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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둔촌주공 조합-시공사 갈등 격화...내년 초 분양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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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증액과 사업지 대여 등으로 대립 심화

아시아투데이

2019년 8월 철거공사 중인 둔촌주공아파트./연합



아시아투데이 황의중 기자 = 단일 아파트 단지로 국내 최대 규모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조합과 시공사간 갈등으로 휘청이고 있다. 양측이 공사비 증액 문제와 조합 사업비 대여 등을 놓고 이견을 표출하면서 공사 중단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시장에선 내년 2월로 예정된 일반분양 일정이 또 다시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공사비가 확정되어야만 건축비와 가산비 등 일반분양가를 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둔촌주공 아파트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은 8일 “둔촌주공 사업의 정상화를 바랍니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냈다.

시공사업단은 “앞서 조합과 시공사업단은 2020년 6월 25일 설계변경 등에 따라 (5200억원의) 공사비를 증액하는 내용의 변경계약을 맺고 이에 근거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조합 집행부가 바뀌었다고 해서 적법하게 이뤄진 기존 계약을 인정하지 못하겠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현재 조합 측이 “시공단이 조합 총회도 거치지 않은 적법하지 않은 계약서를 강요하고 있다. 5200억원 증액된 공사비를 다시 책정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에 대한 반박이다.

둔촌주공 조합과 시공사는 2016년 총회에서 2조6000억원의 공사비를 의결했다가 설계변경 등을 이유로 지난해 6월 공사비를 3조2000억원대로 5200억원가량 증액하는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변경 계약서를 작성한 날 당시 조합장이 현 조합집행부에 의해 해임됐고, 현재 새로운 집행부는 이전 조합과 체결한 계약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업단은 ‘깜깜이 공사를 하고 있다’는 조합의 주장에 대해서도 “조합과 시공사업단간의 계약방식은 관공사 공사와 달리 초기 단계의 상세설계가 없는 민간공사 특성상 사업시행인가도서를 기반으로 조합과의 협의, 공사비 검증 등의 적법한 과정을 거쳐 산정한 금액으로 변경 계약까지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조합의 추가적인 마감자재 변경과 자료 미제공으로 현재 정상적인 공사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공사를 중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양측은 7000억원에 달하는 조합 대여비 문제를 놓고도 갈등을 빚고 있다.

시공사는 앞서 조합이 일방적으로 일반분양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대여비 중단을 조합 측에 통보했다. 조합은 당초 지난 7월로 예정됐던 일반분양을 분양가 등의 문제로 내년 이후로 연기하면서 사업비 7000억원을 거의 다 소진한 상태로 알려졌다.

시공사업단은 입장문에서 “시공사는 계약 및 관련법에 근거하여 업무를 수행할 수 밖에 없고, 철거부터 착공 이래 공사비도 못받고 공사를 수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되돌아오는 것은 분양을 미끼로 한 희망고문과 그에 따른 천문학적인 선투입 공사비 금융비용 등 손해밖에 없었다”며 “공사(변경)계약에 따라 사업제경비 대여를 불가피하게 중단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조합은 “사업비 대여 중단 통보는 시공사의 갑질이며, 사업단이 공사비를 불법으로 증액하고 공사내역서와 공정표도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 1일 현대건설 사옥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양측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조합과 사업단간 갈등이 격화하면서 당초 내년 2월로 예정한 일반분양 일정이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조합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내년 초 일반분양은 불가능한 상태다”라고 말했다.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둔촌 올림픽파크 에비뉴프레)는 총 1만232가구에 달하는 매머드급 단지로, 일반분양 물량만 4700가구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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