이 뚜렷하게 증가했다”라며 “BOE 측은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내부 소식통이 BOE 몐양 공장에서 아이폰13용 패널을 차질 없이 양산, 출하하고 있다고 밝혔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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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BOE가 애플 아이폰13용 OLED 패널 공급을 시작했다. BOE는 패널 공급량을 늘려 가격을 낮추는 저가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오주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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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E가 애플의 품질 검사를 통과, 아이폰13용 OLED 패널 양산을 시작하면서 아이폰 신제품 공급망에 참여하는 유일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가 됐다. 이에 따라 아이폰13에는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BOE가 생산한 OLED 패널이 탑재하게 된다. 북경상보는 “BOE가 중국 유일의 아이폰13 OLED 패널 양산 업체가 되면서 한국 기업의 아이폰 패널 시장 독식 구도를 무너뜨렸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BOE는 상대적으로 저가인 아이폰 일반 모델에 들어가는 OLED 패널을 생산한다. 고급형인 프로 모델에 들어가는 OLED 패널의 경우 주사율(1초에 디스플레이에 나타나는 프레임의 개수) 120㎐를 구현하기 위해 저온다결정산화물(LTPO·Low-Temperature Polycrystalline Oxide) 박막트랜지스터(TFT·Thin Film Transistor)를 사용한다.

BOE는 이 기술은 여전히 납품이 가능한 수준을 구현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BOE의 기술 수준을 감안할 때 2023년 나올 아이폰15(가칭)에 BOE의 LTPO TFT OLED 패널이 탑재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업체와 비교해 기술 수준이 여전히 2년 정도 차이가 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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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인 슬라이더블 OLED 패널 모습.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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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BOE는 일반 모델에 들어가는 OLED 패널 가격을 낮추는 방법으로 내년부터 아이폰 공급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BOE가 내년 애플에 납품할 아이폰용 OLED 패널 공급량은 3000~4000만대 수준으로 전망된다. 이는 올해 공급량의 2배가 넘는 규모다. 이에 따라 아이폰용 OLED 패널(올해 1억7200만대 추산)에서 BOE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9.3%에서 내년 23%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BOE는 OLED 생산량을 늘려 가격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BOE는 현재 중국 청두(成都)와 몐양에 6세대(1500㎜×1850㎜) OLED 생산라인을 각각 운영하고 있는데, 내년까지 충칭(重慶)에 6세대 OLED 공장 3곳을 추가로 건설할 예정이다. BOE는 생산량을 확대해 국내 업체들의 60~70% 가격에 OLED 패널을 공급하는 저가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저렴한 중국산 OLED 패널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BOE의 올해 상반기 OLED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라고 했다.

아이폰 OLED 패널 공급을 독점하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입지가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BOE의 공급량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이 하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들은 태블릿과 노트북용 OLED 공급을 늘려 수익성을 유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BOE의 아이폰용 OLED 패널 공급량이 늘어나는 건 일부 기업에 의존하지 않으려는 애플의 전략적 선택이다”라며 “전체 스마트폰용 OLED 출하량이 매년 꾸준히 늘어나는 만큼 국내 업체들의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윤진우 기자(jiin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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