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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학벌파괴 삼성-LG 전자 CEO 모두 비SKY...출신 대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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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선임기자가 판다] 삼성전자 70년 강진구, 윤종용, 이윤우, 최지성, 권오현, 김기남 모두 서울대 김광호만 한양대

머니투데이

한종희 삼성전자 세트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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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업계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CEO들이 모두 소위 SKY대(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출신이 아닌 인재들로 발탁됐다.

지난 7일 삼성전자의 사장단 인사에서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을 세트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으로 승진 인사했다.

삼성전자가 이날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CE부문(TV 등)과 IM부문(휴대폰 등)을 세트부문으로 통합해 한 부회장에게 맡기고, DS(반도체 등 부품) 부문은 경계현 사장에게 대표를 맡겼다. 삼성전자는 관례상 선임 대표이사가 삼성전자 전체를 대표하는 CEO를 맡아와 한 부회장이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을 거쳐 그 역할을 하게 된다.

한 부회장은 1988년 인하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직후 그 해 삼성전자 VD사업부 개발팀에 입사해 34년간 TV 개발 등 한길만 걸어온 전문 엔지니어출신으로 삼성전자 CEO에 오르게 됐다.

한 부회장의 CEO 발탁은 그동안 서울대 전기·전자공학과 출신들이 도맡아왔던 삼성전자 CEO 자리를 약 30년만에 비 서울대 출신이 맡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약 30년전 김광호 부회장(1993~1996, 한양대 전기공학과)을 제외하면 삼성전자 CEO는 전부 서울대 전기, 전자공학과 출신들이 맡아왔다.

이번 인사는 성과가 좋으면 출신대학 등은 중요하지 않다는 삼성의 전통 인사 원칙을 이재용 부회장이 따른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저력 중 하나인 간판보다는 실력 중심의 인사를 하겠다는 뜻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삼성전자 CEO는 강진구 회장(1988~1990, 서울대 전자과, 직책은 최종 직책), 윤종용 부회장(1999 ~ 2008, 서울대 전자공학), 이윤우 부회장(2008 ~ 2010, 서울대 전자공학), 최지성 부회장(2010 ~ 2012, 서울대 무역학과), 권오현 회장(2012 ~ 2018, 서울대 전기공학), 김기남 부회장(2018 ~2021, 서울대 전자공학과) 등이 맡아왔다.

지난 1993년 한양대 출신의 김광호 부회장 이후로는 서울대 출신들이 아닌 CEO는 없었다. 사실 당시에도 이들을 발탁한 것이 학벌보다는 이들의 기업가로서의 실력이 뛰어나 CEO로 발탁된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이번 인사에서도 출신 대학보다는 CEO의 역량과 성과에 방점이 찍힌 인사라는 평이다.

삼성전자 주요 CEO 중에는 소위 SKY가 아닌 대학 출신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이번에 부회장으로 승진해 삼성SDI 이사회 의장을 맡은 전영현 부회장과 새로 사장으로 승진한 최경식 삼성전자 SET부문 북미총괄 사장은 한양대 전자공학과 출신이다.

과거 이기태 부회장이나 신종균 부회장, 윤부근 부회장, 박근희 부회장, 김순택 부회장 등도 비 SKY 출신으로 삼성에서 주요 요직을 맡아 성공한 인물들이다.

삼성전자에 앞서 인사를 단행한 LG전자도 학벌보다는 실력을 중시하는 인사로 꼽힌다. 이번에 CEO에 오른 조주완 사장은 부산대 기계공학과 출신이다. 그 이후 학업을 이어 연세대에선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17~2019 LG전자 대표이사를 지낸 조성진 부회장은 학벌을 타파하고 고졸 신화를 일군 인물로 꼽힌다. 그는 용산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76년 금성사 전기설계실 입사해 40년만인 2016년 LG전자 대표이사사장에 올랐고, 2017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해 2019년까지 일해 성공신화를 쓰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전자 업종의 경우 실력으로 입증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직업이어서 각 분야에서 성공적인 실적을 올리면 출신 학교와는 상관 없이 승진시켜 온 전통이 있다"며 "이런 실력 중심의 인사가 한국 전자산업을 글로벌 톱으로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다"라고 말했다.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hunt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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