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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연합시론] 대기업 임원진 세대교체 인사…변화·혁신 계속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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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그래픽] 삼성전자 부문장 인사
(서울=연합뉴스) 김영은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김기남(DS)·김현석(CE)·고동진(IM) 대표이사 및 부문장 3명을 전격으로 교체했다. 세트(CE/IM) 부문장은 한종희 부회장이, DS부문장은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이 새롭게 임명돼 '투톱 체제'가 됐다. 0eun@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서울=연합뉴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연말 물갈이 인사가 잇따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7일 60대 대표이사 및 부문장 3명을 50대 2인으로 바꾸는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 10년간 유지돼 온 조직 3개 부문 체제를 2개로 재편했다.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삼성전자의 인사로는 다소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에선 세대교체와 성과주의가 화두로 등장해 있다. SK그룹은 올해부터 계열사 이사회가 인사·조직 개편을 결정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그룹이 계열사 인사를 모아 발표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40대 사장과 30대 부사장이 배출됐고 여성 임원이 늘고 있다. LG그룹은 지난달 대규모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신임 임원으로 40대를 중심으로 대거 발탁했다. 조만간 예정된 다른 주요 기업들의 인사도 비슷한 맥락과 기조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인사와 조직의 변화상은 기업의 미래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대내외 악재가 곳곳에서 불거진다. 미래에 대한 불투명성은 가중되고 있다. 보다 능동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체제로의 변화와 혁신 작업은 계속돼야 한다.

내부 인사·조직에 변화를 주려는 대기업들의 시도는 작금의 경제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은 지금 엄혹한 상황에 처해 있다. 코로나 대유행은 좀처럼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세계 경기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불안감이 남아 있다. 오미크론 변이의 위험성에 엇갈린 평가가 나오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글로벌 공급망의 병목 현상은 여전하다. 최근 요소수 사태는 우리 시장에 많은 과제를 던졌다. 일견 사소해 보일 수 있는 특정 품목의 공급 차질이 얼마나 큰 혼란을 몰고 올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7일 글로벌 공급망 대응 방안과 관련한 온라인 세미나를 열었다. 세미나에서는 우리 경제가 중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 체계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돌발적인 변수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제의 구축이 시급해졌다.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은 기업들에 첨예한 이해관계가 달린 사안이다. 원자재 가격의 상승세는 많은 기업에 부담을 안긴다. 한 치 앞을 점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경영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셈이다.

경쟁력 강화와 기술 혁신은 기업들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요체라고 할 수 있다. 인사와 조직 문화의 변신이 기업 경쟁력과 기술 혁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하는 건 당연하다. 주요 대기업들의 고위 임원 인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많은 기업 오너들의 자기 주도적인 혁신 가능성에도 기대를 걸어 보고 싶다.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사회적 책임에 관한 문제일 것이다. 기업의 신뢰도는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발표에 따르면 대기업 집단 총수 일가들이 이사회 활동을 하지 않는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한 경우가 총 176건으로 나타났다. 권한과 금전적 이익은 가지면서도 법적 책임은 회피하려 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글로벌 시장은 날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생존을 위협하는 도전에 직면한 기업들로선 내부 체질 개선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기업 총수도 예외일 수는 없다. 많은 대기업은 3세 내지 4세 경영으로 불리는 세대교체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오너들이 한층 변화된 모습을 스스로 보여야 한다. 기업 경쟁력을 저해하는 행위에 연루돼 있지 않은지 새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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